딜라일라는 방 한구석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P418
스탠드 램프의 동그란 갓을 사람 머리로, 길고 좁은 몸체를 사람 몸으로 착각했다. - P419
하지만 나는 침대에 누워 밤에 돌봐줄 엄마를 잃은 어린 그레이스 티보를 생각했다. - P420
이제 한계였다. 이렇게 큰 비밀을 안고 계속 살 수는 없다. - P421
"그 아이가 널 괴롭힌다는 걸 엄마가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레오, 그럼 엄마가 도와줬을 텐데." - P422
내 무릎을 베게 하고 한동안 딜라일라 옆을 지켰다. - P423
이제 정상적인 삶이란 게 가능하기나 할까? 나는 결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없었다. - P425
그 아이는 얼마 전에 엄마를 잃었어요. 아빠까지 잃게 만들 순 없어요. - P426
내 바로 뒤에서 망치를 들고 서 있는 비아를 본 아이의 목소리가 떨렸다. - P432
끔찍한 곳에 갇혀 11년을 버텼고, 손수 도구를 만들어 남자를 찌르고 그곳에서 도망쳐나왔다는 것을 잊었다. - P433
진짜 이름은 칼리버드이고 열여섯 살이다. - P435
내가 어디에 있는지, 왜 이곳에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 P436
내 차 뒷좌석에 누워있는 거였다. - P437
입에서 나간 첫 마디는 "아이는 어디 있어요?" 였다. - P438
"내게 이럴 순 없어요, 비아. 당신이 내게 이럴 수는 없어요." - P439
"시키는 대로만 하면 누구도 다치지 않을거예요." 비아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 P440
"딜라일라가 무사하길 바라지 않아요?" - P441
"내가 하는 말 받아 적어요." 그녀가 지시했다. "딜라일라는 안전해. 그 아이는 괜찮아. 이렇게 적어요." - P442
"자살처럼 보여야 하거든요." 비아가 말했다. - P443
이게 비아의 계획이었다. 내가 손목을 그은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내가 절망에 빠진 것처럼 꾸미는 것.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여자로 만드는 것. - P444
"정말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우린 친구잖아요." - P445
11년이나 지났어도 악몽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 P447
그 순간 조시와 레오의 집에서 지난 일주일간 지냈던 아이는 딜라일라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 P448
경찰 한 명이 물었다. "차고도 한번 봐도 될까요?" - P449
그래도, 나라면 문을 열어 경찰에게 아무도 없다는 것을 직접 확인시켜줬을 것 같다. - P450
"비아, 제발 경찰이 들어가서 확인할수 있게 문 좀 열어줘요." - P451
비아는 안 보이고 비아의 옷이 있던 서랍들이 텅 빈 채 바닥에 뒹굴었다. - P452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것이 아주 무모하고도 경솔한 짓이고, 내가 난처해졌다는 건 알 수 있었다. - P453
비아는 지금 무엇에서 도망치고 있는 걸까? - P454
솔직히 말해 피해망상에 빠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너무 과한 대처였다. - P455
문이 열린 후 공포에 질린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울렸다. 여자아이의 비명이었다. 조시와 레오가 찾고 있는 아이. - P457
저 아이는 메러디스를 꼭 빼닮았다. - P457
수치심, 두려움, 배신감, 고통에 휩싸였다. - P458
"내가 거기 있었어. 그 여자가 엄마를 죽일 때 거기 나도 있었어." - P459
딜라일라가 본 것은 비아가 매러디스를 해치는 모습이었다. - P460
내가 사랑했던 비아와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여자가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평생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다. - P461
비아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다. 아이를 죽이거나 숨기는 것. 그나마 나은 선택을 한 것이다. - P462
"다른 선택이 없었어. 딜라일라를 풀어주면 다 말할 테니까." - P463
상처에는 시간이 약이라고 한다. 조시와 딜라일라, 레오가 그 증거였다. - P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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