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가 있었다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예진 옮김 / 검은숲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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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가 있었다

엘러리 퀸 지음

검은숲

한 때는 번득였던 기억력이 이제는 가물가물해서 읽었던 책을 구별 못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비루하지만, 북플이나 인터넷 서점 리뷰를 뒤적거리며 남아있는 기억의 흔적을 찾아보려 애써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낡은 종이를 연상시키는 검은숲의 시리즈로 다른 출판사의 추리소설보다 내가 선호하는 시리즈 물이다. 이제 엘러리 퀸의 작품도 거의 찾아 읽은 모양이다.

이 책, 『노파가 있었다』는 마더 구스 동요를 소재로 한, 마치 한 편의 환상적인 동화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1929년 로마 극장 관객석의 느닷없는 시체와 함께 탄생한 엘러리는 '3기'라 불리는 라이츠빌로 돌아왔고 더욱 진중하고 차분해진 성격으로 『재앙의 거리』에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바로 다음 해 두 작가는 그동안의 행보와 완전히 다른 작품을 내놓는데 현실 사회와의 관련도, 등장인물의 현실성도, 인물들 간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드라마도 없이 오직 '옛 방식'만으로 승부를 건 『노파가 있었다』였다.

광기와 무논리로 가득한 뒤죽박죽 토끼 굴 같은 무대에서 사소한 단서로 이성적인 범죄자의 두뇌를 발견하고 사건을 극적으로 해결해내는 엘러리 퀸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설명하기를 초기 국명 시리즈의 또박또박한 연역추리를 그리워하고 있는 일부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거라고 전한다.

이야기를 살펴보면, 구두 사업으로 눈부시게 성장한 포츠 가문의 명예훼손 재판에 우연히 참관한 엘러리는 부유하지만 불행한 포츠가의 저녁 식사에 초대받게 된다. 마더 구스 동요의 '신발 속에 사는 노파'로 지칭되는 기괴한 노파 코닐리아 포츠와 그녀의 자녀들 여섯 남매 사이에는 견뎌내기 조차 힘든 냉기와 온기, 다정함과 쓸쓸함이 한데 뒤섞여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는 기묘한 상황이 펼쳐진다. 식사 자리에서 일어난 형제의 가벼운 말다툼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싸움이 되고 다음 날 살인으로 이어지며 연이은 죽음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건의 실마리를 쫓을수록 마더 구스 동요의 노랫말과 정황이 맞아 떨어지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한다.

2022.4.4.(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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