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ㅡ도코가 하루시게에게」 - P125

하루시게 닝께 - P127

비록 까마득한 담벼락에 둘러싸여 있지는 않았지만 저 역시 오늘날까지 엷은 빛줄기 하나 비치지 않는 마음의 감옥에서 살아왔습니다. - P128

남편 요헤이가 세상을 떠난 것 - P128

사고 전부터 니레 법무세무사무소를 둘러싼 상황은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 P129

베테랑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던 아버님과 성실한 업무 처리로 평판이 높았던 하루시게 형부. - P129

시간이 지나 어머님과 지카코 새언니, 그리고 오랫동안 저택 집안일을 도맡아 온 스미에 씨가 차례차례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저 혼자 남았습니다. - P131

당사자의 결연한 의지. - P132

편지글에서 단언하신 그 한마디를 제가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는지 하루시게 님은 상상도 못 할 것입니다. - P133

제 아버지는 딸자식들을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화투패 정도로 생각하는 분이었습니다. - P134

사와코 언니의 첫 번째 결혼 상대는 아버지의 정치 동료인 시의회 의원이었습니다. - P135

돌계집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를 낮잡아 이르던 옛말. - P135

실상은 오히려 그 반대로 언니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자 비로소 안심하고 당신을 데릴사위로 들인 거라고 말씀드리면 지나친 억측이라며 저를 비난하시려나요. - P137

당신을 손에 넣고자 언니를 이용한 아버지는 그 대신 결혼 적령기를 맞이한 저를 요헤이에게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 P138

그러나 사람 인생은 역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 P139

그 모든 게 저를 지킬 의도였다는 것. - P140

그래도 제가 지금껏 버틴 것은 언젠가 하루시게 님을 다시 만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 P141

둘 사이의 거리가 조금은 더 줄어들었다는 기쁨, 그리고 당신을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간 가혹한 현실을 향한 분노. - P143

효도 씨가 의심스럽다. 그렇게 생각하실 정도로 그분이 평소에 빈틈없고 약삭빠른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 P144

그런 아버지의 속셈을 머리 좋은 효도 씨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 없습니다. 아무리 충성심이 강한 보좌관이어도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겠죠. - P145

그러다가 몇 년 후 결국 이혼한 것, 그리고 이혼 후에도 계속 니레 성을 버리지 않고 쓰는 것 또한 전부 계획된 행동 아니었을까 의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 P146

지카코 언니가 머지않아 아버지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 제 눈에는 뻔히 보였습니다. - P147

효도 씨라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효도 씨 말고 누가 그런 대담한 트릭을 실행할 수 있을까. - P149

그날 효도 씨에게 하루시게 님의 재킷 주머니에 은박지 조각을 넣을 기회는 없었습니다. - P150

하루시게 님께 누명을 씌울 뚜렷한 동기가 있고, 재킷 주머니에 손을 댈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독이 든 커피 잔과 독 초콜릿까지 손쉽게 준비할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 P151

만약 사와코 언니가 그 사건을 계획한 진범이라면. - P154

당하기 전에 갚아 준다. 나를 배신한 괘씸한 인간은 철저히 응징한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라면 이 한목숨 아깝지 않다. 언니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 P155

자신을 버린 전남편에게 보란 듯이 갚아 줄 수 있게 된 기쁨과, 자신처럼 좌절 경험이 없는 동생을 향한 경쟁의식. - P157

여자를 그저 애 낳는 도구로 보던 아버지의 그 말은 언니에게는 사실상 2군 강등 통보였습니다. - P159

죽음을 무릅쓴 사람보다 강한 존재는 없습니다. - P160

자기희생 복수극 - P161

물론 믿기는 어려워도 세상 사람들은 ‘어쩌면 그럴 수도 있지않을까‘ 하고 납득할지도 모릅니다. - P163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저를 괴롭힌 것은 이 세상에 없는 당신의 아내를 향한 질투심이었습니다. - P164

「서신ㅡ하루시게가 도코에게」 - P167

도코 님께 - P169

편지를 읽기 전까지만 해도 솔직히 저의 행동이 당신을 그토록 괴롭게 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 P170

지금 저는 가석방 보호 관찰 기간을 보내고 있어서 자유로우면서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 혼자의 판단으로 모든 걸 결정할 수 없습니다. - P172

지극히 평범하던 우라시마 다로에게 현세란 그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현실 세계이고, 공주와 꿈결 같은 시간을 보낸 용궁성이 이세계처럼 보이지만 정말 그럴까요. - P174

질문을 던진 상대가 피하지 않고 기탄없는 의견까지 덧붙여 주는 것. - P176

효도 범인설에 대한 도코 님의 견해와 조언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 P176

타살로 연출한 자살, 과연 간과할 만한 맹점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P179

당시 제 바지와 재킷 주머니에는 손수건이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 P181

따라서 제가 내린 결론은 사와코는 오롯한 피해자라는 겁니다. 제가 그런 그녀를 감쌀 이유가 없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 P182

제가 진범인 아내를 감싸려고 자수한 것이다. 도코님의 그 지적이 완전한 오해라는 것은 이로써 납득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 P183

그렇게 말씀하시는 도코 님은 어떤가요. 당신도 요헤이 씨의 아내로서 남편을 두둔하지 않았다고 확언할 수있으신가요. - P184

그 사건의 범인이 효도가 아니고 사와코도 아니라면당연히 다른 가능성을 찾아야 합니다. - P184

겉으로는 남편을 깔보는 척하면서 실은 요헤이 씨를 철저히 감쌌다는 것입니다. - P186

당신은 남편이 사건의 범인인 걸 알면서도 조개처럼 입을 꾹 다무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 P187

사건의 범인이 어쩌면 요헤이 씨 아닐까. - P189

단독범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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