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 P265

난장판이 된 거실 한 가운데 매달린 시체가 괘종시계의 초침 소리에 맞춰 공중을 돌고 있었다. - P264

얼굴 한쪽에 피를 뒤집어쓴 채, 두 눈을 감고 공중에 떠있는 시체의 아래쪽에 또 다른 시체의 발이 놓여 있었다. - P264

주관식은 임수련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 P265

교복 색깔이 바뀌는 초여름은 잠재되어 있던 갈등이 표출되는 시기다. - P266

꼭 의대에 가지 않더라도 자기를 실현하고 타인을 돕는 직업은 많으니까 - P267

1학년 때부터 저렇게 열정적으로 진로를 준비하는 학생은 거의 없잖아요. - P268

책상 위에 놓인 거울에 시퍼렇게 멍든 등이 흉물스럽게 비쳤다. - P269

자신에게 실망한 나머지 시험을 포기할까? 아니면 열심히 커닝페이퍼를 만들어 토시 안에… 숨길까? - P271

법률사무소의 경리 일을 시작했다. 그 즈음부터 폭행이 시작되었다. - P272

하지은은 첫눈에 수련이 무방비상태임을 알아보았다. - P274

수련을 상담실에 연결해 준 게 잘한 일일까? - P275

하지은에게서 느껴지는 명랑함과 강인함의 배경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 P276

자해한 상처 - P278

습관성 자해 학생은 오히려 타인에게 자신의 상처를 보여 주며 관심을 유발하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 P279

이 상처를 타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다른 누군가가 내 토시 안에 있는 상처에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는 마음. - P281

가해자가 피해자의 부모이다 보니 피해자인 학생이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 P282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 P284

주관식도 아빠미소를 띠며 강지숙과 눈을 맞추었다. 하지은은 속이 탔다. - P285

"그럼 수련이 양쪽 손목 안쪽에 나 있는 칼자국에 대해서도 모르시겠군요." - P287

"검사 결과에도 나와 있지만 성적에 대한 수련이의 심리적 압박감은 다른 친구들보다 많이 심각합니다. 이미 우울증 초기 증세가 나타나고 있고요." - P288

학대당하고 있는 겁니다, 라는 말이 하지은의 입에서 나올뻔했다. - P289

"죄송하지만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P291

자신의 가방 속에 들어 있는 『슬픈 열대』에 어울리는 브랜드들. - P293

스톡홀름 증후군. - P295

콜라는 원래 존 팸버튼이라는 미국인 약사가 소화제로 개발한 음료예요. - P296

단순명료함과 상상력의 조화가 지닌 미학에 취해 수학과나 물리학과로 진학할까도 생각했다. - P297

딸을 확실히 지배하고 있다는 자신감일까? 백화점에서 본 장면이 떠올랐다. - P298

누런 멍 자국 위에 다시 생긴 시커먼 멍들, 손으로 맞아서는 결코 생길 수 없는 상처. - P300

가정 내 폭행 - P301

자신의 학대를 정당한 훈육이나 체벌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거예요. - P302

"기쁨과 기쁨이 부딪혀 갈등을 일으키면 어떻게 하나요?" - P303

슬픔을 주는 인간과 과감히 결별하고 기쁨을 키워라. - P304

철학자의 말, 자신의 기쁨에 충실하라. - P305

우울감 때문에 긋기 시작했던 손목이지만 이제는 긋지 않으면 우울감이 쌓인다. - P306

여유 있는 미소로 자퇴 서류를 내밀던 지숙의 얼굴을 쳐다보며 관식은 굴욕감과 경멸감을 동시에느꼈다. - P308

"실패였어요. 엄마에게 폭행을 당하며 공부하는 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받아들여야 할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단계로 확실히 들어섰어요." - P309

어머니와 일체화되어 있다면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어머니의 학대를 부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P310

이혼하고 다른 가정을 이루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련이 아버지는 이 상황을 알아야 할 이유가 분명합니다. 개입할 이유도 확실하고요. - P311

수련이 아버지의 무응답보다도 하지은의 마지막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며 관식을 불편하게 했다. - P312

얼굴 한쪽에 피를 뒤집어쓴 채, 공중에 떠 있는 지숙의 아래쪽에 수련의 발이 놓여 있었다. - P314

그러니까 그날 현장을 목격하고 신고하셨던 두 분과 피해자 이외에 다른 사람의 흔적은 전혀 없는 거죠. - P315

일방적 자퇴 강요라는 강수에 그동안 누적된 분노가 폭발해서 어머니에게 저항. - P317

"교살당한 피해자는 보통 손톱 아래쪽에 저항흔을 남기는 법인데 기록을 보면 임수련의 손톱에는 저항흔이 없어요." - P318

폭력에 중독된 어머니의 자녀 살해와 뒤이은 자살이 비극이기는 하나 논리적으로는 차라리 정합적이다. - P320

귀에 들어온 순간부터 떠나지 않는 그 말,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시작된 퍼즐. - P321

"나한데 부모에게 학대당하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는 거 같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나갔거든." - P323

수련이가 유도의 조르기 형태로 사망했다는 경찰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하 선생님이었습니다. - P325

그런데 한 번 든 의심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더군요. 제 머릿속을 계속 돌아다니는 무엇이 있었어요. 그게 뭔지 마침내 알게 되니까 사건이 전혀 다르게 보이더군요. - P326

저 여자는 죽었다. 죽어 마땅하다. 과거를 함부로 입에 올려 날 모욕했기 때문이다.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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