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지르기」 - P133

그나저나 윤희는 왜 안 보이는 걸까? - P134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은 뇌세포 속에서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해인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 P135

주해인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서윤희의 눈빛과 말투 속에는 저항하기 힘든, 아니 저항하고 싶지 않은 포근한 그 무엇이 있었다. - P135

윤희와의 만남은 이렇듯 시시한 일상 속에서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해인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 P136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폭력적인 남편을 떠나 돈 많은 다른 남자 품에 안긴 어머니, 여자를 갈아치우며 넓은 집 구석구석에서 거의 매일 밤 파티를 벌이는 아버지. - P136

망설임 없이 골프채로 딸의 허리를 내지를 수 있는 사람이다. - P137

호들갑스러운 안부 인사와 학교생활에 대한 과도한 질문은 해인을 만나지 않으려는 의도를 너무 쉽게 내비치고 있었다. - P138

태어날 때부터 해인은 잉여인간이었다. - P139

너털웃음을 지으며 윤희를 쳐다보는 서민수의 눈에는 딸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함이 녹아 있었다. - P140

깊은 슬픔을 안고 있으면서도 그 슬픔에 매몰되거나 원망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는 눈빛. - P141

극도의 슬픔 속에서 윤희의 머리에 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 P142

범행 이유는 교사 내의 위생 때문으로 알려졌다. - P143

고양이 사건의 해결은 해인과 윤희의 팀워크의 결과물이었다. - P143

해인의 단발과 윤희의 긴 생머리가 노을빛을 새빨갛게 반사하고 있었다. - P144

윤희는 집에서 어머니를 돌보면서도 매주 일요일에 4시간씩 독거노인 돌보미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 P145

해인은 살아 있다는 말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했다. - P146

그런 건 윤희 없는 이틀과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P147

윤희의 봉사활동을 대신 해 줄 생각을 못 했다는 자책감이 한순간에 윤희의 역할을 한다는 기대감으로 전환되면서 해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 P148

벽지 바르기는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 P149

왜 성당에서 만나자고 했을까? - P150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 아랫부분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 P151

문틈으로 들어온 한 줄기 빛에 드러난 윤희의 미소 속에서 주변의 어둠이 오히려 확연히 드러났다. - P152

해인이 도로 한가운데서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귀를 찢는 소음과 함께 윤희가 건너편으로 튕겨 나갔다. - P153

왜 삶은 이토록잔인하고 불합리한 것인가. 왜… 나는… 살아 있는 것인가? - P154

윤희의 죽음을 사실로 확정하는 절차에 참여할 수 없었다. - P154

해인은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 P155

윤희의 죽음이 준 고통 속에서 잊고 있었던 의문이 잠잠해진 의식의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 P156

윤희는 죽음을 통해 해인의 삶 속으로 온전히 들어왔다. - P157

성범죄야말로 모든 범죄 중에서 대표적인 거니까요. - P158

얼굴을 찌푸리고 기사를 내리던 해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남자가 있었다. - P159

윤희는 해인에게 말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말하지 ‘못한‘ 것이다. - P160

이상의 추론이 사실이라면 서민수는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 - P161

그래. 우선 사실 확인부터 하는 게 순서지, 판단은 그 다음이다. - P162

저 책들 속,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메시지, 아버지의 범죄를고발하는, 아니 암시하는 낙서라도 발견한다면 - P163

증거를 찾으러 갔다가 용의자와 같이 울고 오다니. 완벽한 실패였다. - P165

기정 얼굴의 붉은 색깔이 급속도로 사라져 갔다. - P166

확인해 봐야겠지만 기정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가 범인일 가능성은 없다. 두 번째 용의자도 실패다. - P167

주찬욱 - P169

급성 심장마비로 인한 사고사 - P170

침대 틀과 유사한 색깔이라서 더욱 눈에 띄지 않고 묻혀 있었던 것. 그것은 머리카락이었다. 길고 새빨간 머리카락. - P171

그날 이후 윤희는 해인의 집에 오지 않았다. - P172

모두 서재에서 찍은 사진들이었다. 기념품이었다. 아니 수집품이라고 해야 할까. - P173

윤희는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꿔 해인의 아버지를, 아니 성폭행범을 용서하려 했던 것이다. - P173

"재산은 어머니가 마음대로 손 못 대게 하는 절차가 있어." - P174

윤희의 삶, 그것은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고 필연으로 끌어안는 기꺼운 여정이었다. - P176

어설픈 고백 따윈 하지 않으리라. - P176

뺨을 스치는 바람의 시원함만큼이나 배가 고팠다. - P176

"보랏빛 하늘을 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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