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아름답고 행복한 날, 건물 입구에서 운 좋게도 바로 택시를 잡았다. 완벽한 날이다. - P267
동네를 벗어나려는 찰나 노점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305호가 보였다. 잔뜩 승리감에 취해 이 동네와의 마지막 감정을 정리하고 싶었다. - P267
겉으로는 세 보이고 당당해 보이지만 마음은 물렁해서 상하기 쉽다. - P268
평소와 달리 택시기사의 재미없는 질문에도 전부 대꾸해줄만큼 상쾌한 기분이었다. - P269
302호 우편함을 뒤적이고 있었어요. - P271
또렷하던 글씨가 녹아내려서 고개를 창가로 돌리니 도시의모습도 녹아내린다. - P271
돈에는 이름도 안 쓰여 있잖아. 주인도 없는 돈, 주인 만들어주겠다는 것뿐이야. 아니지, 내 걸 도로 찾아가는 거야. - P272
어차피 너 경찰서에도 못 가잖아. 잠깐 자고 일어나면 돼. 아버지, 그냥 여성 노숙자 쉼터에 내려다주죠? - P273
옅은 의식이 분노로 가득 차자 화염이 일었다. - P274
툭, 모든 연결은 끊기고 나는 꺼졌다. - P274
제 3의 눈, 내 절망을 가리기 위한 눈은 오히려 내 브랜드가 됐다. - P277
오늘은 브랜드 아래에 슬로건을 추가했다. ‘More than meets the eye.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 P277
서로 무관심하게 떨어져 살지만 결국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운명공동체일 것이다. - P278
처음 터널의 입구는 넓었다. 터널의 끝에는 달콤한 성공이 날기다리고 있었다. - P279
306호 아주머니와 함께 있던 남자의 자동차번호예요. 택시였어요. - P280
너무 걱정돼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요. - P280
저 물고기들은 304호를 찌를 흉기였다가 각성제였다가 금세정성스런 선물로 변했다. - P281
자연의 법칙은 강한 자가 살아남지만, 문명의 법칙은 깨닫는 자가 강하다고 - P281
내 죄책감과 양심이 저 물고기 인형들처럼 예쁠 순 없지만 마음을 다잡으려면 평생을 간직해야 한다. - P282
작은 물고기 파편들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바닥에는 놀라운광경이 펼쳐졌다. - P283
304호 어머니와 잠깐 연락이 됐지만 알리바이가 밝혀지자마자 연락을 끊더군요. 아마도 장애를 가진 딸이 숨기고 싶은 존재였나 봅니다. - P284
304호 어머니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아니, 내다 버렸다. 숨긴 자식도 바닥에 반짝이는 물건들의 소유권도 전부 다. - P284
나는 주저앉아 엉엉 울고 말았다. - P285
똑, 똑, 똑, 똑, 첫 방문일 때는 노크 네 번이 적당하다. 두 번은 친근한 사이일 때, 세 번은 안면이 있을 때.
유령처럼 조용히 사는 여성들이 모인 원룸 건물.
실패라는 무거운 공포가 깔린 이곳에는 원칙이 있다.
서로의 사생활을 알지만 절대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룰.
닿을 듯 닿지 않고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합의.
스스로를 지키는 것 외에 타인의 영역에 무관심해야 하는 생존 법칙.
생존이라는 명분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그런 사람들이……..
"벼랑 끝에 몰리면 사람이 짐승이 되기도 하니까요."
궁지에 몰린 여섯 명의 여자들, 그리고 한 남자의 죽음
마지막 순간까지 독자들을 몰아붙이는 놀라운 필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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