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혀는 305호의 목에 있는 타투가 아니라 306호의 입안에 있었지요. 저는 그 혀를 잘라버리고 싶었습니다. - P90
1년 후, 완전히 회복되어 있을 나에게. 지금은 고통에 겨워 도망치듯 여행 왔지만 1년 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거야. 더 멋지고 당당한 나를 위해서만 살자. 그 누구도 아닌 날 위해서만. - P93
그 힘든 상황을 누군가에게 들키면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잖아요. - P93
예거마이스터와 우유를 섞어 마시거나 뜨거운 커피에 우유를섞어 마시곤 했어요. - P96
시간이 지나면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인생에 잠깐 지나치는남자로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 P97
차도 사람도 놀라서 급히 방향을 꺾게 만드는 바닥에 짓눌려 있는 고양이었어요. - P101
그날 폐기물을 불법투기했다는 혐의로 족히 일주일은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벌금으로 내야만 했어요. 이게 이 동네의 첫 인상이에요. - P102
타투는 그냥 개성이라고 해두는 게 좋겠는데요. - P103
남들과 다르다고 혐오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상처가 돼요. - P104
피 묻은 남자가 제 집에서 도망친 일이요? 306호 아주머니가 말하던가요? 그건 이 일과 상관없는데요. 묵비권 행사할게요. - P105
3층만 보자면 301호는 항상 그 시간에 자고, 302호는 집에 있고, 303호는 출근하고, 304호는 집에 있고, 305호는 밖에서 장사하니까 안 보이지. - P107
[ 302호 참고인 진술 녹취 ] - P108
3층 사람들은 다 마주쳐서 얼굴은 아는데 303호는 마주친 적이 없어요. - P108
저도 예전에 거친 발자국 남자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거든요. 헤어지고 싶어도 절대 헤어질 수 없는 남자가 있잖아요. - P109
304호는 극도의 대인기피증도 있는 거 같았어요. - P109
가끔 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가는 거 같긴 했어요. 복도에 낯선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나서 304호의 문이 끼이이익 쾅 하고 닫히는 일이 종종 있었으니까요. - P110
[ 303호 참고인 진술 녹취 ] - P111
마음을 열기 전에는 대화가 원활하지 않지만 한 번 마음을 열고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초등 고학년 정도의 아이와 대화하는 것처럼 막힘이 없어요. - P112
요즘 세상에 모른 척하고 시설에 맡겨버리는 부모들도 많은데 그 정도의 책임감을 가진 엄마라면 대단하다고 봐요. - P113
남자가 갑자기 변하면서 헤어지고 싶긴 했지만 갑자기 이렇게 되는 건, 어쩌면 제가 가장 무섭고 당황스러운 거예요. - P113
더 이상 주변에 태울 것이 없어 끝내 자기 자신을 태워 하얀 재가 되도록 기다렸어요. - P114
[ 304호 참고인 진술 녹취 ] - P115
[ 303호 참고인 진술 녹취 ] - P116
헤어지지 못해서 남자의 욕구를 받아주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 P118
근데 304호에게는 어떤 말도 할 수 있었어요. 인정하기 싫지만 저도 조금은 의지했던 거 같아요. - P119
사업이 실패하면서부터 남자의 몸도 마음도 급격히 망가지기 시작했어요. - P119
스스로 자멸하는 건, 저의 죄책감과는 무관한 일이잖아요. - P120
전 스스로를 지켜야 했고 그에 충실했어요. 남자가 쓰러진 건 제 탓이 아니에요. - P120
[ 302호 참고인 진술 녹취 ] - P121
발자국 소리가 조용한 남자는 섹스 소리부터 달랐어요. - P122
[ 306호 참고인 진술 녹취 ] - P123
청소하다가 2층과 3층 계단 사이에 웬 남자가 엎어져 있는 걸보자마자 놀라서 신고했다니까. - P123
이 동네 무서워서 빨리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 P124
담당 수사관 입회하에 진술 조서를 작성하였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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