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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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이봄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게는 별로였다. 작가도 낯설고, 두꺼운 분량 탓에 거의 2주를 잡고 있었던 듯 싶은데, 전개 방식이 나하고는 잘 맞지 않는 듯 싶었다. 다 읽고도 보름 정도를 아무런 후속조치 없이 방치해 두고 있었다. 아마도 모티브로 삼은 꽃뱀 살인사건은 나쁘지 않았으나, 용의자가 저지른 살인이 맞는지 그게 궁금했고, 살인방법이 더 알고 싶었던 모양이다.

2009년 도쿄 인근의 한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연속 의문사 사건으로 일본이 발칵 뒤집힌다. 이른바 ‘꽃뱀 살인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의 용의자는 기지마 가나에라는 30대 여성으로 주거불명에 무직이었다.사람들이 경악한 것은 연쇄살인이라는 흉악범죄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100킬로그램이 넘는 용의자의 사진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꽃뱀’의 이미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기지마 가나에는 사형선고를 받고 현재 도쿄 구치소에 수감중이다. 옥중 생활 중에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결혼을 하는 등 화제를 만들어냈다. 작가 유즈키 아사코는 꽃뱀 살인 사건 그 자체보다는 기지마 가나에가 요리 블로그를 운영했고, 특별한 요리교실에 다녔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또 다른 측면을 그리고 싶었기에 이 소설 『버터』를 새롭게 탄생시킨 듯 하다.

소설의 주인공인 주간지 기자 마치다 리카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꽃뱀 살인사건의 용의자 가지이 마나코의 독점 인터뷰를 준비중이다. 마치다 리카는 세간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꽃뱀 수법’이 아니라, 그 사건에 떠도는 여성혐오를 다루고자 싶어한다. 73세의 모토마쓰 다다노부, 68세의 니미 히사노리, 42세의 야마무라 도키오가 죽음에 이른 남성들이다.

하지만 구치소에 수감중인 가지이 마나코는 취재를 거부하는 데다가 특히 여성 기자에게는 냉담하게 반응을 해서 인터뷰를 딴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기자인 리카는 사실 이 사건에 깔린 사회적 배경도 배경이지만 가지이 마사코에게서 어떤 압도적인 느낌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여자는 날씬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뚱뚱한 여자에게는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뚱뚱한 몸으로 살아가려면 일단은 사회의 부당한 편견과 맞설 상당한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가지이 마사코는 몸매에 대해서 당당한 것 같다. 타인의 시선에 압사당하는 현대인들과 달리, 그녀는 타인을 압도하고 있었다.

일단은 이 소설을 통해서 특별한 요리를 만나게 된다.

2021.12.2.(목)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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