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데 해가 진 직후에 여기 앉아 있는 게 좋아요." - P291

"내가 내일 에릭이랑 잠깐 얘기를 해볼게. 그리고저녁에 짐을 옮길 거야." 내가 말했다. - P295

에릭 네렐은 시외에 살았다. 나는 섀넌에게 우리가 말하는 ‘시외‘란 부달 호숫가를 의미한다고 이미 설명해주었다. - P296

"네가 섀넌에게 보낸 사진 말인데, 효과가 별로 좋지 않아." - P298

"올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후켄에 사람들을 내려보낼 거야, 그렇지?" - P299

"쿠르트 올센이 얼마 전 시내의 휴대전화 회사와 접촉해서, 자기 아버지가 사라진 날의 그 기록을 확보했대." - P300

"우리가 후켄에 다시 내려가야지. 쿠르트보다 먼저." - P302

나는 털썩 무릎으로 주저앉아 휴대전화를 손에 쥐었다. - P306

우리가 막 진흙밭에 들어서는 순간, 올센의 랜드로버가 예이데스빙엔에서 커브를 돌아오는 것이 언뜻 보였다. 볼보 뒤편 풀 속에 아나콘다처럼 꼬여 있는 밧줄이나 우리 모습을 그가 보지 못했어야 하는데. - P308

"형은 자살을 위장하다가 하마터면 익사할 뻔했어. 순전히 나를 구해주기 위해서. 형은 안 지쳐?" - P310

"쓸데없는 죄책감이 때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314

"프리츠 강력 세제? 쓰지. 하지만 지금은 그때만큼 고농축으로 만드는 게 법으로 금지돼 있어. EU의 규칙이야. 가자." - P317

신임 의장 보스 길베르트가 은행장, 빌룸센과 함께 거기에 서 있었다. - P319

그 근처에 있는 것들을 아무것도 손대지 마. 기공식 얘기가 들리던데, 그것도 연기해야 할 거야. - P321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이 몇 가지 있었다. - P323

나는 지붕기술자 모에처럼 나 자신의 욕망을 상대로 가망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 P324

이어진 침묵 속에서 내 말이 여운을 남기며 사라졌다. 그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 한 말이었다. 진실처럼 들리는지 들어보려고 소리내서 한 말이었다. 진실처럼 들렸다. 당연히. - P329

"길베르트한테 전화가 왔는데, 첫 삽을 뜨는 역할을 해줄 수 없대.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자세한 말은 안 하는데 틀림없이 쿠르트 올센 때문일 거야. 망할 자식!"
- P333

"하지만 그물을 너무 오래 펼쳐놓으면 잡힌 물고기들이 다른 녀석들한테 잡아먹힌다며." - P334

"오늘 아침에 프레드릭센이 이상한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았대. 우리 아버지의 휴대전화." - P335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내가 반박하기를 원할 것이다. - P336

"변태라는 말이 동성애자를 뜻하는 거라면, 이성애자 중에도 여자처럼 보이는 남자들이 있습니다." 스탠리가 말했다. - P340

하지만 섀넌은 굴하지 않았다. "아니면 1930년대와 1940년대의 독일인들이 철저한 비도덕에 물든 세대라고 생각하세요? 당시의 노르웨이인들은 운 좋게 그렇지 않았고요?" - P342

"왜 이래, 로위, 칼과 저 남쪽 여자가 서로 안 어울린다는 건 우리 둘 다 알잖아. 우린 순전히 두 사람을 위해서 이러는 거야, 저 여자가 사실을 스스로 알아가면서 천천히 고통받지 않게 해주는거지. 불쌍한 여자잖아." - P344

"아무하고나 자고 다닌다는 말? 대개 그렇잖아. 어렸을 때 성적으로 학대당한 사람들은." - P345

칼한테 너를 학대한 사람은 형이 아니고 아버지인데 왜 형이 자책하느냐고 물었지. 칼은 네가 형이라서 그러는 것 같대, 동생을 돌보는 게 형의 책임이라고생각한다고. - P346

오프가르의 집에서 벌어진 일에서 중요한 것은 아버지가 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 피해자의 형이 그 일에 개입할 수 있었는데도 용기가 없어서 비겁하게 엎드렸다는 사실이었다. - P347

온 세상에 알리자. 그러고 나서 후일 생명이, 또는 죽음이 우리를 쓰러뜨리게 하라. - P349

내가 그때까지 만났거나 잠자리를 했던 여자들의 체취와는 완전히 다르면서도 동시에 몹시친숙했다. 마치 나 자신의 체취처럼. - P350

4부 - P353

사람들은 내가 아빠를 가장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말이 없고 꾸준한 점. 상냥하고 실용적인 점. - P354

내가 마침내 행동에 나선 것은 열일곱 살 때였다. 아빠와 나, 단둘이서 헛간에 있을 때였다. - P357

로위. 아버지를 막는 방법은 하나뿐이야. 입을 다물고 기회를 노려서 아버지를 죽여버리는 것, 알았어? - P358

나는 여전히 수치스러웠다. 아래에서 들려오는 소리로부터, 이층 침대가 삐걱거리며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그 집으로부터 도망쳐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 P360

그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는 포치로 가서 사냥용 나이프를 가져와 베개 밑에 두고 기다렸다. - P361

태아에게 위험한 방법과 산모에게 위험한 방법 중에 무엇을 택할 건지. 네 아빠는 나한테 위험한 방법을 선택했어, 로위. - P363

그도 죽고 싶어하고, 나도 그가 죽기를 바라는데, 그런데도 젠장, 나는 할 수 없었다. - P365

내가 헛간에 아빠를 두고 돌아선 그날로부터 몇 달 뒤, 빌룸센 부인이 정비소 앞에 차를 세우고 자신의 58년식 사브 소네트의 정비를 예약했다. - P366

"이걸 무슨 훔친 보물처럼 잡으라는 뜻은 아니었어, 로위. 내가 손을 내밀었으니, 짧은 순간이라도 이건 네 거야. 그러니까 이걸 사용하면서 친절하게 대해야지. 이 손을 다시 잡을 허락을 받을 수 있게 굴어봐." - P369

전에 없이 맹렬한 기운이 솟았는데, 이것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리타 빌룸센에게서 온 기운이었다. - P370

그러고 보니 옛날 자동차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빠의 1979년식 캐딜락 드빌도 마찬가지였다. - P373

작업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복잡했지만 삼십 분 뒤 나는 운전대 축을 고정하는 나사를 느슨하게 풀고, 브레이크 호스 두 개에 모두 구멍을 뚫고, 브레이크 오일을 양동이에 받았다. - P375

칼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노토덴에 가지 않을 길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칼이 알아차린 것 같았다. - P376

아빠가 알아차리고 받아들였으면, 거기에 엄마도 포함되어 있음을 받아들였으면. 그걸로 계산이 맞아떨어졌으면. 엄마는 아빠가 한 짓은 견딜 수 있지만, 아빠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 P377

30

장례식 때의 일은 드문드문 기억날 뿐이다. - P379

물론 나는 이 사고의 배후에 어떤 식으로든 내가 관련되어 있음을 칼이 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P381

칼은 초가을에 태어났고, 나는 여름 휴가철에 태어났다. - P383

네가 여자의 손을 지난번보다 잘 잡게 됐는지 한번 볼까? - P386

그러자 느낌이 왔다. 이제 공식적인 일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위 오프가르는 더 이상 동정이 아니었다. - P389

베르나르 삼촌은 내 열여덟 번째 생일 선물로 볼보 240을 주었다. -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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