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폭력 조직의 보스가 아니라 휴가중인 미남 테니스 스타 같은 모습이었다. - P127

형은 늘 내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지만 연애는 가르쳐준 적이 없다. - P131

"오토바이를 타면 눈물이 빨리 말라요."
아, 또 바보 같은 말이 나와버렸다. 멍청한 녀석. - P133

아차, 내 옆구리에 붙어 있는 죠스가 그대로 드러났다. 혹시라도 누나가 보면 놀랄지도 모른다. 나는 죠스를 바지 뒷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 P136

오늘 형이 짓는 담판의 결과에 따라 식구들의 운명이 뒤바뀐다.
형은 영감님을 만나러 갔다. 영감님은 더블린과 YY의 주인이자 또 다른 어마어마한 여러 가지의 주인이다. - P137

모든 사달은 영감님의 말하기 껄끄러운 과거사로 인해 시작됐다. - P138

하지만 무식한 깡패들은 세상 변한 줄 몰랐다. 요즘은 학교에서도 돈이 짱 먹는다. - P139

영감님은 돈으로 더 큰 폭력을 샀다. 인천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아온 신기동파는 나름의 질서와 연륜을 가진 집단이었다. - P140

이들에 비하면 화려했던 학창 시절의 연장선으로 세상을 생각하던 월드파는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나 다름없었다. - P140

첫 번째 파트너의 해체가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면, 두 번째 해체는 전략적 구조조정이었다. - P141

분수도 모르는 인간들에게 지쳐버린 영감님은 일을 일처럼실행하는 스마트한 파트너가 필요했다. 그들이 바로 우리다. - P141

결국 영감님은 형과 혁철을 가지고 놀려는 심산이었다. - P142

"양아치처럼 돈을 벌어와서 양아치를 좋아해. 아니, 좋아한다기보다는 혁철이 같은 놈들이 익숙한 거야. 동류니까.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할 수가 있거든." - P143

"이 거지 같은 곳에서 너 하나만은 나를 이해해야 해." - P145

"아스트로 피아졸라가 만든 곡이에요." - P146

음성이 너무 흐릿했다. 그 부분을 반복해서 들었지만 형이누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 P148

더블린으로 오르는 엘리베이터는 좁은 링이었다. 쉴 새 없이 손과 팔이, 쇠와 쇠가 부딪쳤다. - P152

마담이 카운터 바닥에 주저앉아 담배 종이에 만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었다. - P154

눈동자가 없는, 달걀 흰자 같은 여자의 하얀 눈이 나를 거꾸로 바라봤다. 영원 같은 시간이 흘렀다.
누나는 가슴을 드러낸 채 굳어 있었다. - P157

「3부」 - P159

실종 - P161

형이 누나를 죽였다는 소문을 믿지 않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남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건 무척 외로운 일이었다. - P161

가장 재수가 없는 사람은 혁철이었다. 경찰한테 제대로 찍혔고, 형한테 돈을 털렸다. - P161

형이 돈 가방을 챙기고 행방불명되리라곤 누구도 상상하지못했다. 그건 목숨을 거는 행위였다. - P162

형은 그길로 회계사를 찾아가 돈 가방을 받았다. 그후 형의 행적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163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조만간 내 속의 슬픔이 차올라 폭발하리라는 것을. - P163

"미래파 행동 대장 장민준, 너를 아냐고? 우릴 뭘로 보는 거야?" - P164

강남 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우선우 경장. - P165

순간 다 까먹었다. 마치 헬로키티를 좋아하는 귀여운 모범생에게 따귀를 맞은 기분이었다. - P166

그녀는 우리가 파악할 수 없는 부류였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사람. 정의나 도덕, 혹은 신념이라고 부르는 것을 위해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사람. - P169

개편 - P173

영감님에게 한 방은 확실히 먹였다. 더블린은 육 개월 영업정지를 당했다. 사실상 더블린의 사형선고였다. - P173

생각의 게으름뱅이들을 기다리는 건 굴욕이었다. - P174

너희들이 큰형님이라 부르던 백기 그 양아치 새끼가 너희를 싸구려 취급했기 때문이야. - P177

혁철은 합단식 전에 우리 식구들 중 몇몇을 시범 케이스‘로 삼아 처참하게 망가뜨려 반항의 싹을 잘라낼 게 분명했다. - P179

신길종
땅콩 - P179

" 아참, 이번 주 안에 바람이 등짝에 그림 좀 새겨줘라."
혁철이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 P180

"바람아.
내 밑에서 일하려면 세 가지를 명심해.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이야." - P181

ㅡ 대한민국에서 절대로 겸손하다는 말을 듣지 마. 그렇게 말하는 놈은 십중팔구 네 골수까지 빼먹으려 할 테니까. 너에게 겸손을 강요하는 놈이 네 적이야. - P181

형은 내가 함께 술을 마시지 않는 걸 늘 아쉬워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형과 건배를 하며 즐겁게 술을 마실걸. 나는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 P183

"제가 모자란 놈이지만 두 가지는 잘해요. 사람 찾는 거랑,
사람 때리는 거." - P186

"옛날 옛날에 더블린 5번 룸에서 여자가 죽었어. 경찰들은 5번 룸에 남자와 여자, 그렇게 두 명이 있었다고 알고 있지. 하지만 5번 룸에는 여자가 한 명 더 있었어." - P188

목격자 - P189

팀을 이끌려면 어떤 돌발 상황에도 살아남기 위한 스토리를 만드는 재주가 필요하다. 그게 이 세계에서 주먹보다 더 값진 능력이다. - P193

엄마는 좋은 학교의 기준은 매점 라면맛이라는 확고한 지론을 가지고 있었다. - P195

마담에게 겨우 알아낸 정보는, 그날 누나와 5번 룸에 함께 있었던 여자의 학교와 학과뿐이었다. - P195

나도 형을 좋아해서 안다. 초월적인 외모는 질투의 대상 밖이다. - P196

"더블린에서도 보고, 학교에서도 봤지."
종암 고등학교 1학년 3반. - P198

하긴, 우리 둘 다 칙칙한 교복을 입다가 너는 슈트를 입고, 나는 프라다를 입게 됐으니 긴가민가할 수도 있겠지. - P199

네 인생에서 학교생활은 끝났겠지만 수빈이의 학교생활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거든.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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