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생판 처음 보는 널 도와주리라고 생각하지?" - P274
"인천항 연안부두에 가면 ‘동일 냉동 창고‘라는 데가 있어. 거기서 최돈만 놈을 찾아, 홍콩에서 약을 밀수하는 놈인데 가끔 밀항을 돕기도 해." - P275
"그딴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요. 홍콩만 갈 수 있다면." 태경이 최후의 전투에 참전하듯 비장하게 대답했다. - P276
근데 이거 하나는 진짜 알아. 내 짝이 누군지. 난 널 찾으려고 온 세상을 뒤졌어. 그래서 만난 거야. 이렇게. - P278
"난 이제껏 한 번도 누구를 믿은 적 없어. 왜냐면 인간은 지밖에 모르는 괴물이니까. 그런데…… 난 오늘 처음으로 인간을 믿어보려고 해." - P279
아니나 다를까. 악귀 같은 양아버지가 핸들을 잡고 있었다. - P282
이제는 반백이 된 어머니가 수척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마치 시골 선술집으로 팔려가는 퇴기 같은 얼굴로. - P282
반면 양아버지는 어머니의 피를 빨아 생기를 채운 흡혈귀처럼 혈기왕성했다. - P282
오늘 니가 첨 밥값 하는 거야. 그러니까 잔말 말고 따라와. - P284
노점상은 다름 아닌 전설점의 ‘영봉 도사‘ 였다. - P286
그런데 어쩐 일인지 양아버지는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 P286
"니가 훔쳐간 다이아의 진짜 주인이지. 그리고 오늘 무대에서 만다란투 역을 맡게 될 배우이기도 하고." - P290
누리는 신나서 손짓 발짓까지 해가며 설명을 했다. 영봉 도사는 차분히 이야기를 경청했다. - P291
하지만 추적대를 이끄는 만다란투의 얼굴에는 회색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 P293
"당신 아이를 낳아주겠어요!" 올라가 소리쳤다. - P295
당신들을 이어갈 미래가 있나요? 내가 미래를 만들어 주겠어요. 당신아내가 돼서. - P295
얼음보다도 차가운 심장을 지녔지. 앞으로 열흘 안에 그가 널 사랑하게 만들어라. 그럼 너와 네 어미의 목숨을 살려주마. - P297
부치하난. 인간의 두개골로 만든 투구를 쓰고 척추뼈를 갈아 만든 창을 휘두르는 전장의 악귀. - P297
만다란투는 사랑을 이용할 생각이었지. 제아무리 천하무적 부치하난도 사랑에 빠지는 순간 치명적인 약점이 생긴다는 걸 간파한거야. - P298
올라는 부치하난에게 몸을 바짝 밀착시켰다. 그런데 바위 같은 줄 알았던 부치하난 역시 떨고 있었다. - P300
그의 얼굴은 끔찍할 정도로 깊은 흉터들이 전체를 가로 지르고 있었는데 마치 누더기를 기워 만든 헝겊 인형 같았다. - P301
올라는 부드럽게 부치하난을 안았다. 사지를 건너온 새끼를 맞이하는 어미 사자처럼. - P302
사랑이라는 감정에 백지와도 같았던 부치하난에게 올라는 첫 여인이자 유일한 여자였던 거야. - P303
어둠을 틈타 만다란투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부치하난이 아닌, 올라 앞에 말이야. - P303
"불쌍한 부치하난, 천하의 부치하난이 어리석은 감정에 빠지다니. 이제 인생의 가장 쓴맛을 보겠구나.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 P304
"부치하난을 얼레지 꽃밭으로 유인해라. 거기서 약속을 지켰는지 시험해보겠다." - P305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의 진심을 알게 됐어요. 당신과 함께 기억을 찾으면서 당신의 새로운 모습을 봤어요. 그래서…….…." - P307
"그렇게 부치하난은 여덟 개의 장을 맞고 숨을 거두지. 올라가 마지막 순간 죄책감을 못 이기고 달려 들었지만 부지하난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어. 결국 자신도 함께 숨을 거두게 돼." - P309
사랑은 어리석은 거야. 네 심장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영혼을 멍들게 해. 그 아이도 마찬가지야. 올라처럼 널 이용하는것뿐이야. - P309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면 네 목숨도 이용할 거야. 그러니더 이상 그 아이를 기다리지 말고 돌아가. 그리고 지금까지처럼 열심히 네 인생을 살아. - P309
"마지막 순간… 부치하난이 죽을 때…… 올라가 눈물을 흘렸어?" - P310
불은 창고 내부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 P311
"제3부두.…… 밀레니엄….… 천년호?" - P316
마치 사지에서 돌아온 어린 부치하난을 맞는 만다란투처럼기특함 반, 호기심 반. - P317
덥수룩한 머리에 자그마한 키의 소년은 자신의 정예 부하들 앞에서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있었다. - P319
저 멀리 전설 속 바람을 타고 날아와 누리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부치하난과 올라를 이어줬던 그 바람이. - P320
"부치하난이 올라를 위해 죽은 건 자기 심장을 줬기 때문이야. 한번 준 심장은 돌려받을 수 없거든." - P320
"사랑은 심장을 주는 거야. 그래서 그 사람이 죽느니 차라리 내가 죽는 게 덜 아픈 거야." - P320
"하나…." 심지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치 첫 번째 승리라도 쟁취한 듯. - P322
누리의 복부와 옆구리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 P325
네 번째 부하는 하문의 오른팔이었다. 부하는 어쩔 수 없이 칼을 빼 들었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 P324
"뭐하고 있어? 다 덤벼! 새끼들아! 죽여 버리라고!" 하문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 P326
태경이 주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 P327
서서히 내리던 눈은 이윽고 함박눈으로 변하더니 새하얀 담요가 되어 다시 이루어진 슬픈 전설의 사랑을 따뜻하게 덮어주었다. - P329
늘 영감을 주셨던 아버지를 기리며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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