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악기는 죄인이었다. 수많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생명을 앗아 간 살인마였다. - P61
아무도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 악기를 연주한 음악가들은 모두 며칠 안에 살이 썩어 죽는 병에 걸렸다. 그런데도 모두가 켜 보기를 원할 만큼 매혹적이었다. - P61
그는 한층 더 예리하고 차가워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나토제 바엘 드 모토베르토, 확인해 보시오." - P64
"고요가 참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군. 안 그래? 아무리 무서운 게 없는 아나토제 바옐이라지만… 여명을 켤 리가 있나." - P66
"태어나서부터 에단에서 자란 내가 모르는 어떤 곳이, 에단에 있다는 이야기." - P71
"자넨 혹시 들어 봤는가? 얼음나무 숲에 대해서 말이야." - P71
모든 음악이 시작되는 곳 그리고 모든 음악이 잠드는 곳 - P73
"익세 듀드로… 에단을 이곳에 세웠다는 전설과도 같은 인물의 전기에 나오는 장소야, 그건." - P75
최초의 드 모토베르토라 불리는 익세 듀드로가 이 땅을 자신의 정착지로 삼은 다음부터 많은 것이 달라졌다. - P75
"익세는 죽기 전 자신이 사랑했던 그 나무를 불살라 버렸고 오히려 불 속에서 차갑게 식어 마침내는 얼음이 되었지. 익세가 그 나무를 향해 사과하며 껴안는 순간, 그는 한 줌 재가 되어 사라졌다고 해." - P77
그 시대 사람들의 책에는 온갖 과장과 허위가 섞여 있거든. 어쨌든 작가는 그 숲을 보고 이렇게 적었어. ‘마치 얼음나무 숲과 같았다.‘라고. - P78
"예, 그래요. 그이(이에나스 후작)가…… 마지막으로 그분의 연주를 듣고 싶어 해요. 아나토제 바옐이라는, 그분의 연주를요." - P81
바옐이었다. 조용하지만 아름다운 진혼곡이 방 안을 맴돌았다. - P85
바옐에 대한 모든 것은 잠시 동안만 잊기로 했다. 내게도 욕심이란 게 생겼기 때문이다. 드 모토베르토가 되어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는 욕심. - P86
"키세 말이다. 키세! 종말이 온다느니 어쩐다느니 떠드는 그 사기꾼 예언가 놈, 그놈이 평민들을 선동해서 공화당이란 걸 만든다는구나. 하, 그들이 뭘 주장하는지 아니? 에단의 정책에 자기들도 참여할 수있게 해 달란다." - P87
파스그라노인 휴베리츠 알렌 피아니스트 - P88
그 유명한 예언자 키세가 여자였다니. - P90
"글쎄...... 키세를 만난 건 우리가 꽤 어릴 때였지, 아마. 자네와 나와 바옐이 처음 카논 홀에서 연주한 날, 그날 파티에서 만났어." - P95
"그녀는 내 모든 것이야, 고요." - P96
에단의 역사 맨 앞장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우리는 순례자들이다. 에단에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에단을 향하여 가는.‘ - P97
"그래서 난……… 하루하루를 그녀가 내일 죽을 사람인 것처럼 사랑하네.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사랑할수 없을 것처럼,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을 것처럼, 하루하루 안도하며 또 슬퍼하며, 그렇게 내 모든 것을 다해 사랑하고 있어." - P100
"좋아, 그렇다면…… 자네도 충분히 날 모욕한 것 같군. 그렇지? 이것으로 비겼네. 더 이상 서로 이 일로 문제 삼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리고 날 피해 다니지도 말았으면 하네." - P103
"자네 혹시 들어 봤나? 음(音)의 언어를" - P105
저 악기가 내게 말하더군. 자신을 얼음나무 숲으로 데려가 달라고. - P106
30년 만에 목소리를 토해 내는 기쁨과 설움이 합쳐진 듯한, 환희와 분노에 찬 소리. 아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것은 분명 살아 있는 악기였다. - P108
음악은 끝이 났다. 그러나 나는 끝이 있되 영원할 수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를 알았다. - P113
너무 아름다웠고, 또 너무 멀었기에. 그러나 내 얼굴에 얼어붙은 눈물 자국은 그때까지도 녹지 않고 있었다. - P113
그가 얼음나무 숲에서 여명을 들어 올리는 순간 알았다. 여명은 그곳에 속해 있음을 - P115
바옐의 대부이자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존경받고 있는 마에스트로 크림트 리지스트는 물론이고 에단 내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인정받는 메덴크루츠의 수석 지휘자 알렉시스 르메로와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인 판마르 새틴, 세 치 혀가 그 어떤 비수보다 날카롭다는 전설적인 비평가 레오나르 라벨까지 있었다. - P118
레안느 리지스트 크림트 리지스트의 딸 - P121
레안느의 약혼자는 파스그라노 피아니스트 중에 가장 뛰어나다는 평민공화당의 나이겔 한스와 절친하다는, 그리고 바옐이 그렇게나 증오한다던.…. "휴베리츠 알렌이라고 합니다." - P122
10분여 만에 그 숨 막히는 격주가 끝나자, 무대 위에서 숨을 헐떡이며 객석을 노려보는 바옐의 카리스마에 모두가 압도당해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박수 소리조차 없었다. - P126
콜롭스 뮈너. 휴베리츠 알렌의 연주 동료이자 그를 광적으로 따른다는 파스그라노 바이올리니스트. - P128
"오늘 준비한 곡은 우리의 드 모토베르토, 아나토제 바엘이 작곡한 실내악곡입니다. 각각 한 대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리고 첼로를 가지고 연주합니다. 바옐의 가장 인기 있는 레퍼토리인 「뮈 뎀 이녹스」그 여섯 번째 곡입니다." - P133
「뮈 뎀 이녹스」, ‘오직 한 사람을 위한‘이라는 뜻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누구에게도 헌정되지 않은 곡. - P135
난 자네가 바옐에게 잠시 가려진 천재이길 바라네. - P140
거기에는 아무런 기교도, 과장된 음도 없었다. 단순하고 답답할 만큼 느린 선율이었다. 하지만 바옐이 들려주는 음을 따라 호흡이 바뀌는 게 느껴졌다. - P145
"저 덩치만 큰 바보 녀석의 음악은 정말이지 못 들어 주겠다는 심정과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생각을 담았네. 덧붙여 고요 드 모르페도 참 얼간이라는 내용을 마지막에 넣은 것 같은데, 못 들었나?" - P147
그곳은 나에게 다른 세계였다. 그러나 바엘에게는 마치 고향처럼 보였다. - P149
당분간 에단에서 이런 결투가 유행할 것이라는 예감이 드는군. - P152
"이번엔 달라. 나도 욕심이란 걸 배웠다고. 이번엔 드 모토베르토가 되기 위해서 참가하는 거야." - P155
듀프레는 카논 홀에 새로 들어온 젊은 필사가였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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