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에서 반복되는 천상의 순간과 지옥의 순간 중 전자에 속하는 밤 - P117

친양자입양 - P117

정리하면 지유의 뿌리를 세탁하라는 요구 - P117

아내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스위치를 끈 것처럼, 단술에, 싹. - P118

왜 모든 걸 네 마음대로만 하려고 해? 지유는 네 딸이지만 네 것이 아니야. 제 삶이 따로 있다고. - P119

감정을 표출하는 일에 저토록 완벽하게 협응하는 몸이라니. 그 감정이 사랑일 때 아내의 몸은 천상을 선사하지만, 분노일 때는 지옥의 불길로 끌고 들어간다. - P119

한 번에 양방향으로 공을 날린 셈이었다. 어머니에겐 지금껏 노아를 데려오지 않은 건 당신 아들의 결정이었다는 해명을, 그에게는 알아서 처신하라는 경고를. - P121

무서운 직감이 그를 찍어 눌렀다. 귓가에선 본능의 목소리가 속살거렸다. 그냥 있어. 움직이지 마. 보지 마. - P124

입 닥치고 앉아 기다리는 건 그녀(재인)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 P127

1세기 만에 재회하는 뱀파이어 오누이 같았다. - P129

이 아이는 언제쯤 깨닫게 될까. 세상 사람 모두가 제 오빠의 사정을 알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 P131

유나와 연락할 길이 없었던 준영은 면접교섭권 이행 명령 신청을 한 모양이었다. - P134

비록 절연한 동생이긴 해도 이치에 맞지 않는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 P136

거리에서 ‘묻지 마 폭행‘을 당해도 이보다 황당하진 않을 것 같았다. - P139

얄팍한 눈꺼풀 밑에서 눈동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꿈속에서 새라도 좋는 것처럼 느릿하고 무작위적으로. - P141

ㅡ 오늘 지유 좀 데리고 있어줘. 은호 씨 아들이 돌연사해서 집안이 쑥대밭이야. 유치원에 데려다놨으니까 퇴근길에 찾으러 가면 돼. - P143

문간에 발 들여놓기 - P143

사소한 부탁으로 시작해 뒷일까지 내맡겨버리는 수법이었다. - P143

이모는 어머니의 쌍둥이 동생이었다. 일란성인데도 외모를 제외한 모든 것이 달랐다. 성격도, 삶에 대한 태도도, 운명의 행로도. - P144

유나에게 약속은 그런 것이었다. 하는 건 침 뱉기보다 쉽고, 지키는 건 그걸 다시 주워 먹는 것보다 어려운 일. - P145

내성적으로 보이는 표정도 그렇고, 눈동자가 품고 있는 예민한 소년의 느낌도 그렇고. - P146

그 예민함은 ‘약하다‘의 다른 이름이었다. - P146

유나는 정말로 집에 없었던 걸까. 지유를 데려간 화요일부터오늘까지 쭉? 만약 계획된 여행이 아니라 돌발적인 가출이었다면…. - P151

준영이 자신을 찾아온 날도 화요일, 준영이 사라진 날도 화요일, 유나가 지유를 데리고 사라진 날도 화요일,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 통통 튀다가 훅, 가라앉았다. - P151

어머니는 회복이 한없이 더뎠다. 면역거부반응과 면역억제제로 인한 피부질환에도 시달렸다. - P154

"걱정 마라, 제 할아비랑 반달늪에 놀러 갔다." - P156

베이창 - P157

고무줄로 의자 등받이에 꽁꽁 묶어놓은 오리였다. 눈알 한쪽이 뽑히고, 배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물갈퀴가 갈기갈기 찢겨나간 오리였다. 다른 가족처럼 오리도 이름표를 차고 있었다.

‘재인‘ - P157

본능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 자신을 향한 유나의 감정이 증오라는 것을. 그것도 자신을 통째 삼켜버릴 만큼 깊고 어둡고 뜨겁다는 것을. - P159

덕택에 상처와 공포는 온전히 그녀의 몫으로 남았다. - P160

"다락방 밑에서 ……… 되강 오리가 울어요. 아빠가…. 반달늪…… 불러요." - P163

미워하지 않았다. 유나의 딸이라서 거리를 둔 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준영의 딸이라서 그랬을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 P166

"반달늪에서 되강오리가 우는 소리다." - P167

준영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어디로 갔을까. - P168

‘예의 바름‘의 좋지 않은 예였다. 유나가 가르쳤을 이 별난 예의는 상대를 멈칫 서게 만드는 데가 있었다. - P171

어제 카페에서 그런식으로 도망치는 게 아니었는데, 그 자리에서 민영의 손가락을 모조리 분질러놨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이런 개소리를 써 보내는 짓따위는 하지 못했을 텐데. - P174

그는 그녀를 여자가 아닌 다른 존재로 봤다. 가장 가까운 단어를 찾자면 야채 정도나 될까. - P175

달콤하진 않지만 가까이에 있고, 반하지는 않았으나 안전하며, 즐거움보단 이로움을 주는 존재, 야밤에도 거리낌 없이 찾아갈 수 있고, 태연하게 재워달라 말할 수 있으며, 편안하게 자고 가도록 배려해주는 사람. - P175

혹시 준영을 자신의 연인으로 믿고 있는 것인지, 그래서 그와 결혼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의심스러웠다. - P177

제가 물었어요. 왜 이혼하려고 하는데?
오빠 대답은 간단했어요. 더 살다간 죽을 것 같아서. - P179

오빠가 바란 건, 오직 지유의 양육권뿐이었어요. - P181

새언니가 그랬나 봐요. 학교를 떠들썩 하게 만든 사건이 두 번이나 있었다는군요. 한 번은 자살, 두 번째는 교통사고. - P183

저는 오빠가 사라지고 난 후에야 새언니의 과거사가 마음에 걸렸어요. - P185

고물이긴 하지만 오빠에게도 차가 있거든요. 그러니 졸음운전을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 P186

장례가 치러지던 사흘 동안, 그녀는 과거의 어느 시간에 붙들려 있었다. 어머니의 우울증이 깊어지던 무렵, 유나가 할머니 댁으로 떠난 지 1년 가까이 돼가던 때, 집 안이 무덤처럼 어둡고 고요하던 그 시절에. - P187

아버지가 없을 땐 접시를 뒤엎거나 내던지는 방식으로, 아버지가 있을 땐 발밑에 엎어져 서럽게 울어대는 방식으로. - P190

질문이 잘못됐다는 걸 지적하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 자신을 제 모든 것을 앗아간 도둑년으로 취급하는 유나에 대한 분노, 자신으로 인해 유나가 할머니네에서 살았다는 죄책감. - P191

최종 승자는 죄책감이었다. 그녀가 일방적으로 참는 쪽이 된 이유 중 하나다. - P191

유나와 맞짱 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유나와 대립한다는 건어머니와 싸운다는 뜻과 같았다. 그저 시간이 가기만 기다렸다. - P192

사고가 나던 날, 유나는 몇 시 비행기를 탔을까. - P1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