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아닌지도 모르고…… 그 애를 사랑한 건 맞지만 그만큼 미워하기도 했어. 어느 쪽이든 그 애가아니었으면 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거야." - P168
그녀를 그리고 싶고 그녀를 그려야 한다는 확신이었다. - P173
그는 잡혀가던 아버지와 처음이자 마지막 면회에서 본 그의고무신에 대해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 P175
뻔히 보이는 사실도 못 본 척하거나 말하길 두려워해. - P176
엄마 아빠가 돌아가신 후 외삼촌에게 입양되었어. - P177
쐐기문자를 읽는 늙은학자처럼 그녀의 상처 하나하나를 매만졌다. - P180
그가 자신의 침묵을 소극적 묵인, 혹은 무언의 승낙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을. - P180
그날의 행위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폭력적이었는지도 깨달았다. - P182
수많은 여인 중 삶의 증거가 되는 여자를, - P182
존재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게 하는 여자를, - P182
모딜리아니가 에뷔테른느를 그리듯, - P182
혼자 남겨진 외로움과 과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 P185
결국 그는 그녀의 무엇도 이해하지 못했다. 타인의 기억을 이기는 사람은 없다. 아무도 없다. 그것은 진실을 이기는 사람이 없다는 말과 같다. - P186
자신이 상대의 고통을 비추는 거울임을, - P187
참혹한 기억에서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서로를 떠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 P187
어쩌다 만나도 묵묵히 술잔을 기울이다가 서둘러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 P187
"내가…… 그렇게 말했으면 형사들은 형을 잡아다 물었을 거야. 그때 어디서 뭘 했는지 말이야." - P188
그러나 혀끝에 딱딱하게 얼어붙은 그 말은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형…형이 지수를 죽였어?‘ - P191
모난 곳이라곤 없는 둥근 얼굴에 동그란 뿔테 안경을 쓴 화랑 주인 서인문은 ‘죽음과 소녀‘라는 섬뜩한 전시명을 붙여주었다. - P192
김수진, 쿤스트, 수석기자. Sujin Kim, Kunst. Senior editor. - P195
《쿤스트》는 구독자 수가 많지 않았지만 독특한 안목과 날카로운 시각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미술잡지였다. - P195
그것이 해리의 재능이었다. 비정할 정도로 매몰찼지만 원하는 걸 획득하는 힘. - P198
어떤 사랑에는 과거를 재구성하는 힘이, 망가진 삶을 복원시키는 능력이 있다. - P201
살인자의 아들, 알코올 중독자의 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형이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평범한 행복을 누리기를 한조는 진심으로 원했다. - P204
온갖 색들이 물결치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림 - P206
화면을 물들인 색이 눈앞을 가득 채우는 그림 - P207
그림 앞에 선 사람에게 자신이 모르는 자신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그림을. - P207
그러나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와 그리는 행위는 다른 문제였다. - P208
"쐐기화는 어때? 점토판을 파서 새긴 수메르인들의 쐐기문자가 떠오르잖아?" - P211
"자기 작품가를 더 높게 책정해야 했는데..... 난 자기가 훌륭한 작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자긴 위대한 작가가될 거야." - P213
"누가 그런 얘길 믿겠어요? 하지만 쐐기화가 최 사장의 영향력과 김수진의 수완, 그리고 이한조의 재능의 결합이란 건 확실해요." - P215
부유한 귀부인의 후원을 받아 성공을 좋다 파멸한다는 프랑스 소설의 젊고 어리석은 주인공들. - P216
기사에는 한조가 아는 사실과 모르는 사실이 섞여 있었다. - P216
보림천 여고생 피살사건범인이 체포되었다는 것, - P216
범인이 해밀 학원 관리주임 이진만이라는 것, - P216
그가 폭력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년 반을 복역했다는 것, - P216
범인의 작업실에서 피해자 사진이 다수 발견되었다는 것, - P216
경찰이 살해동기를 조사 중이라는 것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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