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지훈과의 사이에서 느껴지는미묘한 공기 때문이었다. - P265
은수는 누구보다 지훈을 잘 안다. 무심한 척 태연을 가장하고 있지만 하영에게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 P265
하영은 거실에 서서 다섯 살 때 자신이 보았던 모습을 떠올렸다. - P272
아빠는 무표정한 얼굴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 P274
그날의 기억이 꿈이나 상상이 아니라는 증거가 하영의 몸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 P274
아빠는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해 나를 이용한 거야. 나는 아빠의 손가락에 매달린 마리오네트 인형이었던 거야. - P280
한쪽에는 임신과 출산에 관한 책이, 그 옆에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책들이 놓여 있다. 지금 선경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이 두 가지다. - P282
하영의 엄마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 하는 뭔가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 P286
선경이 정색한 얼굴로 물어보자 남편도 조금 정신이 돌아왔는지 흥분을 가라앉히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 P289
남편에 대한 집착으로 둘의 관계는 물론이고 자신까지 파괴하는 여자. 그게 남편이 말하는 하영 엄마의 모습이었다. - P292
수많은 청소년 관련 책을 보면서 선경이 배운 것 중 하나는 기다림이었다. - P294
건드리면 집게처럼 껍질 속으로 숨어버리지만 기다리면 밖으로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 P294
어둠 속에 오래 있다가는 나오는 방법을 잊어버릴지도 모르니까. - P295
통증보다 입안으로 들어온 모래가 더 고통스러웠다. 숨을 들이쉴 수가 없었다. - P298
육체를 관통하는 아픔이 몇 날 며칠 마음을 무겁게 하던 문제들을 잊게 해주길 바랐다. - P299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비밀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 P303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든, 아무리 깊게 묻어두어도 비밀은 기어코 모습을 드러내고 잔인한 미소를 짓는다. - P303
하영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윤하영, 너의 비밀은? 꼭꼭 잘 숨겼니? - P303
4장
인간은 누구나 똑같다. 발끝에는 검고 긴 그림자를 늘어뜨리고 있다. - P305
유리 엄마가경찰서에 찾아가 가출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던 경찰들을 상대로 난동을 부렸다는 등의 이야기 - P307
어디에도 내 편은 없다. 단 한 명이라도 그만해‘ 라고 말리는 친구가 있다면 이렇게 외롭지는 않을 텐데, 이렇게 슬프지는 않을 텐데……. - P310
‘너희들, 너희들이란 말이지. 우리 유리에게 그런 짓을 한 게.‘ - P311
눈앞의 모든 것이 느린 화면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 P313
타오르는 섬광 사이로 갑자기 먼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 P313
도망쳐야 돼, 이 불길에 사로잡히면 안 돼. - P317
유리의 핸드폰에 남아 있는 사진들, 유리가 가출을 결심했던 이유들. - P320
유리 엄마가 알아야 할 것 같았다. - P321
하영은 불길 속에서 잠시 마주했던 미진의 눈빛을 떠올렸다. 딸을 잃은 엄마의 눈빛은 생기를 잃고 어두웠다. - P321
함께 살았던 지옥 같은 몇 년, 어린 하영이 감당하기 힘들었던 끔찍하고 잔인한 말들도 다 불길 속에 태워버렸다. - P321
하지만 말로 인한 고통은 오래, 깊게 아프게 했다. - P322
흩어져 있던 퍼즐들이 드디어 맥락을 찾아 제자리에 채워지기 시작했다. - P329
선경은 그제야 자신이 알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 P330
친구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 그 부탁 하나만으로 희주는 선경의 고민과 의구심을 짐작하는 것 같았다. - P331
선경은 절망감에 자신도 모르게 두 손에 얼굴을 묻고 흐느껴 울었다. - P333
"그거 알아? 토끼는 말이야, 스트레스를 받으면 친구의 귀를 물어서 잘라버려, 무리에서 왕따를 당한 토끼는 기회를 노리다가 다른 토끼를 죽이기도 하지." - P336
어젯밤 은수와 미나는 유리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유리의 전화로부터 발신된 문자를 받았다. —끝났다고 생각해? - P341
나한테 왜 그랬어? 문자는 마치 그날 밤 일을 알고 있는 것 같다. - P344
며칠 전에 엄마 꿈을 꿨어요. 엄마가…… 내 손에 아기를 안겨줬어요. 왠지 모르지만 나에게 아기를 부탁하는 것 같았어요. 내가…… 아줌마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 P347
남편과 엄 씨가 주고받은 문자에서 선경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불안정한 정신 상태에 임신으로 인한 우울증 환자‘였다. - P349
선경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꼭 쥐고 남편을 상대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 - P350
"비밀을 말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으니까." - P354
밤이 깊어 주위는 조용하기만 했다. 하늘에는 별이 가득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 P359
무엇부터 얘기해야 할까? 엄 씨? 아버지의 유품? 양양의 서핑 해변? 병원 이야기? 할 얘기는 차고 넘쳤다. 과연 어떤 변명을 할지 궁금해졌다. - P360
희주 남편은 선경이 모르는 병원에서의 윤재성에 대한 온갖 정보를 알려주었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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