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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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수잔 레드펀 지음

열린책들

대학생 새내기가 되어 본격적인 대면 수업을 시작한 딸아이를 챙겨주느라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모처럼 구입을 해서 읽은 이 책은 재난을 당한 밀러와 골드, 두 가족의 생존을 위한 분투가 흥미진진하게 담긴 소설이다. 생사를 오가는 참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드러나게 되며, 극한 상황에서 도덕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긴박한 상황에 대처하는 인간 본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한겨울, 스키 여행 중 갑작스러운 자동차 추락 사고로 막내딸 핀 밀러가 끔찍한 모습으로 즉사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 죽음을 애도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혹한의 상황에 무방비로 놓여진 사람들은 구조 요청도 해야하고 부상자를 응급처치도 해야하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생존하기 위해 추위나 급수, 급식도 해결해야 한다.

생존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한 켤레의 어그 부츠와 한 쌍의 장갑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게 된다. 가족들은 그날 아침 옷을 입고 양말을 신고 부츠를 신고 장갑을 끼며, 아무도 그 방한 용품들이 이들을 이토록 극한 상황으로 내몰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지금까지는 서로 목숨도 내어줄 것처럼 친밀했던 두 가족의 우정을 깨뜨리고 자신들의 운명까지도 바꾸어 놓게 된다.

사소한 진실에 대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는 현장에 있던 열한 명이 각각 다르게 기억한 조각들로 인해 더욱 혼란스럽다. 즉사한 핀 밀러부터 운전을 한 아빠 잭 밀러와 엄마 앤 밀러, 둘째 딸 클로이와 남자친구 밴스, 막내 아들 오즈, 핀의 절친인 모(모린) 카민스키, 밥 골드와 아내 캐런, 딸 내털리, 그리고 부근에서 차를 얻어탄 타인 카일까지.

작가 수잔 레드펀은 독자가 그 조각들을 꿰어 맞추도록 이미 즉사한 막내딸 핀의 입을 빌어 능숙하게 등장인물들을 오가며 상황을 묘사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인물들을 솔직하게 관찰할 수 있는 플라이 온 더 월 시점(벽에 붙은 파리 시점-관찰자 시점)을 사용하여 이미 사망한 상태의 핀의 눈을 통해서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있어서 다분히 객관적인 관찰을 하며 읽어낼 수 있었다.

2021.3.8.(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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