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으로 맴도는 게 아니라 분명한 발화로, 자기 자신의 음성으로 도원을 부른다. - P100

그러나 뒤를 잇기 어려운 말이다. - P100

낡은 소파에서 꼭 끌어안은 채 둘은 몇 시간 동안 키스만 했다. - P100

그럼에도, 그 녹아버릴 것 같던 순간에도, 재인의 머릿속을 채운 건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뿐 - P101

재인은 겉보기엔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였다. - P102

쉽게 누군가를 사귀지 않았고 연애를 하게 되면 그 사실을 감추지는 않았지만 말을 극도로 아꼈기 때문에, 멤버들조차 재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알지 못했다. - P102

재인에게 음악은 우연히 들어선 길목에 놓인 운 좋은 탈출구 내지는 해방구였다. - P102

음악은 정녕 태초의 마법이었다. - P102

다감하고 성실한 말투, 인간과 세상에 대한 부드러운 신뢰를 가진 사람의 언어였다. - P103

노란 나뭇잎이 거리의 시작부터 끝까지 잔뜩 깔려 있던 그 아름답던 가을. - P104

엄마와 아버지와 동생과 집을 떠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 - P104

누구에게도 한 적 없는고백을 이토록 맨정신에 쏟아낼 수 있다는 게 이상했다. - P104

재인 씨가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꼭 지켜보고 싶어. - P105

둘 사이가 연애로 이어지지 않았던 건 재인은 너무 겁이 많았고 도원은 너무 예의를 차려서였다. - P105

가난을 개탄하면서도 자본으로부터의 자유를 자랑스러워하던 멤버들과 현실적인 노선을 취하려는 멤버들 간에 심리적인 충돌이 잦았다. - P106

모든 밴드는 그런 식으로 와해된다. - P106

조금 전까지 자신이 속으로 여자 주인공이라고 칭하던 호계의 친구가 도원의 짝이었다니……. 잘됐으면 좋겠다. - P107

짧은 말의 끝에는 옅은 슬픔이 배어 있었다. - P108

나는 그때 도망쳐야 했어. - P108

순간의 용기가 아니라, 시간을 들인 용기. - P109

도원 씨는 특별했어. - P109

믿음이 있었다고나 할까. - P109

그래서 내가 도망치는 거라고 생각 안 했지. - P109

오히려 안전한 우정을 확보했다고 여겼으니까. - P109

예진에겐 불쾌한 취미가 생겼다. - P112

레몬초코 소라빵 - P112

어긋난 짝사랑 덕분에 예진은 엉뚱하게 호계와 친해졌다. - P113

예진은 애초에 짝사랑 중이라는 사실을 편하게 밝혔고 - P113

할 수만 있다면 예진은 호계에게 연극을 보러 가자고 했던 날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 P114

불운 끝에 만난 행운의 친구 - P113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만큼은 아주 작은 차이도 분명하게 진단한다. - P114

"인간적인 매력도 있어. 뭐랄까. 크게 노력하지 않으면서도사람 당기는 힘." - P116

나이는 예진이 훨씬 어렸으나 ‘그 여자‘에게는 뭔가 대적하기 힘든 어떤 것이 있었다. - P116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거. 그렇게 티 내고 표현할 수있다는 게." - P116

갑자기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고 날로 서늘해져가는 바람이 훙훙 몸속에 스며들었다. - P117

잊으려 해도 아프게 상기되고 만다는 점에서 실연이란 목 안의 염증처럼 고통스럽다. - P117

천편일률적으로 괴롭고 찜찜하다. - P118

또다시 사랑에 빠질 누군가를. - P118

"예진 씨는 심심한 것과 외로운 걸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아." - P118

심심함과 외로움의 차이란 뭘까. - P118

가벼움과 무거움의 차이인가. - P118

짧고 긺의 차이인가. - P118

깊고 얕음의 차이인가. - P118

그렇다면 역시 나는 깊이가 없는 사람인 걸까. - P118

아니면 쉽게 마음을 작동시켜버리는 가벼운 사람인가. - P119

더 이상 넘기 힘든 선. - P119

새로운 설렘 - P120

저물어가는 햇살만큼이나 빠르게, 자신에게서 빛이 거두어져가고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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