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홍대입구역 8번 출구. - P72

호계는 이런 인파에 섞여 있는 게 어색하다. - P72

틴더 같은 어플로 일대일 만남을 해본 적은 있지만 다수의 낯선 사람과 갑작스럽게 대면한 건 처음이었다. - P73

스페인에서 - P73

세바스티안과 에밀리아노. - P73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석 달씩 살아보는 프로제트를 진행 중인 형제는 초보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불타는 학구열로 한번 입을 열면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게 특징 - P73

설탕범벅의 카페이나, 즉 카페인 - P74

누군가와 얘기 나누고 싶은 밤. - P75

침묵의 방 - P75

불면의 방 - P75

그의 닉네임은 유령 - P75

조건 없는 반말 - P76

호계의 시선은 멀찍이 앉은 한 여자에게 향했다. - P76

끊임없는 말과 적당해 보이는 미소. - P76

왈라비 - P76

왈라비보단 푸들이나 웰시코기가 더 가까운 느낌. - P76

명함에 쓰여 있는 있는 주소는 베이커리에서 몇 분 되지 않는 곳에 있는 완구회사 - P78

외롭다. 이 감정은 내 안에 있는 것.
그런데 왜 밖에서만 답을 찾으려 할까. - P79

엉킨 마음과 고백하지 못한 마음이 너무나 쉽게 해독됐다. - P78

몸에 닿을 만큼 빽빽한 사람들 틈에서도 아까처럼 토할 것 같지는 않았다. - P80

호계는 이유도 모른 채 그 하늘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 P80

"한 건물에서 일하는 남녀. 남자는 밤낮으로 캄캄한 지하에,
여자는 온종일 해가 드는 13층에?" - P81

무법칙의 법칙 - P83

나와 닮은 외로운 아이. - P84

그래도 재인은 호계를 조금 더, 남들에게 하는 것보다는 훨씬 깊이, 마음으로 대한다. - P84

동생을 대하듯이. 아니, 동생이 있었더라면 이렇게 했을 거야, 하는 마음으로. - P84

왜 너 혼자 남은 거지. - P85

노기 어린 눈빛 - P85

작은 전구가 고개를 들고 뛰어다니는 것처럼 아늑하고 다정한 빛을 뿜어내는 아이 - P85

어째서 이런 관계를 잇고 있는 걸까. - P86

재인은 그가 느끼길 바란다. 자신의 고통을. - P86

쿨하게 반응했지만 배신당한 아픔을. - P86

이런 영혼 없는 관계를 통해 그가 알아채고 반성하고 뉘우치기를 바란다. - P86

귀엽다. 상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덜 신비롭지만, 무척 경쾌하고 투명한 느낌의 여자다. - P88

상대의 눈빛이 얼얼해졌다. - P89

그러자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은 안전한 암흑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 P89

초가을

피를 위한 빠른 단조 - P91

하지만 연극이 상연되는 내내 머릿속을 채운 건 전혀 다른 시간, 돌아갈 수 없는 날의 한 장면 - P93

그룹의 이름은 쿠리젠젠코로. - P94

실은 해체를 앞둔 다른 그룹에서 어렵게 차출돼온 실력파 - P94

연주에 작곡까지 도맡은 도원의 합류로 쿠리젠젠코로가 도약한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 P94

그곳에 재인이 서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자 스물여섯 도원의 피는 얼어붙는다. - P95

마치 조금 후 무대에 오르는 건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듯이. - P96

재인은 ‘블루 이어 (Blue Ear)‘라는 밴드의 보컬로, 펑크밴드인 쿠리젠젠코로와 달리 어반과 소프트락을 넘나든다. - P96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재인이 전하는 비극에 전율한다. - P97

빠른 속도 덕분에 경쾌해져버렸을 뿐 이 곡이 변함없이 단조라는 건 누구도 의식하지 못하는 공공연한 비밀 - P97

언뜻 재인이 입고 있는 어두운 보라색 원피스를 보자 도원은 그 옷의 빛이 죽음의 색깔에 가깝다고 느꼈다. - P98

아주 오래전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죽을 것 같았던 기분. - P99

영원하지 못할 희열에 대한 예감. - P99

그것이 무엇인지 도원은 어렴풋이 기억해내고 말았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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