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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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공포증
배수영 지음 
몽실북스 

 지난 2월말에 이사를 하고 오랫동안 묵혀둔 짐정리가 너무 힘겨워 이 책을 잡고 한달도 넘게 진도를 못 빼고 그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차일피일 미루며 상황만 보던 안방 화장실 공사를 시작해서 외출도 못하고있고, 또 아무도 불러올 수도 없는 상황을 역이용해서 그나마 책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큰 맘을 먹고 책읽기를 시도해서 드디어 성공! 경축할 일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내 손에서 머문 책은 바로 배수영의 메디컬 미스터리 소설인 이 책, 『햇빛 공포증』이다. 지금은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불과 몇 년 전에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보호자의 동의만으로도 정신병원 입원과 감금이 가능했던 시절의 이야기라 하겠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김한준은 경비행기 조종사로 연인 이희우를 만나러 가던 길에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구조대가 도착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몸에 쏟아진 강렬한 햇빛에 엄청난 고통과 정체 모를 기시감을 느끼게 된 김한준은, 혼절을 하고 성 루시아 병원으로 실려가게 되고 이어서 '햇빛공포증'이라는 희귀병을 판정받는다. 햇빛 공포증이라는 병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 여부는 제쳐놓고 아무튼 이어 벌어지는 이야기 모두가 생소하고 특이하다. 환자 김한준의 담당의사인 김주승은 최면 치료를 실행하고 이로써 김한준이 잊고 있던 유년기의 끔찍한 기억을 되살리게 된다. 성 루시아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김한준은 치료가 거듭될수록 살아나는 과거의 악몽 때문에 한준은 점점 더 공포 속으로 내몰리며 상황은 점점 파국을 치달을 것만 같다. 
이렇게 기억의 고통 속에 갇히게 된 김한준. 어쩔 수 없이 진정제의 여파로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나타난다. 며칠간 식음을 전폐해 수척해진 한준의 몸을 정성스럽게 닦이고 옷을 갈아입힌다.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 와 머리까지 감겨 주던 남자는 말한다. "제기랄, 이러다 정들겠어. 그런데 말이지, 너무 감동받진 마. 좀 친해졌다고 생쥐를 유리관에서 꺼내 주는 과학자는 없거든." 남자는 쿡쿡 웃으며 한준의 몸을 말끔히 닦아 낸다. 
도대체 김한준 기억 속의 천사는 누구고 그를 감금하고 폭행하고 학대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또 김한준과 김주승의 관계는 어찌 되는 것일까?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은 놀랍고 끔찍하다. 이제는 우리 주변에 너무나 흔해져버린 ADHD, 자폐, 그리고 정신병…, 지금 전세계는 코로나 19로 몸살을 앓고 있고, 이 바이러스의 전쟁은 언제 끝날 것인지, 그리고 백신 개발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하루하루가 힘겨운 현실에서 벗어날 핑크빛 미래를 기대해 볼 뿐이다. 
햇빛 공포중이라는 정신병도 너무 생소하지만, 배경이 되는 이 정신병원의 상황도 매우 낯설고 생소하다. 물론 현실도 너무 생소하고 불안하다. 
2020. 4. 7.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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