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강남특별시 - 부와 교육 1번지 강남의 모든 것
김상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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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지금도 그렇다. 강남이 뭐 대순가...

지방에서 살아와서인지 서울에 대한 동경이 없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서울특별시민이 되기 위해 나로서는 안전한 길을 버리고 나름대로 과감한 도전까지 했으니 말이다.

서울입성에 감격하여 서울이면 어디든 좋다는 심정이 우세했기 때문에 서울에서도 최북단에 위치한 이 곳에서 나는 감히 '행복하다'고 말한다.-하긴... 성격상 평택에서도, 청주에서도 행복하단 생각은 늘 했으니 뭐..ㅡ.ㅡ

그래서 사람들이 강남~ 강남~을 외쳐댈 때 무심할 수 있었고 지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10년 후, 혹은 15년 후에도 이런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강남을 바라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요는 교육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지독한 교육열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말이고 나 역시 교육열이 지펴지기 시작하는 초등학교에 있다보니 나의 2세가 어떤 교육환경에서 교육을 받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무심할 수가 없다.

이것은 2년전 동학년선생님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일기 시작한 생각인데 서울은 평준화지역이기 때문에 학구에 따라서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가 정해져서 학구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남이 아닌 이곳에서도 길 하나를 두고 학구가 바뀌는 상황 때문에 위장전입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볼 때 평준화라고 해도 실제 서울의 각 학교들은 평준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 위치한 4년제 대학교에 척척 들어가는 강남인들을 보면서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들은 마음이 뒤숭숭할 수밖에,, 각종 유명 학원이 밀집하여 높은 질은 사교육-이라니.. 비극이다.-을 받아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강남의 땅값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다.

교육 뿐이랴.. 이 책에서는 교육 이외에도 소비문화, 라이프스타일, 재산증식, 네트워크 형성과정 등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면서 강남이야말로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소공화국이라 말한다.

일단 그 안에 살지 못하는 비강남인으로서 자신들의 우월성을 끊임없이 자각하고 또 즐기며 사는 그들에 대해서 우호적일 수는 없지만, 나는 아닐찌라도 내 자녀만큼은... 이라는 소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분명 특혜라는 것, 사람들이 가장 좋하는 것이 특혜고 가장 싫어하는 것도 특혜라고 하질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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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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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문화유산답사기였다.

1권의 감동과 2권의 진지함에 이어 3권은 1권과 비슷하면서도 좀더 여유롭고 친절하다고 할까.

문화재에 대한 그의 사랑과 안목은 여전히 놀랍고 감사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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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9단 오기 10단
박원희 지음 / 김영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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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나와 있는 학습비법과 관련된 책들을 보면 "흥~ 저런 책이 무슨 소용이야. 다 자기 방법대로 하면 되는거지."라고 넘겨버리곤 했었다. 하지만 내가 중고등학교를 지나오고 대학교 입시와 임용고시를 치르면서 좋은 성적을 받는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노하우는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구나 나는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어떤 방법으로 공부해야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교사이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고 해왔던 방법 이외에도 정말 '한공부'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사실 이 책 역시 심도있게 열심히 읽지는 못했다. 내가 유학을 꿈꾸는 중고등학생이거나 유학을 보내려는 열의에 불타는 학부모의 입장이라면 이 책의 후반부에 제시된 내용들을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었겠지만 나로서는 내게 필요한 부분만 거의 발췌하는 수준에서 속독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이라면

첫째, 끈기와 오기 앞에서는 당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원희라는 학생은 두뇌의 천재성보다는 성실함에 있어서 탁월한 면을 발휘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목표의식이 뚜렷하지 못할 뿐더러 목표에 이르기 위해 힘겨운 과정을 거치면서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나 좌절로 인해 실패하고 만다. 반면 박원희의 경우 중학교 시절엔 전교 1등, 민사고 시절엔 외국 유학이라는 단순하지만 구체적이고 필사적인 목표를 정해 '오기'라고 부를 수밖에 없을 정도의 노력을 불태운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4학년 때 잠깐 공부에 집중하며 그 짧은 시간조차도 힘들어서 피곤해했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제는 어떠한 것을 위해 달려가야 할지 목표조차 희미해져 무엇에 열의를 불태워야 할지 알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안정된 직장을 얻고 하루하루를 별탈없이 지내게 되는 것이 능사가 되어버린 이 때, 나의 하루하루는 휴식을 넘어선 나태함만으로 가득차 있음을 알게 되었다.

몇 가지 일에 집중하면서 몸이 견디질 못하고 피로함을 느끼게 되자 내 몸의 안위를 위해 피곤함을 느낄만한 일들은 바로 놓아버리는 얍삽함 또한 생각이 났다.

물론 나의 삶을 유지하는 데에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을지라도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다른 여러 가지 영역을 발전시켜나가지 못한 점은 반성할 일이다.

둘째, 영어에 대한 그녀의 노력에 부러움을 느끼며 동시에 자극이 되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영어교육을 받게 한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여느 아이들보다는 영어에 자신이 있던 박원희였지만 영어를 상용화하며 수업도 영어로 진행하는 민사고에서 박원희는 팔딱팔딱 뛰어다니는 토끼 속의 거북이 신세였다. 그런 그녀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피와 땀이 섞인 각고의 노력이었다. 하루에 두 시간씩 원어로 된 책을 읽는다든지, SAT를 대비하여 엄청난 분량의 단어를 외운다든지... 그러한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초기의 거북이가 토끼를 뛰어넘어 결국 하늘을 나는 새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영어에 대해선 지독히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는 서울 임용고시를 치를 때 영어인터뷰를 봐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그 때문에 아침마다 EBS영어 프로그램을 듣게 되었고, 지금도 역시 출근준비를 하면서 꾸준히 듣게 되었다. 하지만 영어에 대해서는 그것으로 끝, 이제는 대학원 입학을 위해 영어를 공부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을 뿐 강력한 동기가 없다. 이런 와중에 그녀의 공부담을 들으니 고등학교 시절 치열하게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지금도 역시 나에게는 영어란 넘어야 할 커다란 산이고 당장의 필요를 떠나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공부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게 되었다.

우선 듣고 있던 방송을 단순히 듣는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대화부분을 계속 반복해서 읽어보면서 암기해야겠다.(전에 허선영양이 즐겨 쓰던 방법이다.) 그리고 나로서는 처음 도전하는 과제지만 원서를 구해 한권씩 읽어볼 생각이다. 이것이야말로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지만 둔해져만 가는 머리를 계속해서 깨워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박원희의 공부법보다 더 큰 자극을 주었던 그녀의 어머니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는 교사이기 이전에 어린 막내동생의 누나였다. 막내동생이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이것저것 물어보았을 때 내가 했던 대답의 대부분은 "누나도 몰라."였다. 질문의 대부분이 허황된 것이기도 했지만 귀찮은 마음에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대답했던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런 점에서 아이의 호기심에 일일이 반응해주는 그녀의 어머니는 정말 존경스럽다. 하지만, 나로서는 자신이 없는 일. 우리반 녀석들이 하나같이 엄청난 호기심으로 나를 향해 질문을 해댈 때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적어도 "선생님도 몰라." 수준은 넘어서야 할텐데 말이다.

독서와 글쓰기를 강조하는 것은 거의 공통분모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글을 접하고 자신의 생각을 직접 표현해보는 기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런 점에서 독서와 일기쓰기,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독서목록을 만들어 독서록을 쓰고 일기는 좀더 다양한 글의 종류로 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얻게 된 tip은 암기력 훈련에 관한 것이다. 사자성어나 영어단어를 무조건 암기시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었으나 암기력은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는 말에 나 역시 동의하며 회의적인 생각을 걷어내련다. 앞으로 만날 아이들.. 머리가 쬐끔 따끈따끈해질 것이다.

이 책의 내용들은 금세 잊혀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러한 책들이 갖는 특유의 정보들, 그것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일점의 영향력도 지니지 못할 정보들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보들을 굳이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지 못할지라도 무디어진 삶, 안이하게 살아가는 삶에 자극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박원희, 그녀는 하버드에서도 역시 좌절을 느낄 것이며 또다시 은근과 끈기로 그런 좌절감을 이겨낼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수많은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나와 같은 이들이 그녀의 열정에 동참하여 각자의 삶에서 최선의 불꽃을 피워올리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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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의 포구기행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해뜨는 마을 해지는 마을의 여행자
곽재구 글.사진 / 열림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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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다.
떠나고 싶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마음속에 울림없는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아침이면 일어나 정해진 일들을 따박따박 해치우고 저녁이면 집에 돌아와 잠을 자는 일들이 너무나 당연한 우리들에게 이 목소리는 얼마만큼 실행력을 가질 수 있을까?

여행사마다 천편일률적으로 제공하는 여행상품에 몸을 맡겨 떠나는 여행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고적하고 쓸쓸한 혼자만의 여행.. 특별히 물깊은 포구에 눈깊은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의 여행은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곽재구 시인이 이 땅 구석구석의 포구를 다니며 적은 '감성집'이다. 제목은 기행인데 특별히 '감성집'이라 표현한 것은 그의 문체가 유달리 시적이어서 문장 곳곳에 아끼고 다듬어 풀어놓은 흔적이 역력하다. 아니, 이것은 나의 오해일지 모른다. 딱딱하고 냉철한 인간의 글에서는 이성적인 단호함이 느껴지듯, 그의 생각은 유하고 부르럽고 눈물 한 방울 뚝 흐를 정도로 연약하여 그 생각이 절로 글에 표현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마음 속에서 울림이 더욱 커지는 것을 느낀다.

그가 보았을 해가 지는 바다, 갈매기가 떠 있는 바다, 밤을 밝히는 등대.. 나 역시 보고 싶고, 이유없이 서러워져 무릎을 그러앉고 흑, 울음을 터뜨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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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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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책표지에 은색으로 휘갈겨쓴 '미쳐야 미친다'는 말은 가슴 섬뜩 인상적이다.

불광불급( 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인데 그 머릿말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옛날에 유옹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는 다른 사람의 부스럼딱지를 떼어먹는 것을 즐겨하여 친구가 아파 딱지가 생길라치면 옆에 다가가 그 딱지를 떼어 먹어 친구의 상처에서 다시 피가 솟을 정도라고 한다.
그 맛이 마른 북어의 맛과 비슷하다고 하여 즐겨먹었다니, 이것은 미쳤다기보다는 염기에 가까운 이야기다.

하지만, 뒤이어 소개된 내용들은 이런 염기스러움보다는 오히려 역사적이고 문학적인 맛이 강하다.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 허균, 이덕무 등 18세기 조선의 지식인. 이들은 당대의 마이너였으나 그들만이 가질 수 있었던 열정과 광기가 이들을 특정 분야의 전문가, 즉 일가(一家)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한다.

세상 그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좋아 한다면 이는 본인에게 더한 행복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좋아서 미칠 지경까지 몰입하는 데에는 자신을 몰라주고 냉대하는 신분상의 질곡과 경제적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었으니 이를 진정한 행복이라 말하기는 꺼려진다.

정민 선생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찬찬한 설명이 깃들어진 한시와 그림들이 글을 읽는 내내 살갑게 다가온다. 제목과는 달리 점점 이 책에 대한 감정이 유해지는 것은 정민 선생의 문체와 이들에 대한 정민 선생의 경외감 어린 시선 때문인듯..

가끔 꺼내어 아무 곳이나 열어 읽어보면 좋을 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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