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쁜 부자들 - 부자들의 99%는 나쁘다
안재만 지음 / 참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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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기를 꿈꾸고 있거나 꿈꿨던 적이 있을 것이다.

 해방과 전쟁 이후, 무질서와 폐허 위에서 시작된 우리 윗 세대 각 개인의 삶은 오늘날 여러 형태의 결실을 보이고 있다. 누군가는 황금 숟가락을 물고 태어났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힘든걸 모르고 살아가며, 누군가는 노예의 삶이 예정되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의 -심지어 <현장르포 동행>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경우 그 부모에 대해 '애를 제대로 키울 수 없거든 자식을 낳지 말았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냉소를 뿌리는 자들도 있다- 어렵고 고된 삶을 산다.

 그리고 통칭 IMF 사태라 하는 외환위기 이후 빈부 격차는 날로 극심해지고, 2008년말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한층 더 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돈에 대한 집착은 어느 때보다도 크다. 재테크 열풍이 불고, 연금과 보험·펀드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부의 생산과 축적, 유지에 매달리는 이들의 한켠에서 이런 말도 나온다. 그렇게해서 부자가 되었다한들, 부러울 것도 없다고. 이는 단순히 부자에 대한 배알꼴림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그걸 바로 이 책이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부의 형성과정, 유지과정, 대물림 과정 등에서 한국의 부자들이 -다른 나라라고 크게 다를 게 있겠냐는 생각이 들지만- 남긴 부도덕과 범죄, 각종 편법의 직·간접 증거와 흔적들에 대한 기록물이 이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한편으로, 부자의 범죄와 비도덕을 읽고나서 한바탕 욕이라도 해줄 심정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책을 읽으며 얼마안가, 마치 해수욕장에서 몇미터만 걸어들어가자 급경사속으로 쑥 빠지듯, 빠져들어갔다. 우선 문체가 매우 간결하고 쉽게 씌여졌다. 저자가 신문기자인 점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거의 구어체에 가깝게 서술되었다. 이야기의 진행도 마치 소위 약간 공개적인 '뒷담화'하듯이 이어진다. 때론 자세한 점을 밝힐 수 없다면서 이야기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해 입을 다물기도 하고 -하지만 조금만 경제뉴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만하다. 그게 아니라도 인터넷 검색을 하면 시시콜콜한 내용과 억측까지 다 나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때론 이야기를 도중에 얼버무리기도 한다.

 

 이렇게 흥미로운 책을 술술 읽고나서 드는 생각과 감정은 다들 그렇다시피 복합적이다. 

 그러나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 이제 부자의 길에 이르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과, 나아가 평범한 사람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부자가 된다해도 과연 도덕적으로 부자에 이르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하는 점이다. 또,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은 부자들에게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공고화된데다, 운용에 있어서도 그들은 능수능란하게 대처하고 있어(특히 제4장을 읽으면) 부의 독점과 불합리한 불평등이 개선될 지 요원해보인다는 것도 있다.

 조폭, 대기업과 재벌, 주가 조작 및 증시의 작전세력, 사채업자, 공권력 집단, 고액의 운동선수나 감독, 복지가, 고소득 전문가, 사회적 영향력있는 이들(예:기자) 등 소위 '나라를 망치는' 특정 경제주체들이 전반적으로 약하게는 체리피커짓을, 강하게는 사기꾼, 강탈자, 독재자 역할을 하면서 국가 기반을 부패시키고 병들게 만들고 있음에 분노하기도 했다.

 참고로, 한국의 대기업 집단이나 언론 재벌 가운데에는 일제시대에 건달출신도 있는 등(p.136) 대기업과 조폭과 연계성은 어느모로나 상당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노동자와 수급 업체, 협력 업체를 상대로 -잘 알려진- 일련의 횡포와 약탈적 경제행위, 착취의 수준은 딱 그 수준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제4장의 '나쁜 부자들에게 배우는 노하우'는 이를 안다해도 평범한 서민들이 써먹을 일이 있을까 하는 것들이 많았다. 삐딱하게 보자면, 작은 이득을 위해서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얄팍한 잔꾀를 잘 쓰며 무얼 하든지 양심에 꺼리낄 게 전혀 없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어떤 식으로든지 손해를 보는 것만큼은 전혀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를 본받을(?)만하겠다.

 

 저자가 책에서 종종 박근혜 정부를 거론하는데, 이는 그만큼 부의 분배와 순환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종종 '부자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부자들의 눈치를 잘 살핀다는 '기득권 정당'이라는 이 정부에 대해서 기대보다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여 두며 글을 마무리한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책좋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기에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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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사람들 - 놀이하듯 공부하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
더글라스 토마스 & 존 실리 브라운 지음, 송형호 외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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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은 디지털 문명과 네트워크가 몰고온 변화로 인해 등장한 새로운 학습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게임, 또는 블로그, SNS, 인터넷의 포럼·카페·기타 커뮤니티에서 온/오프와 시간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학습 공동체가 형성되고, 그 안에서 개인은 흥미와 열정으로 지식 및 전반적인 앎의 수준을 확장 및 심화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상술해본다.

 

 전통적인 교육 형태는 직선적인데다 일방향적이었다. 또 잘 정비되고 체계화되어 있는 반면, 비교적 한계가 좁고 뚜렷했다.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은 시대에 전통적 교육 형태는 그 이점이 명확했다. 기초 지식을 체계적으로 주입시키고, 새로운 지식은 특정기간 재교육 코스를 만들어 숙달시키면 되었다.

 

 하지만, 지식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오늘날에 이르러 그러한 교육 체제로는 더 이상 학습자의 동기나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하며, 새로운 지식을 적절하게 흡수할 수 있게 하지 못한다.

 더구나 흡수해야 할 지식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면에,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로 인해 기존 지식의 상당수가 쓸모없어지게 되면서, 지식의 흡수보다 지식을 검색·발견·이용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이렇게 뒤바뀐 현실 속에서, 디지털 및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하여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학습 패턴 내지 현실 적응 패턴이 바로 새로운 학습 문화이다. 

 

 이 문화 속에서 학습자들은 더 이상 학습을 고전적인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놀이를 하듯 즐기고, 바로 적용하고 수없이 실험해보며, 나아가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하고 창조하면서 지식을 흡수 및 이용한다. 

 이들이 배우는 지식에는 말이나 글로 옮길 수 있는 지식 외에 무수한 암묵적 지식이 있다. 이는 전자에 비해 이들에게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선생의 고전적 역할은 이 수준에서 무용하기까지 하다. 새로운 학습 문화 속 학습자들에게는 서로가 선생이자  멘토다.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며 학습에 참여함으로써 지식을 증진시켜 나간다.

 이들은 공동체에 적응하여 살아남기 위해 학습한다기보다, 즐기기 위해 학습하며 배운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임한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독자, 위키피디아, 블로그, TED, 페이스북, 칸 아카데미, 유투브, MMOPG(대규모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게임) 등에서 새로운 공부 문화의 학습자 유형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매체 및 도구를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온/오프 상에서 교류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더 많은 접점을 만들고, 그 매체의 내/외부에서 더 많은 학습 공동체를 형성하여 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이러한 활동과 공유 속에서, 그들은 학습의 보폭을 넓히고, 함께 노닐 풀(Pool)을 확장하는 동시에 다채로운 경험으로 지식을 내면화 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하여 각자 점점 더 학습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면서 자신의 지식 주머니를 넓히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 여기저기에서 쓸어담아 이를 잘 활용하여 학습의 차원 확대 및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쯤에 이르면, 기존 교육체제의 붕괴를 섣불리 이야기할 수 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들은 기존의 교육 체제가 무능하거나 사라질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기에, 그와는 별개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학습의 신문화'과 공존하리라는 전망이다. - 마치 스마트폰이 있는 지금에도 똑딱이라 불리는 컴팩트 디카를 사용하는 이들이 있고, MP3 Player가 생산되고 있으며, 삐삐조차 차고 다니는 이들이 있듯이.

 다만 어떠한 형태가 될 지, 어떠한 형태로 유지되거나 변형되어야 할 지에 대해서 쉽사리 예측하거나 확언할 수 없을 뿐이다.

 

 "19세기의 지식을, 20세기의 교실에서, 21세기를 살아갈 이들이 교육받고 있다."는, 현교육에 대한 촌평이 한참 나돌던 때가 있었다.

 많은 것이 달라진 지금, 기존 학습 체제와 교육 방식은 도전을 받고 있다. 인간의 세계가 도전과 응전의 끊임없는 순환으로 이어나가는 세계라면, 마땅히 새로운 변화의 물결의 도전에 전통적 교육 체제는 답을 내놓을 때가 있을 것이다.

 

 아직은 현실과 기존 체제의 괴리가 크다. 그에 따른 혼란은 지독할 정도다. 

 그러나 그러한 혼란과 별개로, 괴리의 넓은 공간에서 자라고 있는 수 많은 학습 대안 -미래형 학습, 개방적 학습, 놀이화된 학습 등- 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우리들은 구 체제의 좁은 틀을 벗어나 자유로이 노닐고 있다.

 우리가 거대하게 확장 및 창조해나가며 자유롭게 노니는 놀이동산 한쪽에 마련된, 낡은 그 건물이 있다. 작금에 이르러 그 건물을 유지·보수하며 운영하고 있는 이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그들조차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땐, 교육체제와 학습 패러다임이 어디까지 진보할 것인지에 대해 몹시 궁금증이 일어났다.

 새로운 세계와 미래에서 더 큰 보폭으로 달려나갈 학습자들이 간과하거나 완전히 빠뜨릴 부분까지 보완한, 바람직한 방향의 그것이 우리 앞에 놓여지길 기대해본다.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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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내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가
이인실 지음 / FKI미디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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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이 사회가 아직 남성 중심의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한 때에 여자라는 이유로 받게 된 차별과 불이익을 감내하면서, 적극적으로 또 열심히 일을 구하고, 자기 자리에서 그 직분에 맞게 최선을 다한 사람이다. 그 결과, 대한민국 최초 여성 통계청장이자 대한민국 대표 여성 경제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그 인생 노정의 면면들, 그리고 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철학의 소중한 자산을 이 책에서 살며시 풀어내고 있다.

 

 책은 주로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신촌의 한 대학 대학원의 교수가 된 지금까지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 시절에서 통계청장 재임시절까지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한다.

 

 2녀 2남의 둘째딸로 태어난 저자는 -본인의 표현대로라면 '운좋게'- 경기여고에 입학한 뒤 진로의 첫 분기점에서 이과를 선택하였다. 극히 우수한 수재들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았고, 묻히기 쉬운 환경 속에서 자라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신경써야 했기에 그를 통해 길러진 기질을 토대로 반에서 톡톡 튀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곤 했다 한다. 

 

 이후 Y대 지질학과에 입학하게 되지만 학부를 졸업하기 전까지 그 학문에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던 차에, 고교 동문 선배의 권유와 경제학을 공부하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폴 새뮤얼슨의 《Economics》13판본을 정독한 저자는 경제학의 매력에 흠뻑 빠져 결국 지질학부 졸업 후 같은 대학에 경제학과에 학사편입하게 된다.

 

 경제학과에 유일한 여성 학부생이 되어 -마치 여자 공대생처럼- 뭇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그 상황을 즐기며 열심히 공부에 매진한다. 그간 살아오며 그토록 치열하게 공부에 임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졸업 후 좀 더 넓고 깊은 배움을 원하며 유학을 열망하다, 같은 학과 캠퍼스 커플로 지내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여 그와 함께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여성에게 가혹한 한국 사회에서 결혼 생각은 없었던 저자였으나, 유학자금을 따로 주지 못하니 결혼자금으로 대신하라는 어머니의 Deal에 응한 결과였다.

 

 하지만 유학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당시 정보도 부족했다. 자금이 풍부한 대학의 지원금과 유학자금으로 그럭저럭 경제적으로 궁핍함은 덜어낼 수 있었으나 너무 조건이 열악했다. 더 좋은 대학교에서 공부하길 열망한 남편을 따라 텍사스주립대에서 미네소타대학교로 자리를 옮기자 장학금이 나오지 않아 생활비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거기다 저자는 아이를 임신한 채 베이비시터 일을 하면서 바로 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시험까지 앞두게 되었다. 장녀를 출산한 뒤 살림·육아·공부를 병행하던 저자는 첫번째 시험에서 떨어지고 만다. 이로 인한 충격이 커 극단적인 생각까지 품게 되었고, 저자의 상태를 알게된 그녀의 남편은 서울행 비행기를 타고 고국에 아이를 맡기고 돌아온다. 아이에 대한 죄책감에 무척이나 시달렸으나, 그럴 수록 반드시 빨리 합격해 아이를 다시 품으리란 결심을 다지며 더 독기있게 공부하였다. 결국 시험에 통과하여 박사학위 과정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연이어 경제적 문제의 타개를 위해 -학기가 없는 방학에 감자로 주린 배를 채웠지만- 학기 중에는 Teaching Assistant로 일을 하며 공부를 계속해나갔다. 

 

 재정학과 국제경제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저자는, 언어의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동시에 여태껏 다른 교육방식에 적응해나가며 자신의 선택을 뒤돌아볼 겨를 없이 열심히 공부에 매달렸다. 다시 아이를 데려온 뒤 조교생활·수강·논문작성·육아로 날마다 전투를 치렀다던 저자는, 8년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취업의 문턱은 너무 높았다. 같은 스펙을 가졌어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며 번번이 거절을 당하게 된 것이다. 선·후배, 동기들보다 뒤쳐지는 것을 목도하며, 상대적 박탈감과 차별감을 절실히 느낀 저자는, 첫발은 힘겨운 시간강사 생활로 버텨내며 꾸준히 문을 두드렸다. 그 때마다 온갖 실패의 경험을 맛보며 자신을 거부한 회사들의 리스트를 만들어보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다 강사생활을 하던 학교를 통해 하나은행 부속 경제연구소를 시작으로 본격적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이후 한국경제연구원을 거쳐 국회예산정책처 1급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겨 신설된 조직을 안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고, 다시 대학 강단에 정식 교수로 부임하여 학생들을 가르치다 통계청장으로 발탁되기에 이른다.

 

 짧게 압축된 내용이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말과 글로 옮기지 못할 경험과 사연이 있고, 정열적인 노력과 힘겨운 분투기가 녹아 있다.

 

 책은 이러한 저자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이에 근거하여 깨달은 것과 그 밖에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공유하려 하고있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가 '경험의 인센티브'를 나누고 싶은 바람의 산물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들려주는 메시지는 많으나, 여기에서 다 소개하는 것은 지양하고자 한다.

 메시지 자체 보다, 그러한 메시지 중 일부에 내 마음이 조응하여 나온 생각과 느낌들이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간략히 언급하겠다(필요에 따라 발췌는 하나, 단 한번으로 그치겠다).

 

 ① 우선 '공부의 왕도'는 없으나, 치열하게 공부하는 과정이 없다면 자신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적어도 그 공부를 통하여 직접 일어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② 다음으로,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자리만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참 행운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자본주의는 경쟁체제이며, 이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대개 남도 원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자리는 한정되어 있기에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 좌절하기보다,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 밀물이 들어와 내 배를 띄워 저 바다로 출정할 수 있을 것이다. 

 

 ③ 또 약점이라 생각한 것은 실제 약점이 아니라 특성에 불과하며, -시대상, 한 사회에서 그 특성이 낮게 평가받아 받는 불이익이 있을 수 있겠으나 시간이 지나면- 그 특성을 잘 살려 오히려 자신의 강점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포지셔닝을 잘 하라.

 

 ④ 수많은 인적 네트워크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 네게 많은 도움과 기회, 어려움을 극복할 힘이 되어줄 것이다. 그렇기에 친화력을 쌓는 것은 사회적 성공이 아니더라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⑤ 대인 관계에 있어 같이 한 자리에서 돈을 아끼는 것은 어리석다. 

 "사실 알고 보면 돈으로 때우는 게 제일 싸게 때우는 거다.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허다하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라면 돈으로 사는 게 좋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돈으로 쩨쩨하게 구는 것보다 돈으로 관계를 움직일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편이 낫다."

 

 저자는 무수한 실패와 성공의 파도 속에서 자신을 단련해나가며 직업인으로서 최선을 다하여 살아왔다. 그와 함께 가정내 살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치열한 삶을 보냈다.

 어떤 경우에는 도전적으로 응전하여 열심히 일을 치러냈지만, 어떤 경우에는 어느 정도 내려놓거나 다른 방향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거나 채울 줄도 알았다.

 그런 경험의 고개를 넘고 넘어와, 인생의 초로에 서기 직전 문턱(1956년생)에서 저자가 지난 길을 되돌아보며 들려주는 이야기와 지혜를한번쯤이라도 -강의를 수강하는 자세로- 귀담아 듣고 참고하거나, 힐링받을 수 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문화충전 200%(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될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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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된 망각 - 살기 위해, 뇌는 낙관주의를 선택한다
탈리 샤롯 지음, 김미선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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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장은, 먼저 사례나 설문을 소개하거나 가정한 뒤, 관련된 심리학 이론이나 연구를 설명한다. 

 

 제1장은 시·공간적 착각, 내성 착각(스스로 자신의 정신 상태 근저의 과정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데서 발생하는 착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이러한 인지적 착각은 우리 중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낙관 편향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사진 설명 : 유명한 실험이다. 그림 1을 보라. 분명히 A와 B가 다르다. 하지만,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둘의 명암비는 비슷하다)

 

(그림 설명 : 왼쪽이 A, 오른쪽이 B를 확대한 것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기둥에 드리워진 그림자 아래에 있는 저 B면은 

백색에 가깝지 않고 위와 같이 검은색에 가깝다. 

이 실험을 잘 알고 있던 이 그림이 주는 착시만은 인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B면만 따로 떼내어 위와 같이 A와 비교해봤다.

그래도 혹시나 따로 떼어내면서 클립보드에 복사하는 과정에 색의 변형이 일어난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따로 떼어낸 B면을, 그림 1의 B면에 다시 붙여넣기를 해봤다. 

그 결과, 복사할 때 색의 변형은 일어나지 않음을 알았다. 그대로였던 것이다.

하지만, 분명 A와 B에 있어서 명암이 아닌 색의 차이는 존재한다. 

A가 더 붉은끼가 돈다. 완전히 같은 색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명암비는 비슷하다. 오히려, B쪽이 더 짙은 듯 하다.)

  

 제2장은 생각만으로 다른 시간이나 공간을 떠올릴 수 있는 능력, 즉 '정신적 시간 여행'을 가능케하는 능력과 해마의 연관성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인간의 의식적 전망 능력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이 바로 낙관의 기초 능력임을 말한다.


 제3장은 자기충족적 예언 현상을 분석하며,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의 차이를 설명한다. 주1)


 제4장은 자신과 세상을 각기 바라보는 낙관과 비관의 안경이 달라지는 것을 살피면서, 사회가 위기에 처하면 평소와 달리 그러한 관점이 바뀔 수도 있음을 설명한다.

 

 제5장은 부, 자녀양육, 결혼(사회에서 회자되고 또 자신에게 내면화된 행복의 요인들)과 주관적 행복감(실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의 실제상 괴리를 들여다본다. -'초점두기 착각'이 한 요인이다.

 우리 뇌는 실제와의 관련성이 없더라도 그러한 것들에 대한 기대가 충족될 때,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우리 뇌의 작동법(낙관 편향)은 -실제로는 위험과 문제 역시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을 미래이건만,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을 왜곡시켜 낙관함으로써-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미래를 향해 손을 뻗을 수 있는 원동력임을 이야기한다.

 

 제6장은 '낙관적 설명 유형'과 '비관적 설명 유형'을 비교하며, 각각의 요인을 -생물학적·유전학적 요인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제7장은 '기대 가치'와 '공포 비용'을 중심으로 낙관과 비관의 차이를 설명한다.

 

 제8장은 선택을 앞둔 상태에서 각각의 선택지에 대해 예측한 것과 선택 후 이를 재평가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이와 관련된 인지부조화 이론과 자기지각 이론 등을 잠시 설명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한 뒤 그것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의문·후회·자기 비판에 발목잡히기보다, 이미 선택한 것에 더 전념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즉, 선택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사고패턴을 극복하기 위한 뇌의 무의식적 작동인 것이다.

 

 제8장은 폭발적인 감정과 결부된 기억의 정확성에 대하여 가지는 우리의 자신감이 근거가 없을 뿐더러 별로 믿을만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사례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과거의 경험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생각과 행동의 길잡이"로 기억이 가지는 유용성을 잘 살린다면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서도 교훈을 얻고 미래에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 낙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제9장에서는 편향된 지각과 인지부조화를 이야기하며, 이의 순기능적 측면을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제10장에서는 마지막으로 낙관주의의 문제를 검토하면서, 현실을 바탕으로 한 적정한 낙관주의야말로 유용함을 보여준다. 

 

 책의 전반적 내용은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에 대하여서는 낙관적인 경향이 높으며, 이러한 낙관편향 또는 긍정적 착각은 생의 본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를 에필로그에서 집약적으로 설명하며 끝을 맺는다.

 


 인간은 여러가지 인지적 착각이나 편향 맹점에 빠져 산다. 그러나 이런 인지적 착각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는 것조차도 믿지 못하는 선택맹맹(choice blindness blindness, 선택에 있어 맹점에 빠질 수 있는 선택맹임을 믿지 않는 현상 또는 그러한 유형의 사람)으로 살아간다.

 그럼에도 놀랍게도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의 착각이나 맹점을 잘 짚어내는 편이다. 게임에 몰두한 플레이어는 너무도 당연한 악수를 제대로 살피지 못함에 비해, 훈수두는 이는 즉각적으로 잘 짚어낸다. 실제 플레이어보다 게임실력이 부족한 사람조차도 그렇다. 

 

 이러한 이중적 행태는 낙관편향에서도 쉽게 일어난다. 

 나의 미래는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타인의 미래는 매우 냉철하고도 현실적으로 분석한다.

 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서는 감정, 동기, 과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남에 대해서는 행동과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내적 편향과 모순(이중잣대)은 사람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책에서 언급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사람들은 어떤 면이든 자신은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외모, 능력, 미래에서 성공가능한 확률… 각각의 경우에 있어서 자신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물론 일부의 경우에 있어서는 예외적으로 자신에 대한 평가가 박할 수 있겠으나, -우울증에 빠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복권을 구입하고, 경쟁률이 심한 시험에 도전하고, '자뻑'이나 '허세'에 빠져드는 것이다. 십중 팔구는 3년이내에 문을 닫는다는 창업에 도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할 게 없더라도 본전도 찾지 못하고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가게 영업을 왜하려드는 것일까? 통계가 저와 같이 냉정하게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데도 굳이 수고와 과다한 지출(심지어 대출을 받아가며)을 무릅써가며 말이다. 주식, 전문 도박, 이벤트 응모 등 많은 경우에서도 이러한 면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이러한 주관과 달리, 매번 각기의 경쟁과 평가에 있어 객관적으로 줄을 세워보면 어떨까? 자신의 생각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학교 성적이나 시험결과가 그러하지 않던가.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떠올리면서 나의 낙관 편향을 되돌아 보았다. 

 사실 나 역시 낙관 편향에 근거하여, 그러한 착각이나 편향된 경향성에 있어 나만은 예외라고 보았다(선택맹맹과 흡사하다). 그것도 아주 가끔 발현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일반화시켜가면서 말이다. 예컨대, 어떤 면에서 난 솔직히 남들에 비해 많이 모자라다고 본다는 것. 하지만, 고백하건대 상당수의 경우 나 역시 평균 이상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낀 이러한 색안경은 인간의 본능적 양태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한편으로는 '그러니까 나도 인간이다'라는 멍청한 자위에 빠져들었다. 인간의 의식이 무의식의 정신과정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고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들, 당장 내 삶에 있어 그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제부터 나는 좀 달라져야겠다. 남들보다 더 냉정하고 현실적인 내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낀 색안경을 다시 한번 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비관주의로 눈을 돌린 것이 아니다. 내 인지 오류와 자기 편향성을 받아들여, 나의 사고(思考)상에서 매번 가동되는 점검장치(메타인지)에 이를 삽입·반영해넣었다는 것이다.

 지금 마음에 당장 떠오르는 제1의 심리를 고백하자면, 아무리 해도 난, 내일의 내 삶을 위해서 '적절한 낙관주의'의 안경만큼은 버리지는 못할 것 같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책좋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기에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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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리의 법칙 - 내 안에 숨겨진 최대치의 힘을 찾는 법
로버트 그린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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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마스터리(mastery)는 '주변 세계와 타인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온전히 장악하며 자유자재로 다스리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 '마스터리에 이르는 과정을 총 6장에 걸쳐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간단하게 나온 목차를 보면 대략적으로 이를 알 수 있다.

 

 1단계는 자신의 적성과 욕구,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인생의 과업의 발견이다.

 2·3단계는 마스터리에 이르기 위한 수련과정이다. 이 때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의 훌륭한 스승에게서 배우는 것은, 보더 더 능률을 높여 전문가의 경지에 좀 더 효율적으로 올라서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스승은 쉬운 지름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아니다). 

 4단계는 -로버트 그린의 장점이 부각되는 부분으로- 마스터리에 이르는 동안 행위주체를 가로막는 온갖 방해와 계략에 정치적으로 현명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익히고 구사하는 것이다.

 5단계는 다차원적 정신을 일깨워 창의성을 발현 및 숙련시키는 단계다.

 6단계는 직관과 이성을 자동차의 양쪽 바퀴처럼 움직여나가며 진전하는, 마스터리의 내면화다.

 

 간단하지 않은가?

 축약하면, 적성발견 → 수련 → 대인적 갈등 해결 → 창조 → 마스터리(고차원적인 직관과 이성을 겸비한 천재적 지성을 갖추고, 이를 자유자재로 발현시킬 수 있는 수준), 그게 마스터리에 이르는 과정의 전부라 할 수 있다.

 

 책은 위와 같은 내용을 여러 위인들의 사례를 소개하며(같은 내용이 반복되기도 한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조언과 유의사항을 설명해나간다. 책의 가장 뒷부분에 게시한 69가지 참고문헌을,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잘 응축시킨 듯 하다. 마치 책에 나온 다윈의 사례처럼, 여기저기에 놓여져 있었던 참고문헌을 탐독해 나가는 동안 자기계발에 관한 힌트와 영감을 얻게 된 것 같다. 그리하여 이를 치밀하게 분석한 뒤 상세하게 잘 정리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각장의 말미에서는 해당 단계에 있어 저자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가정하여 짧게 재반박을 하는 형식으로 마무리하는 부분도 이채롭다.

 

 구성은 평이하나, 세부내용이 무척 알차다. 

 사실 이 주제는 별다를 게 없다. 그리고 자기계발 서적을 여러 권 탐독한 이들은 대략적으로 잘 알고 있을 내용이다. 각 단계별로, 그에 관하여 상세한 정보와 조언을 담아놓은 수많은 책이 출간되어 있다. 저자가 '마스터리'라고 부르는 것은 새로운 개념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집어들게 되는 것은, 이 책이 주는 독특한 매력때문일 것이다.

 로버트 그린만의 실용적인 혜안과 풍부한 분석, 그리고 현명한 대안이 잘 어우러져 정리되어 있다. 그렇기에 읽어가면서 상당히 공감하거나 감탄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모차르트의 사례처럼 과감하고 당찬 결단을 주문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의지가 충만해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저자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상세한 메뉴얼같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처음에 한번 일독한 후, 책꽂이의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서 각 단계별로 이행해나가는 동안 틈틈이, 또는 막히거나 괴로울 때마다 다시 꺼내어 자주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만큼. 이 책 한권에 '마스터리'에 이르기까지 챙겨볼 것들이 다 녹아있고, 일일이 주석이 붙어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겠다.

 

 나는 보편적인 인간이 가진 고유하고도 무한한 능력을 신뢰하는 편이다. 인간이라면 발현된 그의 개성과 더불어 그의 개인적 표지 중 하나인 특별한 능력이 잠재되어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런 관점은 저자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① 다차원적 정신, ② 고양된 이성과 번뜩이는 직관의 조화로운 발현과 체득, ③ 우주나 지구 나이에 비해 극히 짧은 인간의 생을 생각해볼 때, 바닥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거인의 어깨위에서(뉴턴의 명언이기도 하다) 시작하는 것이 절대적이라 할만큼 효용성과 필요성을 가진다는 것 - 이를 두고 혹자는 아무리 뛰어난 수학적 천재라 하더라도 산이나 무인도에 들어가 혼자 생활하면서 연구와 고심 끝에 미적분을 발견하여 세상에 나온다한들 늦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사례화하여 말하기도 하던 것이 생각난다- ④ 대인관계에 있어 불필요한 마찰과 씨름에 유연하고도 민감하게, 그러면서도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개인의 정치적 능력 등은 평소 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매우 공감하며 읽게 된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위 ①, ②는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사례를 통해 마치 우리가 대신 거장들의 삶을 겪은 듯 간접적으로라도 비교적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사례에 뒤이어 나오는 저자의 분석을 통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나 시사점을 추상화시켜 저장해두어 차후에 잘 응용하여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자신감도 생겼다. 놓치기 쉬운 면, 모르고 지나쳤을 법한 면 등 입체화된 조언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이리저리 알려주는 저자의 예리하고도 섬세한 안내는 이 책이 주는 묘미 중 하나일 것이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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