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된 망각 - 살기 위해, 뇌는 낙관주의를 선택한다
탈리 샤롯 지음, 김미선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1~11장은, 먼저 사례나 설문을 소개하거나 가정한 뒤, 관련된 심리학 이론이나 연구를 설명한다. 

 

 제1장은 시·공간적 착각, 내성 착각(스스로 자신의 정신 상태 근저의 과정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데서 발생하는 착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이러한 인지적 착각은 우리 중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낙관 편향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사진 설명 : 유명한 실험이다. 그림 1을 보라. 분명히 A와 B가 다르다. 하지만,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둘의 명암비는 비슷하다)

 

(그림 설명 : 왼쪽이 A, 오른쪽이 B를 확대한 것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기둥에 드리워진 그림자 아래에 있는 저 B면은 

백색에 가깝지 않고 위와 같이 검은색에 가깝다. 

이 실험을 잘 알고 있던 이 그림이 주는 착시만은 인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B면만 따로 떼내어 위와 같이 A와 비교해봤다.

그래도 혹시나 따로 떼어내면서 클립보드에 복사하는 과정에 색의 변형이 일어난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따로 떼어낸 B면을, 그림 1의 B면에 다시 붙여넣기를 해봤다. 

그 결과, 복사할 때 색의 변형은 일어나지 않음을 알았다. 그대로였던 것이다.

하지만, 분명 A와 B에 있어서 명암이 아닌 색의 차이는 존재한다. 

A가 더 붉은끼가 돈다. 완전히 같은 색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명암비는 비슷하다. 오히려, B쪽이 더 짙은 듯 하다.)

  

 제2장은 생각만으로 다른 시간이나 공간을 떠올릴 수 있는 능력, 즉 '정신적 시간 여행'을 가능케하는 능력과 해마의 연관성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인간의 의식적 전망 능력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이 바로 낙관의 기초 능력임을 말한다.


 제3장은 자기충족적 예언 현상을 분석하며,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의 차이를 설명한다. 주1)


 제4장은 자신과 세상을 각기 바라보는 낙관과 비관의 안경이 달라지는 것을 살피면서, 사회가 위기에 처하면 평소와 달리 그러한 관점이 바뀔 수도 있음을 설명한다.

 

 제5장은 부, 자녀양육, 결혼(사회에서 회자되고 또 자신에게 내면화된 행복의 요인들)과 주관적 행복감(실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의 실제상 괴리를 들여다본다. -'초점두기 착각'이 한 요인이다.

 우리 뇌는 실제와의 관련성이 없더라도 그러한 것들에 대한 기대가 충족될 때,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우리 뇌의 작동법(낙관 편향)은 -실제로는 위험과 문제 역시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을 미래이건만,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을 왜곡시켜 낙관함으로써-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미래를 향해 손을 뻗을 수 있는 원동력임을 이야기한다.

 

 제6장은 '낙관적 설명 유형'과 '비관적 설명 유형'을 비교하며, 각각의 요인을 -생물학적·유전학적 요인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제7장은 '기대 가치'와 '공포 비용'을 중심으로 낙관과 비관의 차이를 설명한다.

 

 제8장은 선택을 앞둔 상태에서 각각의 선택지에 대해 예측한 것과 선택 후 이를 재평가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이와 관련된 인지부조화 이론과 자기지각 이론 등을 잠시 설명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한 뒤 그것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의문·후회·자기 비판에 발목잡히기보다, 이미 선택한 것에 더 전념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즉, 선택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사고패턴을 극복하기 위한 뇌의 무의식적 작동인 것이다.

 

 제8장은 폭발적인 감정과 결부된 기억의 정확성에 대하여 가지는 우리의 자신감이 근거가 없을 뿐더러 별로 믿을만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사례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과거의 경험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생각과 행동의 길잡이"로 기억이 가지는 유용성을 잘 살린다면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서도 교훈을 얻고 미래에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 낙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제9장에서는 편향된 지각과 인지부조화를 이야기하며, 이의 순기능적 측면을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제10장에서는 마지막으로 낙관주의의 문제를 검토하면서, 현실을 바탕으로 한 적정한 낙관주의야말로 유용함을 보여준다. 

 

 책의 전반적 내용은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에 대하여서는 낙관적인 경향이 높으며, 이러한 낙관편향 또는 긍정적 착각은 생의 본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를 에필로그에서 집약적으로 설명하며 끝을 맺는다.

 


 인간은 여러가지 인지적 착각이나 편향 맹점에 빠져 산다. 그러나 이런 인지적 착각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는 것조차도 믿지 못하는 선택맹맹(choice blindness blindness, 선택에 있어 맹점에 빠질 수 있는 선택맹임을 믿지 않는 현상 또는 그러한 유형의 사람)으로 살아간다.

 그럼에도 놀랍게도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의 착각이나 맹점을 잘 짚어내는 편이다. 게임에 몰두한 플레이어는 너무도 당연한 악수를 제대로 살피지 못함에 비해, 훈수두는 이는 즉각적으로 잘 짚어낸다. 실제 플레이어보다 게임실력이 부족한 사람조차도 그렇다. 

 

 이러한 이중적 행태는 낙관편향에서도 쉽게 일어난다. 

 나의 미래는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타인의 미래는 매우 냉철하고도 현실적으로 분석한다.

 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서는 감정, 동기, 과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남에 대해서는 행동과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내적 편향과 모순(이중잣대)은 사람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책에서 언급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사람들은 어떤 면이든 자신은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외모, 능력, 미래에서 성공가능한 확률… 각각의 경우에 있어서 자신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물론 일부의 경우에 있어서는 예외적으로 자신에 대한 평가가 박할 수 있겠으나, -우울증에 빠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복권을 구입하고, 경쟁률이 심한 시험에 도전하고, '자뻑'이나 '허세'에 빠져드는 것이다. 십중 팔구는 3년이내에 문을 닫는다는 창업에 도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할 게 없더라도 본전도 찾지 못하고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가게 영업을 왜하려드는 것일까? 통계가 저와 같이 냉정하게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데도 굳이 수고와 과다한 지출(심지어 대출을 받아가며)을 무릅써가며 말이다. 주식, 전문 도박, 이벤트 응모 등 많은 경우에서도 이러한 면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이러한 주관과 달리, 매번 각기의 경쟁과 평가에 있어 객관적으로 줄을 세워보면 어떨까? 자신의 생각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학교 성적이나 시험결과가 그러하지 않던가.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떠올리면서 나의 낙관 편향을 되돌아 보았다. 

 사실 나 역시 낙관 편향에 근거하여, 그러한 착각이나 편향된 경향성에 있어 나만은 예외라고 보았다(선택맹맹과 흡사하다). 그것도 아주 가끔 발현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일반화시켜가면서 말이다. 예컨대, 어떤 면에서 난 솔직히 남들에 비해 많이 모자라다고 본다는 것. 하지만, 고백하건대 상당수의 경우 나 역시 평균 이상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낀 이러한 색안경은 인간의 본능적 양태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한편으로는 '그러니까 나도 인간이다'라는 멍청한 자위에 빠져들었다. 인간의 의식이 무의식의 정신과정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고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들, 당장 내 삶에 있어 그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제부터 나는 좀 달라져야겠다. 남들보다 더 냉정하고 현실적인 내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낀 색안경을 다시 한번 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비관주의로 눈을 돌린 것이 아니다. 내 인지 오류와 자기 편향성을 받아들여, 나의 사고(思考)상에서 매번 가동되는 점검장치(메타인지)에 이를 삽입·반영해넣었다는 것이다.

 지금 마음에 당장 떠오르는 제1의 심리를 고백하자면, 아무리 해도 난, 내일의 내 삶을 위해서 '적절한 낙관주의'의 안경만큼은 버리지는 못할 것 같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책좋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기에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