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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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고사성어나 고담준론에 불과하게 될 고전들을 현대의 맥락에서 재해석하여 의미를 되살리는 저자만의 독특한 관점이 뛰어나다. 그리고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서 해설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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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관리도 전략이다 - 행복+성공을 창조하는 단순한 공식
칩 콘리 지음, 이일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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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잘나가는 CEO이자, TED 등으로 더욱 더 잘 알려진 강연자다.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듯한 그에게 어느날 전방위적 시련이 찾아든다. "엎치고 덮친" 불행, 그로 인한 정신적 위기상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감정 조절의 공식을 찾아낸다. 그 중 일부가 여기에서 소개되고 있다.

 

 저자는 "이 사소한 공식"을 등대로 삼아 "특별히 힘든 날이면 이 공식을 조용히 읊조리며 고통에 사로잡히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배워야 할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달랬다."고 한다. 그리고 주변 및 회사 사람들에게 이를 소개하였다. 그들의 빗발친 요구에 화답하듯, 이에 대한 강연을 해나가면서 공식을 더 만들어낸 듯 하다. 


 '감정 공식(Emotional Equation)'이라 하지만, 사실, "행복과 성공뿐 아니라 통찰력과 균형감각을 배양"하기 위한 "삶의 공식"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인 바, 저자가 말하듯 "감정 = 삶"이기에 이렇게 읽어도 무리가 없다. 특히, Part.3~5에서 소개되고 있는 공식 대부분은 감정 덩어리들, 그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그냥 "공식"이라고 하거나, "삶의 공식"이라고 표기하겠다.

 

 그럼, 인간의 삶에서 찾아드는 부정적 감정 중 책에서 소개해놓은 5가지에 대한 공식을 살펴보자.

 


 ① 절망 = 고통 - 의미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고통에 집착하지 말고, 의미를 만들어 나가야 함을 일러준다.

 

 ② 실망 = 기대 - 현실

 

 이 말은 이렇게 해석하면 좋을 것이다. "결과에 영향을 주려고 노력하는 동안에는 낙관적으로 사고하되, 결과가 일단 우리 손을 떠난 다음에는 기대 수준을 떨어뜨려 혹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때에 대비"(p.61)하라고. 동양에는 이와 관련한 말이 있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③ 후회 = 실망 + 책임감

 

 지난 날의 선택의 결과에 대해 실망이 늘어날수록, 또 책임감이 강해 자책이 심한 사람일 수록 후회가 많은 법이다. 사실 지나고 보면, 대개의 후회는 어떤 것을 해서 일어난 실수보다는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이 더 큰 법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후회를 교훈으로 삼"고, 모든 것에서 항상 "최대치를 뽑아내려고 하지 말고, 만족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④ 질투 = 불신 / 자존감

 부러움 = (교만 + 허영) / 친절

 

 배우자와 관계에 있어 신뢰감이 적을 수록, 또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낮을 수록 질투가 심한 법이다. 

 반대로, 자아의 상(像)이 부풀려질수록 교만이나 허영심이 과대해진다. 이는 부러움("그가 소유한 것에 대한 욕망")을 증대시키며, 곧잘 이러한 감정은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나 원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러한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질투는 적절한 자존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자신의 배우자에 대해 잘 알면서 또 비교적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을 지인들을 찾아 충분히 대화를 하면서 여러모로 생각해본다. 그렇게 한 뒤에도 배우자가 미덥지 못한 인물이라면 헤어지는 것이 좋다. 

 부러움은 감정이입을 통해 "이기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타인의 기쁨을 (내 기쁨인양) 이해하는" 것과, '나도 잘해야지'하며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겠다. - 저자는 이러한 것들을 '친절'이라는 단어에 응축해 놓았다.

 

 ⑤ 불안 = 불확실성 × 무력감

 "우리는 다가오는 위험은 과대평가하지만 그에 대한 우리의 대처 능력은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p.108) 이러한 경향성은, 그 위험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할 수록, 또 그것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일 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불안요소들을 하나씩 판별해보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저자는 이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창안했다고 한다. 이의 작성법은 이렇다. 네개의 줄을 긋고, "첫째 줄은 '아는 것', 둘째 줄은 '모르는 것', 셋째 줄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넷째 줄은 '통제가 되지 않는 것'"들로 채워나가는 것이다. 종이 위에 이렇게 써보면 "자신이 얼마나 큰 확실성과 영향력을 갖고 있었는지 스스로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밖에 걱정만 실컷할 시간을 따로 가져보거나, 양 극단을 생각해보는 것(부정적으로 또 긍정적으로) 등을 조언해준다. 하지만 저자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잘먹고 잘자고 운동을 열심히 하라. 그리고 천천히 심호흡하면서 생각을 정지하며 휴식을 취해보라'는 것이다. 

 

 내가 이 서평에서 책 내용을 개략적으로 요약하는 것은 딱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대로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감정을 관리하고 조절할 수 있는 인생 전반의 공식에 가까운 것들이 많다. 이는 책을 보는 것이 좋겠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인생 공식은, 여느 자기계발서에 나온 것들의 재탕같은 느낌도 들지만, 이런 식의 접근법도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또 다른 시각에서 얻는 것도 꽤 쏠쏠했다. 무엇보다, 삶의 지혜, 또 자신에게 다가오는 특별한 메시지의 의미를 공식으로 가공하여 외워두면 즉각 써먹기 쉬우니 좋지 아니한가. - 그런 류의 서적들을 지겹도록 보아온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각각의 공식을 집약적으로 해설해고 해법을 제시하는 "공식 들여다보기"만이라도 보는 것도 좋으리라.

 

 이 책에 소개된 공식들은 앞서 말했다시피, 대개 매우 간단하다. 하지만 그 도출과정이 예사롭지가 않다. 오랜 시간 누적된 저자의 지적 결과물의 응집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저자가 나름의 공식을 만들기 위해 근거로 삼은 것들은 지적(知的)으로 탄탄하다. 

 

 

 한편, 각 공식들은 저자의 사유가공물이다. 그런 면에서 개별적으로 또는 총체적으로 이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도 많으리라. 그러면 자신만의 공식을 만들면 된다. 저자도 책의 끝에 이렇게 말한다.  "자신만의 감정 공식을 만들"라. 각자가 자기 자신의 "감정의 수학자"가 되라.

 물론 이는 책을 처음 집어들 때 여느 독자들도 예상한 바겠지만. 저자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소개해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타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좋은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본다. 



 "물론, 인생의 신비를 풀어내는 완벽한 공식이나 계산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세계와 감정은 관계로 가득 차 있고, 이 책의 주제도 바로 그것이다. 감정들은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이용해야 나 자신, 나의 목적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p.18~19)

 

 삶의 모든 것을 배우는 과정에서, 배움의 결과물들을 즉각적인 적용이 가능하게 가공해놓는 것,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아마 '인생 공식' 창안과 활용이 아닐까한다. 그러한 '전략', 또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지혜'는, 행복의 탄력성을 강화하고 불행에 대한 면역력을 증가시켜 우리가 종종 빠져들 불행의 수렁과 고난, 역경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큰 힘이 되리라고 본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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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의 앵그리 경제학 - 우리를 화나게 하는 26가지 경제 이야기
김원장 지음 / 해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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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인문 · 사회과학중에 성인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아마 경제학일 것이다. 경제학의 곁가지를 적당히 요리해서 내놓는 수많은 재테크 서적 따위를 포함한다면 말이다. 자본주의의 혈맥이랄 수 있는 '돈'의 위력이 나날이 높아질 수록 많은 사람들이 이를 많이 거머쥐기 위해서 경제학을 알게모르게 배우게 된다. 그런 경제학은, 원래 그의 일부랄 수 있던 수학 외에도 여러가지 학문과 융합하여 나날이 발전하며 첨단을 달리고 있다. 1968년 이래 노벨 경제학상이 제정되어 해마다 경제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의 명단과 혁혁한 공로가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이미 경제학은 구름을 뚫고 올라간 모양새다. 가히 경제학의 시대다.

 

 그런데 경제학이 왜 우리는 풍요롭지 않을까? 왜 행복하지 않을까? 과연 경제가 발전한 것이라 볼 수 있을까?

 오늘날 대중에게 많은 의문을 품게 만드는 질문에 대한 일부 해답이 여기 이 책에 있다. 경제학을 도구로 하여, 우리를 착취하거나 기만하며 이득을 취하는 이들의 실체와 속임수를 밝히는 책, 《김원장 기자의 앵그리 경제학》이다. 

 

 이 책의 구성은 이렇다. 잠시 저자의 말을 빌려본다.

 "1장에서는 우리를 속이는 시장의 속성을 알아보고, 우리가 시장에 속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짚어"본다. 여기서는 "착각의 이유들을 공부"하게 된다. "2장에서는 정부의 거짓말을 찾아"본다. 3장에서는 "금융기업들의 반칙을 짚어"본다. 4장에서는 "승자독식의 시대"에 거대자본의 탐욕이 불러일으킨 사회적 위기와 문제를 파헤쳐본다. 그리고 부록인 "경제학자와 그 이론"에서는 경제학에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들 -마르크스, 케인즈, 하이에크와 프리드먼- 을 간단히 살펴본다.

 여기서는 1~3장에 대해서만 좀 더 상세히 언급한다. 4장은 경제문제를 심화시키는 주체와 이를 돕고 있는 세력의 만행들을, 요즘 빈부격차의 확대와 관련하여 다수가 관심을 가지는 이슈별로 살펴보는 것이다.

 

 1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고전경제학의 전제인 '합리적 인간'과 '(자유방임아래) 효율적 시장'의 허구성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시장참여자의 '합리적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살펴본다.

 ▶ 엉터리 전문가들

 ▶ "너무 깊고 복잡"해지는 "인센티브 구조"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가격

 ▶ "'필요한 것'이 거의 채워진 시대, 이제 '원하는 것'을 사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비이성적인 한계효용을" 끊임없이 창출하고 자극하는 기업들

 ▶ "우리가 소유한 어떤 재화의 가치를 우리가 소유하지 않은 재화의 가치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인 '부존 효과'와 "투입된 비용 중 회수되지 않는 비용"인 '매몰비용

 ▶ 자유경쟁을 저해하며 가격구조를 왜곡시키는 '독과점과 담합'

 

 2장에서는 경제 문제와 위기를 심화시키는  정부 주도의 경제관여행위들을 따져본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잘못 해석되거나 의도적으로 조작"되는 통계를 근거로 한 정부의 거짓말과 실체 왜곡

 ▶ GDP 측정법의 문제

 ▶ 시장원리의 근간이 된 '인간의 이기심'을 외면한 정부의 트리클다운-"양동이의 물이 넘쳐야 잔디밭에 물이 공급된다는 이론"- 환상, 그리고 대기업 우선 정책의 실패

 ▶ 정부의 인플레이션 정책이 불러온 문제 : 이로 인해 가장 많은 부담을 지는 것은 결국 서민들. 반면, "돈의 사용법을 잘 알고 있는 투기자본은 천문학적인 이윤을 쓸어"가며 파티중.

 ▶ 전쟁을 비롯한 국방비 증강과 감세정책으로 인하여 빚더미 위에 오른 미국 정부에 고조되는 경제적 위기. 그리고 그것이 중국과 일본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

 ▶ 여러 곳의 유동성 함정을 건너기 위한 '공개시장조작'(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정책이 아닌, 돈을 "찍어 바로 시장에 쏟아 붓는"  것). 그로 인해 늘어난 유동성이 낳은 인플레이션, 결국 그 손해와 고통이 모두 국민에게 전가되는 '인플레이션 TAX'.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면서 경제학은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적들을 들춰내고 있습니다. 용의자는 헤지펀드 같은 투기세력과 무차별적인 규제 완화, 과도하게 발행된 화폐, 시장참여자들의 이기심 등입니다." (p.145)

   

 "정부의 곳간은 국민들의 가계부만큼 인플레이션이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p.165)

 

 3장에서는 수탈에 혈안이 된 돼지, 금융권의 은밀한 속내를 폭로한다.

 ▶ 양의 탈을 쓴 늑대, 은행

 ① 복리예금상품의 함정 : 짧은 불입기간으로 복리의 혜택을 못보는 적금 상품을 미끼로 예금이나 다른 상품을 팔아 치우는 은행의 술수. 그리고 물가상승으로 인해 "해마다 … 떨어지는 돈의 가치".

 ② 예대마진을 높이기 위한 술수 : "은행 간 비슷한 대출이자율 유지" 및 담합에 가까운 대출이자 일제 인상, 높은 이자율을 광고하는 예금상품의 복잡한 조건속에 담긴 장삿속, 금리조작, 약탈적 대출

 ▶ 정부가 쥐어든 이자율 상한선 인하 패의 문제

 ▶ 소비를 부추기는 신용카드와 운용책을 이용해 고객을 빚과 연체에 빠뜨린 뒤에도 골수까지 빨아먹는 신용카드사.

 ▶ 든든한 국민연금의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는 부자들과 아웃사이더 저소득층. 그리고 무지한 이들을 끌어모으려 유혹하는 저축성보험의 실체.

 ▶ 투자은행들의 투기성 파생금융상품이 가져온 경제 위기와 천문학적 손실

 

 

 자본주의 사회, 과연 공존이란 있는 것일까? 파편화된 개인은 정부, 기업, 은행, 보험사, 사금융 등 그 어느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 사방은 적이며, 항상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먹잇감으로 삼을 전문적인 준비가 되어있다. 열심히 일한 당신은 떠나질 못한다. 경제의 근간을 떠받치는 서민들의 등 위에서 잔치를 벌이며 달콤한 꿀물로 목욕을 한 뒤 위험과 책임을 떠넘긴 것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도대체 누굴 위한 경제운용장치인지 모른다.

 

 해법은 무얼까. 책에서 언급하는 해법 일부는 이렇다.

 "이제 경제학은 병든 시장에서 사익 추구를 통한 공익 실현 기능을 다시 살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는 개인의 이기심을 추구하면서도 공공의 이익 실현을 추구해야 생존이 가능합니다." (p.69)

 그 밖에 부의 공정한 분배, "생산 과실을 독점하는 계층의 탐욕을 억제할 제도적 장치"의 입법화 등을 말한다.

 아마, 저자는 경제학의 허점과 현실 경제의 이면을 제대로 알고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아직은 요원해 보이긴하다. 하지만, 위기 앞에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하고 불의 앞에 촛불시위도 마다하지 않던 집단정의와 집단지성의 응집력이 언제든 발휘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 도화선이 무엇이 될 지가 문제일 뿐.

 언젠가는 모두가 각기 가진 이기심을 벗어던지고 묘수를 찾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동안 사회 변혁의 고통을 이겨내며 진정한 공생의 행복의 토대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 언젠가는.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티움책방>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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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 조선어학회, 47년간의 말모이 투쟁기
이상각 지음 / 유리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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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9일은 한글날 567돌이었다. 이날이 뜻깊은 것은, 한글날이 다시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어 보낸 첫 날이었기 때문이다. 10월 초는 법정공휴일인 개천절인 10월 3일이 있었다. 한글날인 10월 9일 사이에 일요일이 끼게 마련인데, 이렇게 되면 쉬는 날이 많아 보인다. 정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법정공휴일이 많아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식의 논리를 편 재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글날을 법정공휴일에서 배제했다. 다시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되는 데에는, 한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드높아진 것 뿐만 아니라 한글학계 및 관련 시민단체의 주장과 더불어 경제논리가 고려되었다. 휴일이 많아져야 소비가 늘어난다는 논리였다. 다시 한글날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왠지 찜찜하다.

 

 이렇게 좋은 날을 앞두고,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귀한 책 한권이 출간되었다. 신민육성을 위해 우리 말글을 겨레의 얼 속에서 지워버리려한 일제의 탄압과 박해를 이겨내고, 우리말 사전 편찬을 위해 노력과 희생을 한 분들의 숨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이 중점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바는 우리가 국사 교과서에서 배운 '조선어학회 사건'이다. 

 예전 국사 공부를 할 때에는, 조선어학회 사건은 수많은 독립운동 가운데 곁가지로 생각하며 넘어가곤 했다. 어렸을 때에 이 사건을 수업시간에 간단히 배우면서, 나랏말글을 연구하겠다는 사람들을 박해한 일제에 대해 자유의 억압에 대한 측면에서 미웠던 감정이 많았다. 뭐 그것까지고 그렇게 탄압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랏말글을 지키겠다는 선조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가볍게 취급하고 넘어갔었다. - 생각해보면 일제시대는  얼마되지 않은 일 아닌가. 멀리보면 백여 년전이고 가까이 보면 수십년 전의 일이다. 

 이제와서 되돌아보면, 제도권 교육하에서 점수용으로 가공된 지식을 단순섭취한 무지였기에 부끄럽다. 반면, 그렇게라도 배움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랄 수도 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 때는 기초지식을 배우는 시기였다. 차후 대학에 들어가,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 또는 사회에 나가 일을 하면서 필요한 것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연구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시기였던 것이다. 물론 배움은 대학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대학에서 쌓은 전문지식, 지적 능력과 교양을 바탕으로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에 그치지 않고 많은 것을 깊고 넓게 섭렵해나가는 것이 대학 후의 인생이다. 

 

 잡설이 길었는데, 그렇게 단편적으로 배우고 지나간 '조선어학회 사건'의 전면을 이 책을 통해 낱낱이 살펴볼 수 있었다. 그 사건의 전중후의 사회적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이해하기 더욱 쉬웠다.

 우선 흐름상 '조선어학회 사건'의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조악하게 언급하자면 지식인 계층이 한글에 대해 가진 당대의 인식, 맞춤법 통일에 대한 우여곡절과 치열한 논쟁, 교육정책을 통해 조선어를 말살시키려 한 일본, 조선어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교육 이외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다바쳐 말모이 사업을 이끌던 주시경 선생의 안타까운 귀천, 그 혼을 받들어 조선어 교육과 사전 편찬을 위해 노력한 제자들의 고군분투, "종교를 넘어 민족 이념으로 승화된 대종교 사상"과 독립군의 무력 항쟁, 지식인들의 조선어 어문 연구, 기독교 선교사들의 한글 보급, 사회 각계에서 벌이던 문맹퇴지 및 한글보급 운동, 한글학자들의 조선어 강습회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조선어학회 사건'의 본격적 진행단계에 있던 이야기는 '정태진의 억지 자백과 영생여학교 사건', 일제의 조선어학회 회원 체포와 고문이 동원된 심문 과정, 그들에 대한 일제의 창씨개명 요구, 모진 수감생활, 광복의 해인 1945년 초에 내려진 유죄판결이다.

 이후의 이야기는 해방후 우리 말글 되살리기에 힘쓴 조선어학회 회원들과 무지한 정치가에 의해 일어난 한글 파동(한글 간소화 정책과 이에 대한 한글학자와 각계각층의 반대 표명)이다.

 

 책을 읽으며 든 여러가지 -곁가지와 같은- 생각 중 일부만 기술해본다.

 우선, 교육을 통해 일제가 한글을 조선인들의 의식속에서 밀어내려고 한 것을 통해 국사 교육을 저만치로 밀어낸 요즘의 위정자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교육정책만으로 일반 대중의 정신을 뒤바꿀 수 있음을 보며 괜히 '교육정책'이 '백년대계'가 아님을 실감했다.

 둘째, 맞춤법 통일의 과정에서 전개된 치열한 논쟁, 한글 파동을 보면서, 한글 맞춤법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었다. 한글 맞춤법하면 내심 한편에서는 왠지 정신적 규제와 같이 느껴진 면도 있었으나, 그런 생각은 매우 협소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셋째, 책소개에 나온대로 조선어학회 사건은 피와 땀방울이 스며든 언어독립'투쟁'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모진 고문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불굴의 정신으로 우리말글을 지켜낸 훌륭한 선조들이 자랑스러웠다.

 넷째,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세계에 자랑할 우리글, 알기 좋고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우리글, 오늘부터라도 가갸거겨를 시작합시다."  (p.149, 1928년 '글장님 없애기 운동'을 이끌던 동아일보에 실린 글)

 

 내가 개인적으로 한글의 위용을 새삼 깨닫게 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이야기하고자한다.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은 외조모님에 관한 이야기다.

 외조모님은 일제시대에 교육을 받은 분이었다. 가끔씩 학교에서 배웠던 일본어 교재의 내용을 줄줄 읊으셨다. 그런 외조모님의 꼼꼼한 성격이 묻어나던 메모에는 항상 맞춤법이 틀린 한글이 씌여져있기가 다반사였다. 그런데 그 글은 맞춤법은 틀렸지만, 딱 발음나는 대로 씌여져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그걸 보고 픽 웃고 말았지만, 돌아보면 참 여기에도 한글의 위대함이 느껴졌다. 발음나는 대로 그대로 받아쓸 수 있고, 이것만 보고도 무엇을 뜻하는 지 알 수 있다는 것... 잠시만이라도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능히 쓸 수 있는 쉬운 글이라는 점, 그리고 말을 그대로 옮겨 쓸 수 있기에 소통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맞춤법을 몰라도- 소통의 효용을 다한다는 장점 등을 생각해볼 때 한글의 위력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같이 미천한 사람도 한글을 쉽게 익혀 남들의 글을 읽으며 정보, 지식, 지혜, 경험을 원하는대로 흡수할 수 있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글을 써서 의견을 표명하거나 생각을 가다듬고, 기억의 확장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타이핑도 편하게 하며 IT기기로 소통을 쉽게 할 수도 있고.

 이런 한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표현을 빌리자면- 단언컨대 축복이다. 

 문맹퇴치에 기여한 위대한 한글의 보급과 전수에 힘쓴 분들에게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물론 큰 공은 세종대왕과, 한글단체 및 학자들께 돌릴 수 있으리라. 

 

 이런 한글을 쓰는동안에는, 언제든 한글을 쓰는 다른 모든 사람과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유대감마저도 그 뿌리는 우리말글을 지켜내고자한 모든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고 본다. 이 나라가 전후 폐허의 위에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 아닐까. 그런 면에서 그 노력의 모든 과정을 소홀히 다루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노력이 어두운 밤하늘에 별같이 반짝이던 그 때, 일제치하의 조선어연구회 사람들의 헌신을 그려낸 이 책이 우리의 품안에 귀중하게 안겨들게 된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책좋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기에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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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두면 골병드는 통증을 의심하라
나효진 지음 / 라이온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통증'은 신체 각 기관에서 두뇌에 보내오는 몸의 이상 신호다. 그럼에도 현대인들 가운데에는 날로 발달하는 의학과 의료기술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통증을 무시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병원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고비용 등)이나 귀찮음, 아니면 시간내기에는 너무 바쁘다는 핑계가 그 이유다. 그러다 병을 키우고 문제가 심각해진 다음에야 부랴부랴 조치를 취한다. 그 때에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비용, 노력이 들어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수준이 아니라 '건강 잃고 죽음의 문턱에 이른다'는 수준이랄까.

 의사들의 수필집에서 종종 통증을 무시하고 피로회복제와 통증완화제로 버티다 말기암이나 장시간 수술을 요하는 병으로 입원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물론, 그 분들의 마음, 생계에 대한 노력, 가족에 대한 헌신 등 병 이외의 구구절절한 사연은 눈물겹거나 존경할만큼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것들이 통증을 무시할 이유는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무한경쟁시대에 통증이야말로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가 말하듯 "성공을 꿈꾸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통증부터 다스리자"(p.5)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재활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마친 저자는, 현대 한국인들의 겪고 있는 대표적 통증의 원인과 대처법을 이 책을 통해 알려준다.

 

 이와 관련해서 1장에서는 자세의 불량함에서 기인한 허리 및 복부 통증과 위장 장애, 목과 어깨 통증, 스트레스나 걱정으로 인한 통증, 만성 통증, 피로와 관련한 통증을 다룬다. 또한 1장 말미에서는 통증의 종류 (p.50 이하) -유해자극성 통증, 혐오성 통증, 좋은 통증를 총론적으로 살펴본다.

 2장에서는 두통, 턱관절 장애, 일자목, 어깨 통증, 손목터널 증후군, 근막통증 증후군, 둥근어깨 증후군, 흉곽출구 증후군을 다룬다.

 3~4장에서는 특정 통증과 관련한 오해, 생활속에서 나타나는 문제 또는 증상에 따른 접근법을 짚어주거나 일러준다.

 5장에서는 여러가지 통증과 관련하여 좀 더 상세한 해결책을 일러준다.

 

 여기서 내가 개인적으로 다른 것에 비해 좀 더 관심이 가던 것 몇가지만 이야기해보겠다. 

 

 "모든 사람이 통증의 종류와 원인을 다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나를 괴롭히는 통증의 원인 정도는 알아야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다." (p.5)

 

 우선 나쁜 자세에서 기인한 통증들이다.

 나 역시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긴 편이다. 휴식을 자주 취하지 않고 고정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있다보니 근육에 피로감이나 불쾌감이 쌓여 삐딱한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지적을 받아 꾸준히 운동을 하고, 한시간에 한번씩 일어나 스트레칭 해주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좋은 자세만이라도 유지하려고 "허리에 힘을 주어 꼿꼿이 세우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때문에 쉽게 피곤해 오히려 독서 효율이 떨어졌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면 "엉덩이부터 날개 뼈 부위까지는 일단 의자 등받이에 살짝 기대어 쉬는 감으로 앉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밖에 "허벅지가 의자에 걸쳐 눌리는 느낌"으로 앉아 있기도 했는데 "나중에 다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만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 발 받침대는 사용하고 있다. "엉덩이 좌판에 한쪽 엉덩이로 기울게 앉"는 습관도 고쳐야하겠다.

 

 

 예전부터 긴장성 두통을 심하게 겪었다. 우선 어깨와 측두엽 쪽이 뻣뻣해지고 뻐근하니 아파온다. 그 다음 통증은 후두엽쪽과 두정엽쪽으로 이어지고, 얼굴 안으로 어떤 액체가 자꾸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한두 시간 그러다 마는 때도 있지만, 아예 몇시간동안 귀 윗부분의 머리 전체가 손오공 머리에 씌워진 금고아가 조여드는 것과 같은 압박 통증이 들었고 지식을 입력할 수가 없었다. 책을 읽으면 이해는 가나, 하나도 머리에 남지 않았다.

 문헌을 찾아보니 긴장성 두통에 가까웠다. 병원에 가서 진찰해보니, 역시 예상대로였다. 곧게 편 상태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두통이었다. 약이든 MRI든 필요없고, 자세를 바르게 하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 당시에는 의사선생님께서 MRI를 찍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하시는데도 부득부득 찍겠다고 우겼다. 하지만 병원 접수대 앞에서 비용을 계산해보니 그걸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그대로 따랐는데, 방사선 피폭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보았을 때 현명한 선택이었던 듯 하다. 참고로, p.103에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온다 : 책의 저자분께 달려가 조언을 들었어도 MRI 촬영은 역시 불필요한 검사라고 했을 듯하다.

 이 책을 읽어보니 더욱 확실해졌다(p.21이하, p.57이하). "의식적으로 목의 자세를 바로 해 그때그때 목의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겠다.

 

 현대인에게 가장 널리 퍼진 질환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에 대한 처방도 인상적이다.

 

 "만약, 통증 치료가 잘 안 되면 자신 속에 있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닌지 살펴보자. 눈을 감고 복식호흡을 하면서 명상을 하다보면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욕심이 원인이라면 자신을 위해 잠깐 마음을 내려놓고 몸을 쉬게 하자. 자신이 어쩔 수 없는 타인이 원인이라면 스트레스 상황을 되도록 피하려고 노력하자.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상황이나 사람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지'하고 심호흡을 해보자. 눈을 감고 숨을 최대한 내쉰 후, 코로 숨을 들이쉬면 교감 신경 대신 부교감 신경이 자극돼 눈앞이 맑아지고 뒷목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30~31)

  

 일반적으로, 건강에 무신경한 사람들보다 건강을 과하게 챙기는 사람들이 더 오래산다는 오해도 많다. 이는, "약간의 이상에도 병원에 달려가는 부자들이, 사소한 증상을 무시하다 큰 병을 얻고서야 병원 문턱을 넘는 빈자들보다 더 돈을 아끼고, 더 오래산다."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후자는 몰라도 전자는 꼭 그렇지는 않다. 나같이 건강염려증에 가까운 사람들, 내 마음에 드는 병명을 얻기 전에는 소위 '닥터 쇼핑'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근심 걱정'이 문제다. 

 

 "별로 심각하지 않은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 분명 병원에서 정밀 검사 후 약간 디스크 탈출증이 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늘 통증에 집중하고 약간 심해지면 큰 병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근심 걱정을 한다. 용하다는 병원을 수소문하고 인터넷을 뒤진다. 그렇게 스스로 마음의 병을 키운다. 객관적인 결과가 심각하지 않다면 통증에 너무 집중하지 말자. 약간의 무관심은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실제 이런 현상을 뒷받침할 만한 연구들은 많다. 통증에만 집중하다 보면 뇌에서 통증을인식하는 기능이 증폭된다. 결과적으로 통증이 악화되고 과장된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통증이 아닌 다른 것에 주의를 돌려주는 것이 좋다." (p.32~33)

 

 이 외에 뭉친 복근으로 인해 자세를 바꾸다보면 갑작스레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증, 자세 불량으로 인한 위장 장애(p.34 이하), 만성피로로 인한 증상(p.46 이하, p.161 이하), 목의 통증과 어깨 통증(p.69 및 p.75 이하, p.182 이하), 무거운 가방을 자주 메고 다니다보니 신경이 눌려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p.95 이하), 앉을 때마다 엉덩이기 배기는 통증(p.119이하)은 내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니만큼 주의깊게 읽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통증의 이유 중 으뜸은 '움직임 부족'일 것이다. 신체 기관 상당부위를 사용하지 않는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5장은 딱 이러한 현대인들에 맞춤 치유법을 제시하고 있다.

 마그네슘 보충, 충분한 수분 공급, 걷기 운동, 앉을 때나 누울 때 자세를 똑바로 하기 등은 일상에서도 약간의 주의와 노력만 들이면 충분히 실행할 수 있는 것인만큼 바로 신경을 쓰고, 습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이 책과 관련하여 드는 두 가지 생각을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전반적으로 교과서처럼 전체 내용을 종합하고, 체계적으로 상세히 분류한 뒤, 흐름을 가지고 일목요연하게 소개하지는 않는 듯 하다. 오히려 의학 칼럼이나 의료 기사로 기고한 것을 모아두어 재편집한 듯한 인상이 강했다. 

 둘째, 항상 그렇듯이 '책 한 권이 전부를 알려주지 못한다.' 이 책은 통증환자에게 《동의보감》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가 한 말을 빌리자면, "좀더 효율적으로 병원을 이용"(p.7)하기 위한 도구적 성격이 강하다. 자신의 통증을 좀 더 정확히 알고, 문제가 깊어지거나 증상이 완화되거나 충분히 나아지지 않을 때면 의사와 충분히 상담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갖추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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