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 - 한국건축의 새로운 타이폴로지 찾기
이상헌 지음 / 효형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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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타이틀과 저자가 말하듯, 건축학 입문서가 아니다. "건축학도와 학계, 실무계, 정부 기관과 언론을 포함하는 건축계 대중에게 우리 건축의 현실을 알리고자" 쓴 책이다.

 이는 건축학도에서 나아가 한국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미국에서 이론과 역사를 공부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저자는 이론적 기반없이 모사와 기술에 그치고 있는 한국 건축 현실에서 회의와 의문을 품고 뒤늦게 유학길에 올랐다고 한다.

 8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저자는 건축 현실의 문제를 현상과 근원부터 마주하게 되었다.

 

 애초 서구에서 발전된 건축은, 학문과 디자인(지적 노동)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지며 현대건축에 이르기까지 이론적 토대에 터잡고 장구한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서양의 건축 개념은 한국에선 낯설었다. '인문학적 개념의 건축'은 없었고, 다분히 기술적 의미가 강했다. 서양의 '건축'개념을 번역, 도입한 뒤 양자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 역시 부족했다. 

 이후 한국은 아직도 건축을 공학이나 기술로 인식하는 현상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서양은 건축이나 건축가를 입체적이고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음과 현격히 대비되는 것이다.

 

 전문성은 사라지고 영역만 남은 채 파편화된 한국 건축은 이제 건설이 건축으로 둔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실 속에서 건축은 법과 제도, 학문분류체계상 둥둥 떠다니며 그 위상이 추락했다. 건축사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의 건축학은 인문학적 가치와 이론보다 유사 과학적 방법론에 의지하는 실증주의적 학풍이 지배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한국에 아직 건축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서구처럼 제도화된 건축이 제대로 정립되지는 않았"고 철학도 없으나 "나름의 방식으로 건축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서 그 수준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보기도 한다.

 

 책의 전체적 얼개는 '① 서구와 우리의 건축 개념 차이 설명 ② 현재 한국의 건축의 여러 위상 분석 ③ 한국에 자생적 건축문화와 그 현실, 그리고 특성'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에필로그에 쓴 것처럼, 책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미처 다 담지 못한 미완성으로 나왔다.

 

 확실히 건축에 문외한인 내가 생각하고 느끼기에도 한국 사회에서 건축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한채 분열되어 있다. 건축설계와 감리, 겉멋과 편의에만 신경쓰는 수요자층, 건설에 참여하는 건설회사와 막노동자들의 시공 - 이게 건축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었다.

 건축학은 이런 현실속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전문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즉, 체계없이 파편화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정체성을 찾지 못한채 점차 더 기이한 건축 현실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 건축사들도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 실력은 하향되어 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건축학을 체계화, 종합 이론적 뒷받침, 전문화하지 못한 것이 건축 문화 및 철학 부재 속에서 돈벌이에 매몰된 건축업의 부실을 불러온다고 본다. 

 매번 사고가 터질때마다 이어지는 부실논란의 근원을 책을 통해 어렴풋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삽질과 기술로 전락한 건축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인문학과 과학, 기술이 융합된 이론적 토대 위에서 심층적으로 체계를 정립해나가는 움직임을 하루 빨리 기대해본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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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던지기 직전 꼭 읽어야 할 상사 후배 동료 내편으로 만드는 51가지 - 관계의 신 전미옥이 알려주는 직위 맞춤형 대인관계 실전편 일잘 시리즈 1
전미옥 지음 / 마일스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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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에서 나오는 친구들 가운데 일이 힘들어 그렇다는 친구는 거의 없다. 요즘 들어 나이탓에 일 자체가 고된게 견디기 힘들다는 친구가 있지만 그 전까지 직장내 인간관계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던 것을 기억한다. - 그렇다고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회사를 나온 것은 아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거나, 힘들어도 괜찮으니 보수나 대우 그 밖에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직장을 찾기 위해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을 때려치고 나와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친구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이, 상사나 동료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었다. 아직까지 직장을 다니고 있는 친구 가운데 후임으로 들어온 녀석때문에 골치아프다는 친구도 있고, 알바생들 관리하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친구도 있긴 하지만, 내 또래의 나이대를 고려하면 대부분은 그렇다.

 근데 여기서 하나 궁금한 게 있다. 아니, 친구들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괴물같은 인간들은 대체 어디서 나온걸까?

 대학때까지 만난 사람들가운데에는 그런 사람을 보긴 힘들었지만, 군대에서는 드물지 않았다. 그 땐 나도 참 신기했다. 어떻게 이런 인간들이 그간 모습을 보이지 않은걸까 하고. 그리고 전역 후 대학에 복학하고나자 군대에 가기 전까지 별로 보이지 않던 그런 괴팍한 인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나 다른 일을 하면서도 종종 보였다.

 세상의 어느 측면이 달리 보이기 시작한 것은 내가 그간 그에 대해 눈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웃긴건, 그런 스트레스 유발자들이 사적으로 친분을 쌓았을 땐 스트레스를 가져다 줄 사람들도 아니라는 점에 있다. 유독 경제생활이나 특정 목적을 위한 조직생활을 하며 같이 일을 하게 되면서 그들은 이상하게 변한다. 물론 나도 그렇다.

 왜 그럴까?

 

 이 책은 그에 대한 해답이나 힌트는 주지 않는다. 다만, 상사·동료·후배·性이 다른 사람들을 상대할 때 '대응 메뉴얼'을 일부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그에 더해 가장 중요한 인간인 '나'에 대한 자기관리 메뉴얼도 실어놓았다.

 말이 약간 빗나갔는데, 직장인이라면 삶에 지쳤을 뿐인데 '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이전에 일단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에 치중하게 되는 게 흔할 것이다. 책은 그에 딱 맞는 조언을 제공한다.

 

 1장 상사 대응 메뉴얼의 큰 줄기는 이거다.

 상대의 직위를 인정하고, 도가 지나친 아부 미만의 수준에서 아낌없이 칭찬하며, 경과 보고를 충실히 하라. 그리고 직언이나 맞대응을 하지말고, 내가 후배에게 받고자 하는 만큼 상사를 모셔라.

 


 

 2장 동기 대응 메뉴얼의 경우에는 심리적 거리, 예의, 대화, 뒤에서 다른 사람을 험담하기 등에서 적정선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또한 인정하고 칭찬해줄 것이 있으면 인정하고 칭찬해 주라는 것이다.

 

 

 3장 부하 대응 메뉴얼의 주요 내용은, 부하와 수평적 관계로 접근하며 존중해주고, 좀 더 희생하며, 이성과 논리보다 감성과 설득으로 다가가려 하고, 칭찬을 아끼자 말라는 것이다.

 


 4장과 5장은 서로 다른 성별의 특징을 적절히 고려해 대응하라는 것이다.

 6장은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봄과 아울러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때론 예의있게 거절할 줄 아는 스킬도 익히고, 인간관계에 좀 더 신경을 쓰라고 한다.

 

 책 자체가 재미있다보니 한번 집어들자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늘 고민인 직장내 대인관계와 맞닿아 있으니 그런걸까.

 읽는 도중 나는 어떤 부하, 상사, 동기로 비춰졌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쓴 웃음이 나기도 했다. 또 이 책에서 제시한 추상적 스킬은 대략 알고 있었으나 그에 이어지는 구체적 대화법의 신선한 표현들은 내가 거의 생각하지 못한 것들도 많아 내 머리와 지식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특히 남녀간 대응 메뉴얼- '이 정도까지 해줘야 하나? 몹시 피곤하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취업전선에 뛰어든 직후 어느 것 하나 고되지 않았던 게 어디 있었던가. 공군에서 나왔다던 격언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를 상기하며,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적절한 처세를 몸에 익히고 즐겨보는 것도 필요할 듯 하다. 책에서 말하듯, 지금 스트레스를 주는 그 사람 또는 그 보다 더한 사람을 어디가서든 만나게 될 터이니, 직장에서 뛰쳐나가고 싶은 원심력을 느끼며 하루에도 열두번 더 고민하기에 앞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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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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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 웃음은 최고의 치료약이다.

 ▶ 인생의 고통과 실망은 지혜와 자비심을 길러주는 좋은 비료다.

 ▶ 인생의 모든 것이 아잔(스승)이다.

 ▶ 휴식은 최고의 시험 테크닉이다.

 ▶ 실수나 차이점보다, 좋은 것과 공통점에 집중하자.

 ▶ 인생의 성공에 집착하기보다, 가족과 함께 지냈던 시간을 가지며 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 아잔 브람의 의식론.

 ▶ 인생에 있어 삼십 퍼센트를 채우게 되는 실수는 바로 배움의 기회다.

 ▶ 공존과 조화를 위한 용서.

 ▶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라.

 ▶ 스트레스 극복법 = 내려놓기, 느긋하게 하기, 멈추기.

 ▶ 일체유심조, 마음을 바꾸자!

 ▶ 자비의 태양을 비추라.

 ▶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통한 삶의 한계 깨닫기.

 ▶ 누구에게나 친절과 자비를 베풀기 - 자기 자신에게도.

 ▶ 부정적 집착을 벗어나고, 용서와 긍정적 태도를 가진다면 실수에서 아름다음을 볼 수도 있다.

 ▶ 나쁜 기억을 놓아주는 의식을 통해서라도 행복한 기억만 간직하기.

 ▶ 자신을 화나거나 당혹스럽게 만드는 이를 '정신분열증 환자'(책의 표현대로라면 '머리를 다친자')라고 여기고 자비심을 가지자.

 ▶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잡념의 감옥을 나오면 긴장을 풀 수 있다.

 ▶ 모든 걸 내려놓고 마음 속을 텅빈 고요함으로 채우자.

 ▶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템플 스테이.

 ▶ '나'와 '너'? NO! '우리'!

 ▶ 가진 것과 있는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

 ▶ 치료한다는 생각보다 살피고 돌본다는 생각으로...

 ▶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며 들고 있는 짐을 내려놓고 현재에 충실하기. - "우리가 지금 가질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입니다."

 ▶ 의식적으로 통제하기보다 물흘러가듯 흘려보내기.

 ▶ 계율을 지키는 것은 나와 내가 만나는 사람 그리고 세상의 평화를 위한 것.

 ▶ 행복은 우리 안에 있다. - "만족하면 할수록 더욱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 놓아버리니 모든 것이 고요해지고 모든 문제가 사라져 행복함을 얻을 수 있더라는 이야기.

 ▶ 생각의 거품과 내면의 대화에 거리를 두고 텅빈 공간(침묵)을 믿자.

 ▶ 고요하게 멈춰 명상을 할 때 만나고 경험하게 되는 것들.

 ▶ 갈망의 감옥에서 벗어나, 내려놓음을 통해 평화와 고요의 행복함과 즐거움을 맛보기.

 ▶ 내려놓기의 반복과 습관화로 욕망과 고통에서 벗어나기.

 ▶ 불교의 지혜와 자비가 세상에 끼치는 영향.

 ▶ 남을 통제하기보다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마음의 문을 열어두자.

 ▶ 자비와 친절과 용서는 상대를 위한 것인 동시에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 좋은 점만 보고, 비판과 흠잡는 행동은 자제하자.

 

 '편역자 서문'에서 밝힌대로, 이 책은 "아잔 브람이 2013년 초에 '세계명상 힐링캠프'의 수행 지도를 위해 방한하여 인생성공 행복명상을 열면서 … 법문을 엮은" 것이므로,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나온다. 즉, 자비, 내려놓기, 마음의 고요와 평화 같은 말이 그래서 자꾸 변형된 형태로 계속 언급되고 있다. 사실, 그것이 핵심 메시지요 목적이며, 명상같은 것은 그에 이르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책을 읽어가며 마음 속에 켜켜이 쌓인 불만과 스트레스, 그리고 비판하고 싶은 모난 인격을 좀 털어내면서 가다듬을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필요이상으로 힘겹게 살고 있는 지 모르겠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목소리, 즉 욕구와 갈망에 속아 비탄의 광야에서 풍파를 맞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러면서 남을 헐뜯고 원망하면서 또 나를 자책하기도 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을까.

 그런 면이 참 슬프고 웃기다. 

 

 때때로 내려놓고 털어내면서, 공허 속에서 참된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마음의 고요하게 정진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나를 위해, 또 남을 위해서 말이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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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힌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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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목차에 나온 60개의 동사나 형용사, 명사에 대한 저자의 단편적인 생각 등을 술회하고 있다.

 

 여기에 나온 주제들이 삶의 모든 측면을 다 일별한 것일 수는 없으나, 개인적 삶에 있어 중요한 것들 또는 중요한 것들과 연결된 것들이라고는 할 수는 있다. 

 그렇기에 우여곡절과 인생의 높은 파고를 많이 겪어낸 한 노문필가(1932년생)가, 각각의 주제에 대하여 또는 그와 관련하여 그가 지닌 생각과 느낌, 추억과 경험, 그 밖의 이야기 등을 털어놓고 있는 이 책을 '삶의 힌트집'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이 책의 중심 주제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아마 '생로병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뿌리로 하여 가지를 뻗어나가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가 특히 종종 꺼내드는 화제는 노화, 자원봉사나 자비심, 변해가는 일본 사회와 일본인들, 행복이나 인생의 의미, 종교나 신앙 등이다.

 

 대략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쁨에 미숙한 사람,

 혼돈과 불안의 시대와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 

 슬픔을 잊고 지내는 사람, 

 방 한켠과 냉장고에 사다놓은 물건을 쌓아두는 사람, 

 수다스러운 사람, 꾸미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 

 '아는 것'에만 치중하는 사람, 

 '점치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 

 노동에 지쳐있는 사람, 

 노래를 불러본 적이 있는 사람, 

 웃음을 참는 사람, 

 인생을 컴팩트하게나마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사람, 

 

 손익에 일희일비하는 사람, 

 '대치'와 '부정'에 피곤을 느끼는 사람, (p.336 이하에 이에 대한 설명 부기)

 느끼는 능력이 감퇴된 사람, 

 위임하는 것을 내키지 않고 자신이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완벽함과 규칙성에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사람, 

 꿈꾸고 있거나 꿈꾸길 포기한 사람, 

 기억력이 남보다 뒤떨어져 고민인 사람, 

 책에 실린 서평이나 일반적인 평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는 사람, (p.315이하에 같은 맥락의 생각이 실려있다) 

 일상 속의 문제를 의지만으로 돌파하려는 사람, 

 출신지에 대한 생각이 고정되어 있는 사람, 

 만남과 이별에 가슴아파하고 있는 사람,

 연애지상주의자라고 자신을 생각하며 사랑은 인간애보다 이성간의 사랑에 한정해두는 사람,

 


 인생과 생활이 별로 즐겁지 않은 사람,

 무게잡는 사람,

 미식가는 아니며 그냥 뭐든지 잘먹는다는 사람,

 베풀 때 불쾌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 

 과학절대주의에 회의를 가져본 사람, (p.403~에서 다시 이에 대한 화제를 꺼냄)

 먹기 위해 사는 것을 낮추어 보는 사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때 일방적 조언을 하거나 가르치려 드는 사람,

 건강염려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

 자신의 건망증이 심한 편이라 여기는 사람,

 용서못할 사람이나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로 인해 자신을 다스리기 힘든 사람,

 근심걱정이 많은 사람,

 어떤 인생이 행복한 것일까 고민해보고 있는 사람,

 

 청결에 대해 집착하는 사람,

 절대자의 존재나 신앙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

 책을 좋아하거나 멀리하고 있는 사람,

 눈물 흘리거나 큰 소리로 우는 걸 창피해하는 사람, 

 노화와 사멸을 대면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과 허무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

 남과 내가 다르다는 사실 또는 나와는 다른 남에게서 고민하거나 불편함을 많이 느끼는 사람,

 울적하거나 기분이 어두운 사람, 

 갈수록 사람사이의 정이 메말라가는 사회를 개탄하는 사람,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미래로 갈수록 상하관계는 의미가 없을 듯 하기도) 남을 혼내며 훈계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

 남에게 선물해본 적이 없거나 드문 사람,

 

 나이에 따른 노화와 병환의 슬픔을 느끼고 있는 사람,

 뒤를 돌아다보며 지난 인연이나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

 자원봉사를 한번도 한 적이 없거나 의무적으로 해야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한 적만 있는 사람,

 사회와 인생에 대해 부정적으로 속단하는 사람,

 수면을 가볍게 생각하고 활동하는 시간을 무리하게 늘리려는 사람,

 고립화가 심해져 가는 사회를 개탄해하거나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

 죽음과 환생, 사후세계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

 자살을 생각해보거나 결심한 적이 있는 사람, (…을 위해 2회의 키워드에 걸쳐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생의 마지막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

 노화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사람,

 

...의 경우에는 한번쯤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재음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생각에 동의 할 수 없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이를테면 과학(의학 포함)에 대한 태도나 신앙이나 종교에 대한 생각이 그러했다. 

 인문학적 소양이 탁월한데다 -저자가 말하는 대로 어느 하나가 뛰어나면 어느 하나가 부족하다(근거없음)는 관점에 선다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또 나이가 많이 들다보니 저자의 내면에서 감성적인 측면이 과할 정도로 부각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기에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뭔가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드는 건 아닌지.

 그렇다하더라도, 과학에 대한 회의론자들이 가지는 입장 중 하나로 받아들여, 과학과 인문학, 또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설정에 대해 참고할 만한 사유를 던져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었다고 본다(p.283~, 403~, 487~ 등).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나름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어느 정도 마음을 힐링시킬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사실 힐링만 해준 건 아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아가 사회적인 차원으로도 생각에 깊이 빠져 허우적 대게 만들기도 했다.

 예컨대, 예전에 비해 비정하고도 기괴하게 변해가는 사회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p.417~, 433~)를 읽으며 충격을 받고 마음이 걸려 몇번씩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우리보다 10~20년 앞선 열차를 타고 달려나갔다고 평가되는 일본이기에, 우리 사회도 그렇게 변하고 있는 건 아닌,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며, 개인과 사회과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좋을 지 생각해볼 수 밖에 없었다. 아마, 그 대목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 감정이 뇌리에 오래 남게 되자 뇌가 이를 갈등 상태나 (생존) 문제로 인식하여서 조속히 해결하려 들었기 때문이리라.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해 문학적 필치와 개인적인 생각이나 경험을 적절히 녹여낸 이 책 한권이 준 과실은 목차 따위나 내가 여기에 다른 말로 표현한 것 이상이다.

 그렇기에 어떠한 요약, 이 서평에 표현된 사적인 비판과 평가로 인상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여 두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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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최영재 지음 / 알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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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들어가며'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직장사회 구조와 상사, 그리고 직장문화 등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킨뒤, 책의 성격을 간단히 설명해주고 책속으로 안내한다.

 

 

 책은 취업에 임하는 자세, 취업 후 겪거나 맞닥뜨릴 다양한 상황을 분석하고 참고할 이야기를 들려준다. 좋게 말하면, 개념잡아주는 거다. 일면, <롤러코스터>(tvN) 라는 프로그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책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목차를 보면 된다^^

 

 1장에서는 위에서 말했듯 취업에 임하는 자세를 말한다.

 2장에서는 '역할을 기준으로 한 분류체계'를 참고해가며 직업 탐색하기를 권장한다.

 3장에서는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여, 업종과 회사를 선택하라고 한다.

 4장에서는 채용담당자의 관점에서 취업요령을 알려준다.

 5장에서는 위에서 요구하는 신입의 올바른 자세를 일러준다.

 6장에서는 신입에게 필요한 직급 탐구에 관해 이야기한다.

 7장에서는 신입이 숙지해야할 사내 정치 패턴과 그림을 설명해준다.

 8장에서는 직업 세계의 소위 '선수'의 특징 및 '선수'에 대해 생각해볼 점들을 말하고 있다.

 9장에서는 역할과 업무 특수성에 따른 사내 업무구조적 갈등에 대해 조언해준다.

 10장에서는 갑을 관계에 대해 살펴보고 충고해준다.

 

 각장에서는 종종 중요개념에 대해 참고서식으로 따로 떼어내 본문에서 설명해주기도 한다. 

 책에 실린 것만 언급해보자면, '취업, 철밥통, 기획자-재무팀-인사팀-엔지니어-마케터-영업팀, 대기업-중소기업-영세업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임원, 에스컬레이션, 갑(甲)'이 있다.


 

 

 또, 각장의 말미에서는 빼놓지 않고, 중요한 팁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연봉, 예체능 특수직업군, (오)덕질, 취업스터디, 늦깍이 취업, 회식, 커뮤니케이션 (능력), 자료와 문서 (작성), 회의, 회사 구조의 비밀'에 대한 것들이다.

 

 


 책은 초장에 " '5년차 이상 직장인'들의 생각을 시뮬레이팅하라"는 조언을 한다.

 이를 미루어보면, 또 대충 20대 취준생을 향해 조언을 쏟아내는 저자의 나이도 감안해보면, 직장에 들어갔을 때 냉철한 반반꼰대 스타일에, 신입에게 있어서는 꽤 짬밥찬 사수 정도에 해당하는 사람이 보내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취준생들은 그동안 자신이 오랜 기간 몸담아왔던 학교라는 집단과 확연히 다른 회사라는 집단 속에 몸을 담게 되면서 막연한 생각이나 두려움, 설레임 따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아니면, '돈만 잘 주면 된다. 별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냥 회사에 적응해서 돈 벌며 살아나갈 거다'라는 자세로 일관하거나. 

 

 어느 쪽이 되든, 그가 일을 하면서 대면할 상황과 구조, 회사의 논리와 요구, 역학관계 따위는 그 취준생이 입사한다고 '어이쿠, 당신께서 입사하셨으니 우리가 좀 달라져야겠네요.'라며 변하는 건 절대 없다고 보면 된다. 그 취준생이 사장이나 임원의 아들딸이 아닌한.

 이처럼 앞에 놓인 다양한 구조물과 장애물, 괴물(?)을 앞두고 또 취준생들이 생각해야 할 점은, 게임처럼 한판했다가 실패하면 다시 수십수백번 더하고... 그럴 수는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회사에서 시킬 업무에만 골몰하여 전반적으로 회사가 실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에 대하여 얼개 따위를 알지 못하고 덤벼들면 들어가기도 어렵고, 들어가서 적응하기도 어렵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이 안내해주는 까칠하면서도 탄탄한 설명을 귀담아 듣고 취업에 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저자는 조직에서 수십년 가까이 오랜 경험을 하지는 않았기에 때가 덜 묻었고 -조직생리에 완전히 동화된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나이 차이가 크지 않기에 피조언자에게 고루하거나 가학적인 관점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하지만 조직이 대략적으로 돌아가는 것 정도는 빠싹하게 파악한 그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안내하는 정보는 히치하이커들에게 상당히 유용한 제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뒤늦게 이 책을 접한 나는, 그렇기에 이 책의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맺으며'의 끝말에 많은 공감을 표시하게 된다.

 "아, 좋겠다. 누가 이런 얘기도 해주고."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책좋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기에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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