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힌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책은 목차에 나온 60개의 동사나 형용사, 명사에 대한 저자의 단편적인 생각 등을 술회하고 있다.

 

 여기에 나온 주제들이 삶의 모든 측면을 다 일별한 것일 수는 없으나, 개인적 삶에 있어 중요한 것들 또는 중요한 것들과 연결된 것들이라고는 할 수는 있다. 

 그렇기에 우여곡절과 인생의 높은 파고를 많이 겪어낸 한 노문필가(1932년생)가, 각각의 주제에 대하여 또는 그와 관련하여 그가 지닌 생각과 느낌, 추억과 경험, 그 밖의 이야기 등을 털어놓고 있는 이 책을 '삶의 힌트집'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이 책의 중심 주제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아마 '생로병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뿌리로 하여 가지를 뻗어나가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가 특히 종종 꺼내드는 화제는 노화, 자원봉사나 자비심, 변해가는 일본 사회와 일본인들, 행복이나 인생의 의미, 종교나 신앙 등이다.

 

 대략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쁨에 미숙한 사람,

 혼돈과 불안의 시대와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 

 슬픔을 잊고 지내는 사람, 

 방 한켠과 냉장고에 사다놓은 물건을 쌓아두는 사람, 

 수다스러운 사람, 꾸미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 

 '아는 것'에만 치중하는 사람, 

 '점치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 

 노동에 지쳐있는 사람, 

 노래를 불러본 적이 있는 사람, 

 웃음을 참는 사람, 

 인생을 컴팩트하게나마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사람, 

 

 손익에 일희일비하는 사람, 

 '대치'와 '부정'에 피곤을 느끼는 사람, (p.336 이하에 이에 대한 설명 부기)

 느끼는 능력이 감퇴된 사람, 

 위임하는 것을 내키지 않고 자신이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완벽함과 규칙성에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사람, 

 꿈꾸고 있거나 꿈꾸길 포기한 사람, 

 기억력이 남보다 뒤떨어져 고민인 사람, 

 책에 실린 서평이나 일반적인 평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는 사람, (p.315이하에 같은 맥락의 생각이 실려있다) 

 일상 속의 문제를 의지만으로 돌파하려는 사람, 

 출신지에 대한 생각이 고정되어 있는 사람, 

 만남과 이별에 가슴아파하고 있는 사람,

 연애지상주의자라고 자신을 생각하며 사랑은 인간애보다 이성간의 사랑에 한정해두는 사람,

 


 인생과 생활이 별로 즐겁지 않은 사람,

 무게잡는 사람,

 미식가는 아니며 그냥 뭐든지 잘먹는다는 사람,

 베풀 때 불쾌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 

 과학절대주의에 회의를 가져본 사람, (p.403~에서 다시 이에 대한 화제를 꺼냄)

 먹기 위해 사는 것을 낮추어 보는 사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때 일방적 조언을 하거나 가르치려 드는 사람,

 건강염려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

 자신의 건망증이 심한 편이라 여기는 사람,

 용서못할 사람이나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로 인해 자신을 다스리기 힘든 사람,

 근심걱정이 많은 사람,

 어떤 인생이 행복한 것일까 고민해보고 있는 사람,

 

 청결에 대해 집착하는 사람,

 절대자의 존재나 신앙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

 책을 좋아하거나 멀리하고 있는 사람,

 눈물 흘리거나 큰 소리로 우는 걸 창피해하는 사람, 

 노화와 사멸을 대면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과 허무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

 남과 내가 다르다는 사실 또는 나와는 다른 남에게서 고민하거나 불편함을 많이 느끼는 사람,

 울적하거나 기분이 어두운 사람, 

 갈수록 사람사이의 정이 메말라가는 사회를 개탄하는 사람,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미래로 갈수록 상하관계는 의미가 없을 듯 하기도) 남을 혼내며 훈계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

 남에게 선물해본 적이 없거나 드문 사람,

 

 나이에 따른 노화와 병환의 슬픔을 느끼고 있는 사람,

 뒤를 돌아다보며 지난 인연이나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

 자원봉사를 한번도 한 적이 없거나 의무적으로 해야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한 적만 있는 사람,

 사회와 인생에 대해 부정적으로 속단하는 사람,

 수면을 가볍게 생각하고 활동하는 시간을 무리하게 늘리려는 사람,

 고립화가 심해져 가는 사회를 개탄해하거나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

 죽음과 환생, 사후세계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

 자살을 생각해보거나 결심한 적이 있는 사람, (…을 위해 2회의 키워드에 걸쳐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생의 마지막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

 노화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사람,

 

...의 경우에는 한번쯤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재음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생각에 동의 할 수 없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이를테면 과학(의학 포함)에 대한 태도나 신앙이나 종교에 대한 생각이 그러했다. 

 인문학적 소양이 탁월한데다 -저자가 말하는 대로 어느 하나가 뛰어나면 어느 하나가 부족하다(근거없음)는 관점에 선다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또 나이가 많이 들다보니 저자의 내면에서 감성적인 측면이 과할 정도로 부각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기에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뭔가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드는 건 아닌지.

 그렇다하더라도, 과학에 대한 회의론자들이 가지는 입장 중 하나로 받아들여, 과학과 인문학, 또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설정에 대해 참고할 만한 사유를 던져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었다고 본다(p.283~, 403~, 487~ 등).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나름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어느 정도 마음을 힐링시킬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사실 힐링만 해준 건 아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아가 사회적인 차원으로도 생각에 깊이 빠져 허우적 대게 만들기도 했다.

 예컨대, 예전에 비해 비정하고도 기괴하게 변해가는 사회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p.417~, 433~)를 읽으며 충격을 받고 마음이 걸려 몇번씩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우리보다 10~20년 앞선 열차를 타고 달려나갔다고 평가되는 일본이기에, 우리 사회도 그렇게 변하고 있는 건 아닌,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며, 개인과 사회과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좋을 지 생각해볼 수 밖에 없었다. 아마, 그 대목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 감정이 뇌리에 오래 남게 되자 뇌가 이를 갈등 상태나 (생존) 문제로 인식하여서 조속히 해결하려 들었기 때문이리라.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해 문학적 필치와 개인적인 생각이나 경험을 적절히 녹여낸 이 책 한권이 준 과실은 목차 따위나 내가 여기에 다른 말로 표현한 것 이상이다.

 그렇기에 어떠한 요약, 이 서평에 표현된 사적인 비판과 평가로 인상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여 두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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