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잡학사전 - 일상의 사물에 숨은 과학지식
와쿠이 요시유키 외 지음, 송은애 옮김 / 어젠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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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고 복잡하게 변해가는 세상, 정보 홍수, 진정한 휴식이 없는 일상, 가볍고 말초적인 것들에 탐닉하기 등으로 우리는 언젠가부터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상에서 귀찮음과 딴 짓, 먹고사는 일에 매진함으로 인해 일단 당연시 여기고 호기심을 접고 살게 되면서 우리의 뇌는 급속히 노화되고 있다. 또, 여러가지 발전 가능성을 놓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잃어간다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또 가끔씩이나마 고개를 내밀기도 한다.

 일상이나 업무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물건을 보면서 문득 그 원리에 대해 의문을 가질 때도 그의 한 모습이다.

 이 책은 그 의문을 직관적고 명쾌한 그림을 통해 간명하게 해소시켜 주고 있다.

 건물, 비행기, 고속 열차, 자동차 및 부속품, 교통 시스템 및 장치, 전자기기, 학용품, 의료용품, 화장품, 의류, 기타 생활용품, 전자기기 및 휴대폰과 관련한 물건과 기술 64가지(+4가지)를 선별하여 설명하고 있다.

  

 
 모든 구성은 단순하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64개의 아이템에 대해서 ① 소개 및 이용 현황, ② 글과 그림을 통한 설명으로 2~4페이지 정도 간략히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각 아이템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것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기술이나 원리, 또는 매우 핵심적인 부분 -우리가 그에 대해 주로 호기심을 가지는 부분- 에 대해 쉽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볼펜과 같이 일상의 작은 물건에서부터 방송 및 통신 위성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근래에 관심이 쏟아지는 것들 -일본 원전 문제에 따라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방사선 측정기와 같은 것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 생체 인증, 3DTV- 역시나 이 책에서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생활 밀착형의 물건들, 아니면 우리가 종종 접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평소에도 최소 한번 이상은 의문을 품고 관심을 가져보았다. 그렇기에 재미가 없을래야 없을 수 없었다.

 이 책의 핵심은 아마 도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적은 분량으로도 핵심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만큼만- 기술할 수 있는 것은, 도표의 덕이 크다. 글을 통한 해설만으로는 무척 불충분하지만, 도표와 같이 읽는다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심지어 도표만으로 충분했다.

 

  

 물론, 일부는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서 알고 있던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것 가운데에서는, 신제품 설명회 홍보자료에서 발췌한 것 같이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일상에서 잠시 호기심만 가져보고는 이내 그 불꽃을 잠재운 것들이었다. 이 책을 통해 귀찮음으로 지나치고 말았던 자잘한 여러가지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고, 아울러 좀 더 심화적인 지식에 대한 욕구와 갈망의 싹을 틔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간단한 것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짚어주는 이 책을 통해 느끼고 생각한 것 가운데 두 가지는 이런 것이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현대 과학 이론 및 연구결과, 기술의 일부가 집약되어 있다는 것. 참 놀라웠다. 그리고 기술에 관해서는 기업체에서 발명한 것들이 상당해서 산업이 리드하는 사회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미래는 누가 뭐래도, 과학의 시대일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잡학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검색을 통해 무엇이든 알 수 있는 시대가 된다하여도, 모르면 검색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알고 있는 한, 그 사람은 아마 -'T자형 인재'로 일컫는, 가까운 미래 인적 자원의 이상적 자질(또는 실력)에 있어서- 어느 방향으로든 잘 뻗어나갈 수 있을 터이다.

 

 

 

 

 

 

이 서평은 네이버 북리뷰 카페 '북소리'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할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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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 입문 편 - 통계학이 최강의 학문이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시리즈
니시우치 히로무 지음, 신현호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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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우리는 사는 동안 수많은 '통계'를 마주치게 된다.

 예를 들면, 대선 전후로 여론 조사와 출구 조사에서 "오차 범위는 ± χ..."운운하는 말을 들을 수 있고, 야구에서는 타자에 한해서만 봐도 타율, 출루율, 도루율 등 온갖 통계 데이터를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마케팅, 사회 조사, 신문 기사나 뉴스 등에서 많은 통계를 만날 수 있다.

 

 갈수록 통계학의 지식이 널리, 또 깊이 활용되고 있다. 통계학적 리터러시(읽고 쓰는 능력)는 이제 거의 모든 것의 기본 또는 기초가 되어가고 있다. 자연 과학 또는 인문·사회 과학의 여느 분야에서도 통계학을 빼놓고서는 학문성을 내세울 수 없을 정도다. 두말할 나위 없이, 기업의 비용 절감 및 매출 증대를 위한 대책의 수립에 있어서는 통계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또,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할 때 일어나기 쉬운 수많은 소모적인 갈등을 줄이는 동시에,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통계는 가장 큰 도움을 준다.

 최근,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빅데이터'의 활용은 바로 IT에 통계를 접목시킨 것이랄 수 있다.

 

 

 책은 빅데이터와 통계의 관련성을 널리 알리거나 통계를 활용한 빅데이터를 소개한다기보다, -도서명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에서 읽을 수 있는 그대로- 통계의 효용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통계학에 대한 교양수준의 개괄적인 소개(역사, 한계, 이론 등)에 주안점을 두

고 그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오차와 인과관계, A/B테스트(임의화 비교실험), ρ값, 임의화 비교실험, 신뢰구간, 회귀모델 등 통계학의 기초 지식이나 기법을 사례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한 뒤, 다음과 같은 통계학의 주요 분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 ① 실태를 파악하는 사회조사법, ② 원인을 규명하는 역학·생물통계학, ③ 추상적인 것을 측정하는 심리통계학, ④ 기계적 분류를 위한 데이터마이닝, ⑤ 자연언어 처리를 위한 텍스트 마이닝 ⑥ 연역에 관심을 두는 계량경제학 "

 

 그리고 기타, 확률을 둘러싼 베이즈파와 빈도론파의 대립을 살펴보고, 에비던스(과학적 근거)와 그것을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2008년경, 최제호씨의 《통계의 미학》을 읽었기에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좀 더 심화적인 내용을 읽을 수 있었지만, 역시나 교양서답게 개론서 수준의 체계는 없었다. 조금 더 전문적인 내용은 맛보기 수준이었던 듯 하다. 그러나, 개론서 수준에서는 보기 힘든 내용도 담겨 있어, 단순한 교양도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책을 읽고 통계학을 더 잘 알았다기보다는, 통계학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더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확실히, 위 최제호씨의 말씀대로, "통계는 세상을 읽는 유익한 학문이자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명쾌한 과학"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통계학의 기초지식 뿐만 아니라 그의 적절한 활용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에 덧붙여 세부 내용을 읽어나가며 생각하고 느낀 점 가운데 인상적인 것 하나만 -곁가지로 뻗어나가는 말이지만- 기술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현대 통계학의 아버지 로널드 A. 피셔의 세계 최초 임의화 비교실험은 바로 '우유를 먼저 넣었는지 밀크티를 먼저 넣었는지' 실험해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를 생각해볼 때, 장난이나 내기, 퀴즈, 일상에서 그냥 별 것 아닌 것처럼 치부하며 넘어가는 일에서 좋은 이론적 도구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학문 연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힌트는 우리 곁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 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우리가 그걸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이나 머리가 부족할 뿐. 서양의 학문은 이런 경우가 참 많은 듯 하다. 존 내쉬의 게임이론이 창안, 수학이론이나 공식이 만들어지기까지 등의 이야기 등을 들어보면 그런 경우는 과장해서 말한다면 셀 수 없을 정도라 보인다. 그에 비해 그러한 서구의 학문을 수입하여 배우고 연구하는 국내 학문계에는, 그 전반에 엄숙주의와 격식을 갖추려 하는 분위기가 그 저변에 널리 퍼진 듯해 씁쓸한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일회독을 마치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식, 경험, 정보, 관계망 따위의 데이터가 폭발하듯 증가하고 해일이 밀려오듯이 밀어닥치는 시대, 통계학은 어느새 우리 삶 속에 깊이 파고 들어와 가장 유용한, 때론 필수적인 도구가 되어있다. 그런만큼 통계학의 추후 학문적 발전 가능성(다른 학문과의 융합을 포함하여)도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빅데이터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지만, 그에 대해 가볍게만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다. 넘어가기 전에 왜 그런 말이 곳곳에서 흘러나오는지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그 빅데이터의 활용을 지배하고 있는 숨은 주역, 통계학에 있다는 것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적합한 타이밍에 흥미롭고 알차게 저술된, 통계학에 관한 이 책이 개인적으로 무척 유익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이 서평은 네이버 북리뷰 카페 '북소리'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할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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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 실험에서 복제 양 돌리까지 미래과학 로드맵 3
샐리 모건 지음, 임정묵 엮고 옮김 / 다섯수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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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제 과학에 대해 쉽게 또 친근하게 서술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편역서라고 붙인 이유는, 단순 번역에 그치지 않고 최근 동향까지 소개하고자 하다보니 거의 새로쓰게 된 것과 다름없기때문이라고 한다. 

 글자 크기도 시원할 정도로 크고, 그림·사진·표 등이 수록되어 있기에, 126페이지 가량 되는 이 책은 마치 복제과학에 대해 알리는 두꺼운 팜플렛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복제 과학 연구의 시작에서부터 생명공학이라는 독자적 분야로 인정받아 그 학문과 기술이 심층적으로 발달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또 그와 관련한 지식들 -유전과 생식 따위-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복제 기술이 가져다 줄 이점으로 들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줄기 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 다른 생명공학 기술과 융복합하여 발전했을 때의 질병 치료, 이종간 복제를 통한 멸종 위기 동물의 보존, 멸종 동물의 복원  슈퍼 소나 양 그리고 말의 생산을 통한 동물 산업의 생산성 향상 등.

 

 그리고 이의 대척점에 있는 문제로는 고비용, 복제기술이 만들어낸 유전자변형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 등의 안전문제, 유전적 다양성 감소 등을 언급하고 있다.

 

 위와 같은 동물 복제와 달리 '인간 체세포 복제 배아와 줄기세포'가 복제기술과 관련하여 가장 뜨거운 이슈가 아닐까 한다.

 인간 복제 그 자체는 사회적 · 윤리적 논란과 함께 많은 문제를 야기하지만, 질병 치료나 장애 개선 등 치료목적의 연구는 반드시 필요한 면도 있기에 인간 복제 기술에 대한 각계각층의 입장은 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곤 했다.

 책은 이러한 입장 차이를 균형을 잃은 관점에서 간략하게 서술해 놓고 있다.

 

 이 책의 저자와 편역자는 복제 기술의 미래를 밝게 보는 편이지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고 우울한 그림자도 많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의 걱정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일반인 또는 청소년을 상대로 복제 기술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수 있도록 전반적인 내용을 간단명료하게 서술한 것과 출간의도는 괜찮았다고 본다.

 

 우리가 복제기술에 알고 있는 것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윤리문제로 불거진 것과 아직 환상에 지나지 않은 줄기세포를 통한 치료, 그리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화장품 정도다. 그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추후에는 바이오산업이 각광받는다고 관련 산업에 대해 좀 알아보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 정도랄까.

 

 이 책은 그와 같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 또 복제기술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환상을 가진 이들에게 복제기술에 대한 기초내용과 상식을 알려주기에 적합한 것 같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적확한 평가는 복제기술에 대한 논란만큼 뜨거울 수 있기에 여기선 생략하겠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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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 - 한국건축의 새로운 타이폴로지 찾기
이상헌 지음 / 효형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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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타이틀과 저자가 말하듯, 건축학 입문서가 아니다. "건축학도와 학계, 실무계, 정부 기관과 언론을 포함하는 건축계 대중에게 우리 건축의 현실을 알리고자" 쓴 책이다.

 이는 건축학도에서 나아가 한국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미국에서 이론과 역사를 공부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저자는 이론적 기반없이 모사와 기술에 그치고 있는 한국 건축 현실에서 회의와 의문을 품고 뒤늦게 유학길에 올랐다고 한다.

 8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저자는 건축 현실의 문제를 현상과 근원부터 마주하게 되었다.

 

 애초 서구에서 발전된 건축은, 학문과 디자인(지적 노동)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지며 현대건축에 이르기까지 이론적 토대에 터잡고 장구한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서양의 건축 개념은 한국에선 낯설었다. '인문학적 개념의 건축'은 없었고, 다분히 기술적 의미가 강했다. 서양의 '건축'개념을 번역, 도입한 뒤 양자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 역시 부족했다. 

 이후 한국은 아직도 건축을 공학이나 기술로 인식하는 현상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서양은 건축이나 건축가를 입체적이고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음과 현격히 대비되는 것이다.

 

 전문성은 사라지고 영역만 남은 채 파편화된 한국 건축은 이제 건설이 건축으로 둔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실 속에서 건축은 법과 제도, 학문분류체계상 둥둥 떠다니며 그 위상이 추락했다. 건축사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의 건축학은 인문학적 가치와 이론보다 유사 과학적 방법론에 의지하는 실증주의적 학풍이 지배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한국에 아직 건축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서구처럼 제도화된 건축이 제대로 정립되지는 않았"고 철학도 없으나 "나름의 방식으로 건축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서 그 수준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보기도 한다.

 

 책의 전체적 얼개는 '① 서구와 우리의 건축 개념 차이 설명 ② 현재 한국의 건축의 여러 위상 분석 ③ 한국에 자생적 건축문화와 그 현실, 그리고 특성'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에필로그에 쓴 것처럼, 책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미처 다 담지 못한 미완성으로 나왔다.

 

 확실히 건축에 문외한인 내가 생각하고 느끼기에도 한국 사회에서 건축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한채 분열되어 있다. 건축설계와 감리, 겉멋과 편의에만 신경쓰는 수요자층, 건설에 참여하는 건설회사와 막노동자들의 시공 - 이게 건축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었다.

 건축학은 이런 현실속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전문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즉, 체계없이 파편화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정체성을 찾지 못한채 점차 더 기이한 건축 현실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 건축사들도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 실력은 하향되어 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건축학을 체계화, 종합 이론적 뒷받침, 전문화하지 못한 것이 건축 문화 및 철학 부재 속에서 돈벌이에 매몰된 건축업의 부실을 불러온다고 본다. 

 매번 사고가 터질때마다 이어지는 부실논란의 근원을 책을 통해 어렴풋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삽질과 기술로 전락한 건축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인문학과 과학, 기술이 융합된 이론적 토대 위에서 심층적으로 체계를 정립해나가는 움직임을 하루 빨리 기대해본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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