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장 기자의 앵그리 경제학 - 우리를 화나게 하는 26가지 경제 이야기
김원장 지음 / 해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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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인문 · 사회과학중에 성인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아마 경제학일 것이다. 경제학의 곁가지를 적당히 요리해서 내놓는 수많은 재테크 서적 따위를 포함한다면 말이다. 자본주의의 혈맥이랄 수 있는 '돈'의 위력이 나날이 높아질 수록 많은 사람들이 이를 많이 거머쥐기 위해서 경제학을 알게모르게 배우게 된다. 그런 경제학은, 원래 그의 일부랄 수 있던 수학 외에도 여러가지 학문과 융합하여 나날이 발전하며 첨단을 달리고 있다. 1968년 이래 노벨 경제학상이 제정되어 해마다 경제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의 명단과 혁혁한 공로가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이미 경제학은 구름을 뚫고 올라간 모양새다. 가히 경제학의 시대다.

 

 그런데 경제학이 왜 우리는 풍요롭지 않을까? 왜 행복하지 않을까? 과연 경제가 발전한 것이라 볼 수 있을까?

 오늘날 대중에게 많은 의문을 품게 만드는 질문에 대한 일부 해답이 여기 이 책에 있다. 경제학을 도구로 하여, 우리를 착취하거나 기만하며 이득을 취하는 이들의 실체와 속임수를 밝히는 책, 《김원장 기자의 앵그리 경제학》이다. 

 

 이 책의 구성은 이렇다. 잠시 저자의 말을 빌려본다.

 "1장에서는 우리를 속이는 시장의 속성을 알아보고, 우리가 시장에 속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짚어"본다. 여기서는 "착각의 이유들을 공부"하게 된다. "2장에서는 정부의 거짓말을 찾아"본다. 3장에서는 "금융기업들의 반칙을 짚어"본다. 4장에서는 "승자독식의 시대"에 거대자본의 탐욕이 불러일으킨 사회적 위기와 문제를 파헤쳐본다. 그리고 부록인 "경제학자와 그 이론"에서는 경제학에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들 -마르크스, 케인즈, 하이에크와 프리드먼- 을 간단히 살펴본다.

 여기서는 1~3장에 대해서만 좀 더 상세히 언급한다. 4장은 경제문제를 심화시키는 주체와 이를 돕고 있는 세력의 만행들을, 요즘 빈부격차의 확대와 관련하여 다수가 관심을 가지는 이슈별로 살펴보는 것이다.

 

 1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고전경제학의 전제인 '합리적 인간'과 '(자유방임아래) 효율적 시장'의 허구성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시장참여자의 '합리적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살펴본다.

 ▶ 엉터리 전문가들

 ▶ "너무 깊고 복잡"해지는 "인센티브 구조"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가격

 ▶ "'필요한 것'이 거의 채워진 시대, 이제 '원하는 것'을 사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비이성적인 한계효용을" 끊임없이 창출하고 자극하는 기업들

 ▶ "우리가 소유한 어떤 재화의 가치를 우리가 소유하지 않은 재화의 가치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인 '부존 효과'와 "투입된 비용 중 회수되지 않는 비용"인 '매몰비용

 ▶ 자유경쟁을 저해하며 가격구조를 왜곡시키는 '독과점과 담합'

 

 2장에서는 경제 문제와 위기를 심화시키는  정부 주도의 경제관여행위들을 따져본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잘못 해석되거나 의도적으로 조작"되는 통계를 근거로 한 정부의 거짓말과 실체 왜곡

 ▶ GDP 측정법의 문제

 ▶ 시장원리의 근간이 된 '인간의 이기심'을 외면한 정부의 트리클다운-"양동이의 물이 넘쳐야 잔디밭에 물이 공급된다는 이론"- 환상, 그리고 대기업 우선 정책의 실패

 ▶ 정부의 인플레이션 정책이 불러온 문제 : 이로 인해 가장 많은 부담을 지는 것은 결국 서민들. 반면, "돈의 사용법을 잘 알고 있는 투기자본은 천문학적인 이윤을 쓸어"가며 파티중.

 ▶ 전쟁을 비롯한 국방비 증강과 감세정책으로 인하여 빚더미 위에 오른 미국 정부에 고조되는 경제적 위기. 그리고 그것이 중국과 일본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

 ▶ 여러 곳의 유동성 함정을 건너기 위한 '공개시장조작'(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정책이 아닌, 돈을 "찍어 바로 시장에 쏟아 붓는"  것). 그로 인해 늘어난 유동성이 낳은 인플레이션, 결국 그 손해와 고통이 모두 국민에게 전가되는 '인플레이션 TAX'.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면서 경제학은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적들을 들춰내고 있습니다. 용의자는 헤지펀드 같은 투기세력과 무차별적인 규제 완화, 과도하게 발행된 화폐, 시장참여자들의 이기심 등입니다." (p.145)

   

 "정부의 곳간은 국민들의 가계부만큼 인플레이션이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p.165)

 

 3장에서는 수탈에 혈안이 된 돼지, 금융권의 은밀한 속내를 폭로한다.

 ▶ 양의 탈을 쓴 늑대, 은행

 ① 복리예금상품의 함정 : 짧은 불입기간으로 복리의 혜택을 못보는 적금 상품을 미끼로 예금이나 다른 상품을 팔아 치우는 은행의 술수. 그리고 물가상승으로 인해 "해마다 … 떨어지는 돈의 가치".

 ② 예대마진을 높이기 위한 술수 : "은행 간 비슷한 대출이자율 유지" 및 담합에 가까운 대출이자 일제 인상, 높은 이자율을 광고하는 예금상품의 복잡한 조건속에 담긴 장삿속, 금리조작, 약탈적 대출

 ▶ 정부가 쥐어든 이자율 상한선 인하 패의 문제

 ▶ 소비를 부추기는 신용카드와 운용책을 이용해 고객을 빚과 연체에 빠뜨린 뒤에도 골수까지 빨아먹는 신용카드사.

 ▶ 든든한 국민연금의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는 부자들과 아웃사이더 저소득층. 그리고 무지한 이들을 끌어모으려 유혹하는 저축성보험의 실체.

 ▶ 투자은행들의 투기성 파생금융상품이 가져온 경제 위기와 천문학적 손실

 

 

 자본주의 사회, 과연 공존이란 있는 것일까? 파편화된 개인은 정부, 기업, 은행, 보험사, 사금융 등 그 어느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 사방은 적이며, 항상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먹잇감으로 삼을 전문적인 준비가 되어있다. 열심히 일한 당신은 떠나질 못한다. 경제의 근간을 떠받치는 서민들의 등 위에서 잔치를 벌이며 달콤한 꿀물로 목욕을 한 뒤 위험과 책임을 떠넘긴 것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도대체 누굴 위한 경제운용장치인지 모른다.

 

 해법은 무얼까. 책에서 언급하는 해법 일부는 이렇다.

 "이제 경제학은 병든 시장에서 사익 추구를 통한 공익 실현 기능을 다시 살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는 개인의 이기심을 추구하면서도 공공의 이익 실현을 추구해야 생존이 가능합니다." (p.69)

 그 밖에 부의 공정한 분배, "생산 과실을 독점하는 계층의 탐욕을 억제할 제도적 장치"의 입법화 등을 말한다.

 아마, 저자는 경제학의 허점과 현실 경제의 이면을 제대로 알고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아직은 요원해 보이긴하다. 하지만, 위기 앞에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하고 불의 앞에 촛불시위도 마다하지 않던 집단정의와 집단지성의 응집력이 언제든 발휘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 도화선이 무엇이 될 지가 문제일 뿐.

 언젠가는 모두가 각기 가진 이기심을 벗어던지고 묘수를 찾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동안 사회 변혁의 고통을 이겨내며 진정한 공생의 행복의 토대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 언젠가는.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티움책방>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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