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덜컥 집을 사버렸습니다 - 입사 6년 차 90년생의 좌충우돌 내 집 마련기
유환기 지음 / 애플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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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은 어디에 있나 서울에 있나~ 대전에 있나~ 대구에 있나~ 부산에 있나~~~~~~🎶🎵

2016년 8월 25일은 내 인생에 있어 아주 기념비적인 날이다. 생애 최초로 “내 집”에 입성한 날이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이 끼이 있어 몇십 년 후에 비로소 완전한 내 집이 된다 하더라도 말이다. 입주청소를 마치고 이삿짐이 새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건 굉장히 설레는 일이었다. 이삿짐 직원분들이 혹여 문이나 벽에 스크레치를 내지는 않을까 매의 눈으로 지켜보진 못했다 너무 더워서 카페에 앉아서 이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처음으로 내 집에서 잠을 자던 날 밤, 행복하게 살아야지, 아끼고 아껴서 빚 언능 갚아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돈 벌어 오느라 고생하는 잠든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수고했어….


집은 ‘사는 곳’이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만 여전히 사는 것이 돼 버렸다.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 값. 아무것도 안 하고 살다가는 #벼락거지 가 되는 건 한순간일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집값과 함께 치솟는다. 지금은 집 값이 오르니 사지 말라는 쪽과 그나마 지금이 싸다고, 집 값은 계속 오를테니 사라는 쪽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영끌에 빚투를 해도 결국 투자의 꽃은 부동산. 내 몸 하나 편히 누일 곳은 그래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 그렇다면 어디에 집을 마련하지? 서울에 집을 장만하겠다고? 서울에 집 마련하기는 언감생심, 꿈에서도 꿔 본 적이 없다. 서울에 집이 있는 것이 하나의 계급, 권력이 돼 가고 있는 이 씁쓸한 현실. 인프라가 다 구축된 곳은 25평 기준으로 15억이 훌쩍 넘는데 사겠다고? 하이고~ 가능하겠니? 싶다.


원룸과 오피스텔에서 보낸 자취생활 10년을 마감하고, 집주인 좋은 일만 시키는 일 청산하기로 한다.
더이상 남의 집이 아닌 ‘나의 집’을 사보자!! 그래, 결심했어!! 과감히!! 내 집을 사고야 말게쒀!! 하며 나선 이가 있었으니!!! 부동산 정보를 알아보겠다고 손품팔이를 하며 광클하던 손, 앞선 길을 걸어간 선배들과 함께 임장을 돌던 발, 생애 첫 아파트 구입을 하며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비장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한 권의 책!! 아직 주택담보대출금 상환이 28년 9개월 남았지만, #덜컥집 을 사 버린 90년생의 좌충우돌 첫 집 마련기!!! 많은 시행착오 끝에 생애 첫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오늘도 자신만의 취향으로 내 집을 만들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몹시 재밌고 유쾌했다.


책을 읽는 내내 내 집이 없어 서러웠던 시절의 일들이 떠올랐다. 2년마다 이사를 가야할지, 재계약을 해 줄지, 전세금을 올려달라고는 안 할지 걱정하던 시간들, 이 집에서 못 살겠다며 남편에게 바가지 닥닥 긁던 시간, 천장에서 물이 뚝뚝, 집 안으로 들어오던 비에 질겁을 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매달 통장을 스치고 꼬박꼬박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지만, 물 샐 걱정, 이사갈 걱정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은 올라간다. 그거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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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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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쭉 지금까지 잊히지 않는 괴담계의 원조!!! 과담계의 클래식은 뭐니뭐니해도 “ 빨간 휴지 줄까 파랑 휴지 줄까?” 가 아닐까 싶다. 그 얘기를 듣고는 변기 속에서 쑥!! 손이 나오면서 날 놀라게 할까봐 화장실도 맘 놓고 못 갔던 시절~ 게다가 또 한 번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것은 “자유로 선글라스 귀신”이야기. 방송까지 탔을 정도로 유명했던 이야기였다. 자유로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여인이 서 있는데 자세히 보면 선글라스가 아니고 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있다는😱😱😱


#칵테일러브좀비 #스노볼드라이브 등 독특한 시선으로 작품을 쓰는 조예은 작가의 신작인 트로피컬 나이트!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총천연색 마음으로 쓰인 한여름 밤의 젤리소다 맛 괴담집”이라고 한다. 괴담집이라고? 세상에~ 침을 꿀꺽 삼키고 긴장된 마음으로 읽는데… 어어… 마음이 왜 아프냐… 무섭고 섬뜩한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던 예상을 깨고 (물론 나온다 괴생명체 뭐 그런 것들) 쓸쓸하고 안타깝고 텅 빈 마음이 느껴지는, 그럼에도 따뜻한 괴담집이다.


2019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쓴 이야기를 모아 소설집 한 권을 우리 앞에 내 놓은 조예은 작가. 할로우 퀴즈, 고기와 석류, 릴리의 손, 새해엔 쿠스쿠스, 가장 작은 신, 나쁜 꿈과 함께, 유니버설 캣숍의 비밀,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 이렇게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어느 날 유치원에서 한 아이가 사라진다. 주인공의 배경처럼 살아가는 아이였던 재이. 재이를 보면서 어린 시절, 존재감 제로였던 자신을 떠올리는 유치원 교사의 서술로 시작된 #할로우퀴즈 를 시작으로 푸른 머리칼의 저주를 받고 시공간을 초월하며 살아가는 블루와 썸머의 사랑을 담은 #푸른머리칼의살인마 까지.


▫️이웃과 교류도 없이 외롭게 살던 옥자와 괴생명체인 석류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소외, 고독사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는 #고기와석류

▫️불의의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연주는 사고 현장에서 기계 손을 줍는다. 정교하게 생긴 기계 손을 고치기 위해 전자상가를 찾는 연주. 연주는 릴리와 함께 어떤 “틈”을 통해 낯선 세상으로 들어온 이방인들의 삶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긴급 출동명령이 떨어져 출동한 곳에서 갑자기 시공간의 틈이 벌어지고 그 밑으로 릴리는 떨어져버린다. 그리고 곧 닫히는 틈. 그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거 읽다 울었네 ㅠㅠ
연주야~ 릴리야~~ #릴리의손


▫️“나는 늘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상상을 해”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엄마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던 유리. 고종사촌언니인 연우와 늘 비교당하며 살았던 유리. 학교를 그만둔 채 두문불출하는 유리를 찾아온 엄마. 연우, 유리 그리고 그들의 엄마를 통해 여성과 자식이라서 무시당하고 존중받지 못한 폭력 앞에 그들이 어떻게 무너지고 좌절하는지 그려낸 작품, #새해엔쿠스쿠스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다. 괴담집이라고 하기엔 따뜻하고 아름다웠고, 한편으로는 괴담집에 걸맞는 오소소한 소름이 돋는 작품까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가볍기만 하지 않을까 싶었던 나의 예상을 깬 작품을 만났기에 기분 좋게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조예은 작가의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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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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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세계에서이눈물이사라진다해도 #이치조미사키 #모모


“선배를……, 좋아해요.”
대학교 2학년이 된 와타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후배 나루세. “사귀어도 되지만 조건이 있어.”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지킬 수 있어?”
눈 앞에 있는 후배는 그 애와 조금 닮았다. 그래서 이 아이와 연애놀이를 하면서 널 잊고 싶었어, 도루..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있는 마오리.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전날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 마오리 곁에서 일상을 함께 하는 친구 와타야. 그리고 마오리의 연인 도루. 셋이 시간을 함께 보낼 수록 와타야는 도루를 사랑하게 된다. 들키지 않으려 했지만 가난, 재채기, 사랑은 숨길 수 없는 것이라고 했던가. 커져만 가는 감정을 어떻게든 숨겨야 했다. 친구의 연인을 사랑하는 죄책감과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사랑을 간직한 와타야. 무리를 해서라도 마오리 곁에서 마오리를 웃게 해 주려는 도루. 그의 다정함이 싫다. 그 다정함이 온전히 와타야의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그러던 어느 날, 도루는 심장마비로 이 세상을 떠나고 만다..


짝사랑으로 끝나버린 첫사랑, 그런 첫사랑의 죽음을 경험한 와타야는 세상에 대한 희망같은 것을 접어버린다. 화목했던 부모의 불화, 사랑하는 도루의 죽음.. 고등학생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짐이었을 것이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던 와타야에게 다정하게 다가오는 나루세. 연애놀이의 기간은 얼마가지 않아 끝나버린다. 나루세로 도루를 잊고 싶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기억은 오히려 더 선명해질 뿐. 미안한 마음에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던 마오리는 다시 기억을 찾았으나, 도루와의 일은 하나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무언가가 빠져나갔음을 감지하는 마오리. 와타야, 나루세, 마오리는 어떤 시간을 마주하게 될까…


도루를 우리는 놓아줄 수 있을까. 그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이 눈물을 멈출 수 있을까…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시핀오프 버전인 이번 소설은 친구의 연인을 사랑하는 와타야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예민한 나이에 겪었던 사랑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더 이상 감정이 자라지 않은 와타야.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고, 잊어야만 한다는 마음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시절이 결국엔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그 감정은 와타야를 어디로 데리고 갈까..


첫사랑에 관한 책이다보니 자연스레 나도 고딩 때 경험했던 첫사랑이 떠올랐다.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소년이 같은 중창팀이었고, 그 인연을 계기로 친구였다가 짧게 만들었던 추억. 함께 도서관을 다니고 산책을 하던 시간. 빗 속을 6시간동안 걸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집에 데려가주고 조용히 걸어가든 그 등판이 급 생각났다. 잘 지내니?


연애 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는 내가 무덤덤하게 읽은 책이다. 원래는 설레발치면서 읽어야 하고, 나도나도 하면서 읽어야 하는데 말이다. 조금은 밋밋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조금은 아쉽다. 나.. 나이 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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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 잘하고 싶어 시작을 망설이는 세상의 모든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진짜 완벽주의 활용법
윤닥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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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편이다. 그걸 인정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렸다. ‘이 정도는 다 하는 거 아니야?’하며 나만큼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비웃기도 했다. (나나 잘하자! ) 그런데 막상 일을 하기 전에 망설이는 시간이 엄청 길었다. 완벽에 가깝게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 긴장을 했고 계획을 했지만 자신이 없어 미루기 일쑤였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혹시 실패할 것이 두려워 시작도 못하는,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감도 못 잡아 헤매기만 하는, 해야 할 일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회피형 완벽주의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걸 아이가 닮은 거 같아 볼 때마다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왜 하필 이런 걸 닮아 닮기를 ㅠ

“당신은 완벽주의자인가요?”


시험을 앞두고 뭐부터 해야할지 몰라 계속 미루기만 하는 모습, 다들 나만큼만 하면 좋으련만 타인이 성에 차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는 모습, 버거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평판이 두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일을 떠 안고 매일 힘겨워하는 모습까지.. 이런 모습의 근본 원인을 따지고 보면 ‘완벽주의’ 때문이라고 한다. What?
다양한 사회 활동과 상담 사례를 통해 일상 생활을 괴롭히는 문제의 상당수가 완벽주의에 기인한 것임을 깨달은 저자는 완벽주의로 인한 여러가지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연구했다. (저자 소개 중)
저자인 자신도 오랜 시간동안 좋은 평가를 받고 많은 성취를 이루고 싶었던 완벽주의자였다고 고백한다. 자신을 압박했던 시간을 통해 완벽주의에 관심을 갖고 자신을 물론 완벽주의로 힘들어하는 이들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도우며 살았다고 한다.


완벽주의자들은 참 열심히 산다. 힘들어하는 자신을 끝까지 밀어부치고 사회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이다.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과를 내는 것도 행복한 것도 아니다. 그런 자신을 보면서 느끼는 걱정, 수치심, 죄책감, 불안, 고통, 열패감,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이 완벽주의에서 기인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감정이 심화되면 뒤틀린 인간관계, 번아웃, 섭식장애, 불안장애, 강박장애 등 질병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런 감정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그 시작은 바로 자신이 완벽주의자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회가 어떻게 완벽을 강요하는지, 성과주의가 완벽주의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완벽주의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과 왜곡된 생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그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역기능적 완벽주의에서 한 걸음 물러날 수 있다. 완벽주의가 나쁜 것이 아니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우리가 취할 것은 안정적인 완벽주의가 갖는 긍정적인 측면이다. 역기능적 완벽주의로 인해 힘들어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변화에 도움이 될만한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완벽주의는 없애는 것이 아닌 나에게 맞게 조절하는 것임을 강조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책 말미에는 완벽주의 극복 5주 프로그램 워크북이 실려있다. 인정하라, 기준을 바꾸라, 두려움의 뿌리를 찾아라,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계속 시도하기, 완벽하지 않아서 행복한 사람들 , 이렇게 총 5파트로 나눠서 안정형 완벽주의는 키우고, 역기능 완벽주의는 줄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책 뒷면에 실려 있는 QR코드는 저자 특별 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니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불안도가 높고 애쓰고 애쓰다 번아웃된 당신에게 권한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권한다. 나에겐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절망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이 세상엔 완벽한 행복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느슨하지만 단단한 행복도 존재한다는 것을 당신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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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대화법 -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말을 잘한다
이윤지 지음 / 넥서스BIZ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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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뿐인 말하기에서 나답게 말하기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 세치 혀가 사람 잡는다, 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등 말에 관한 여러가지 속담이 있다. 하루도 말 없이 지낼 수 없는 존재인 우리는 과연 어떤 말을 어떻게 주고 받으며 살고 있을까? 하루를 마감하는 밤이 되면 오늘 하루 내가 뱉은 말들을 곱씹어 본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왜 그랬을까.. 왜왜..’ 하는 순간이 찾아와 이불킥을 하기도 한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지금 맥락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대화의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p.73

▫️말은 겉으로 보이는 워딩(wording)과 그 안의 마음(mind), 심리(feeling), 의도(purpose) 등이 모두 합쳐져 이루어져 있습니다. p.264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시간이 힐링이 되기도 하고, 정보전달의 시간이 되기도 하며, 살아갈 동력을 얻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나에게도 유난히 피곤한 대화가 있다. 자신의 이야기만 주구장창 늘어놓는다던지, 부정적 어휘와 짜증의 콜라보로 이루어진 이야기, 물어본 질문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던지, TMI가 많다던지..😳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심하게 기가 빨리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만난 시간이 아까워서 속이 상하기도 한다. 어느 날엔 내가 그런 대화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휴~ 내가 타인에게 그런 괴로움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다. 호러가 따로 없다😱


수십 년간 말하기를 업으로 살아온 이윤지 아나운서의 “메타인지 대화법”을 읽는 동안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고, ‘그래 내가 그래서 이런 대화가 힘들었다구!!’ 하면서 공감을 하기도 했다. 상대를 고려하지 않은, 맥락에서 벗어난 “나뿐인” 말하기를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이다. 이 책에서는 말하기의 본질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한다. 3인칭 시점이나 셀프 모니터링을 통해서 표면적인 말 너머에 있는 상대방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소통인 메타인지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에 빠져 자칫 잘못하다가는 내 이야기 안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상대의 반응은 어떤지, 진의가 어떤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신을 타자화할 수 있어야 한다.


메타인지 대화법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2장은 메타인지 말하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설명을, 3장에서는 메타인지 말하기에 힘을 실어주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4~5장에서는 메타인지 대화를 위해 밑바탕이 되어야 할 기본 자세를, 6장에서는 진정한 나다운 말하기 선수가 되는 법에 대해 여러가지 예시를 통해 전하고 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마음을 알아주는 ‘에어백 말하기’는 특히나 직장, 가정 안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한 팁이라 아주 유용했다. 😀


책을 읽으면서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금 느꼈지만, 책을 읽는 내내 한 사람의 인생을 읽는 느낌이 들어 뭉클했다. 말하기란 것이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책을 내기까지, 자신의 분야에서 명성을 쌓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이 한 권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답게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 아니 말이란 것을 매일 하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추천한다. 말하는 방법뿐 아니라 진정성 있는 말하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 이제부터는 나답게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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