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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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세계에서이눈물이사라진다해도 #이치조미사키 #모모


“선배를……, 좋아해요.”
대학교 2학년이 된 와타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후배 나루세. “사귀어도 되지만 조건이 있어.”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지킬 수 있어?”
눈 앞에 있는 후배는 그 애와 조금 닮았다. 그래서 이 아이와 연애놀이를 하면서 널 잊고 싶었어, 도루..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있는 마오리.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전날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 마오리 곁에서 일상을 함께 하는 친구 와타야. 그리고 마오리의 연인 도루. 셋이 시간을 함께 보낼 수록 와타야는 도루를 사랑하게 된다. 들키지 않으려 했지만 가난, 재채기, 사랑은 숨길 수 없는 것이라고 했던가. 커져만 가는 감정을 어떻게든 숨겨야 했다. 친구의 연인을 사랑하는 죄책감과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사랑을 간직한 와타야. 무리를 해서라도 마오리 곁에서 마오리를 웃게 해 주려는 도루. 그의 다정함이 싫다. 그 다정함이 온전히 와타야의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그러던 어느 날, 도루는 심장마비로 이 세상을 떠나고 만다..


짝사랑으로 끝나버린 첫사랑, 그런 첫사랑의 죽음을 경험한 와타야는 세상에 대한 희망같은 것을 접어버린다. 화목했던 부모의 불화, 사랑하는 도루의 죽음.. 고등학생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짐이었을 것이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던 와타야에게 다정하게 다가오는 나루세. 연애놀이의 기간은 얼마가지 않아 끝나버린다. 나루세로 도루를 잊고 싶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기억은 오히려 더 선명해질 뿐. 미안한 마음에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던 마오리는 다시 기억을 찾았으나, 도루와의 일은 하나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무언가가 빠져나갔음을 감지하는 마오리. 와타야, 나루세, 마오리는 어떤 시간을 마주하게 될까…


도루를 우리는 놓아줄 수 있을까. 그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이 눈물을 멈출 수 있을까…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시핀오프 버전인 이번 소설은 친구의 연인을 사랑하는 와타야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예민한 나이에 겪었던 사랑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더 이상 감정이 자라지 않은 와타야.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고, 잊어야만 한다는 마음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시절이 결국엔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그 감정은 와타야를 어디로 데리고 갈까..


첫사랑에 관한 책이다보니 자연스레 나도 고딩 때 경험했던 첫사랑이 떠올랐다.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소년이 같은 중창팀이었고, 그 인연을 계기로 친구였다가 짧게 만들었던 추억. 함께 도서관을 다니고 산책을 하던 시간. 빗 속을 6시간동안 걸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집에 데려가주고 조용히 걸어가든 그 등판이 급 생각났다. 잘 지내니?


연애 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는 내가 무덤덤하게 읽은 책이다. 원래는 설레발치면서 읽어야 하고, 나도나도 하면서 읽어야 하는데 말이다. 조금은 밋밋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조금은 아쉽다. 나.. 나이 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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