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조지 오웰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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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오웰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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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반유토피아, 즉 가장 최악의 세계를 상상한 소설이다. 1984년에 대한 예측이라면 다행히도 빗나갔다고 생각해왔다. 감시와 전체주의에 대한 극단의 폭압적 상황을 소설로서 그려낸 고전을 읽으며 과연 1984년을 지나쳐온 것인가, 자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거대한 소설적 은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빅브라더가 당신을 보고있다" 시선의 감옥은 인간을 부자유로 억압한다. 빅브라더는 끝끝내 이 소설에서 등장하지 않지만 주인공 윈스턴을 포함해 읽고 있는 독자도 그 존재를 끊임없이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텔레스크린은 이를 상황에서 구체화시킨다. 철저한 감시를 통해 인간의 삶을 통제한다. 사상경찰이나 순찰헬리콥터도 마찬가지다.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오웰이 구축한 세계는 놀라울만큼 정교하다. 그리고 독자는 (순진하게도)안도하지만 결국 현재의 일상에 의문을 갖는다. cctv나 블랙박스 그리고 빅데이터 역시 감시의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편리를 위해 자발적으로 무수한 감시주체 혹은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빅브라더는 없지만 빅데이터는 실용과 편리를 위한다는 미명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오웰이 이 소설을 쓴 1940년대 후자는 전쟁의 상흔과 전체주의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했던 시기다. 현재 세계대전과 같은 규모의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전체주의와 공산주의 국가들은 몰락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고전으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기술적 전체주의를 예감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역자후기를 보면 미래학자 데이비드 굿맨이 1971년에 오웰의 예언을 따져보니 137개 중 80개가 맞았다고 한다. 인터넷과 과학기술의 발달을 맞은 현대는 모든 예언이 맞았거나 혹은 오웰이 놀랄만큼 기술적 전체주의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소설속에서 윈스턴스미스는 일기를 쓰는 행위로 최초의 저항을 했다. 감시와 통제의 힘은 개인의 주체성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개인의 사적인 기록임과 동시에 쓰는 행위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자신만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쓴다는 것, 자신의 사유와 정체성을 정립해나간다는 것이 가장 강력한 힘이 되는 것이다. 정체성에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주체성이다.

.이 소설의 가장 놀라운 지점은 그가 구축한 세계 자체인 동시에 그가 주는 시사점이다. 특히 윈스턴이 읽는 책 "과두정치적 집산주의의 이론과 실데"가 실린 부분인데 여기서 계급과 전쟁에 대한 통찰은 풍자를 넘어서 심오하고 엄중한 경고처럼 다가온다. 또한 소설이 끝난 후에도 부록으로 신어의 원리를 읽어보면 서사로서 창작된 내용만을 넘어서 1984의 세계가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실감나게 느껴진다. 언어가 사고를 구성한다면 사고는 깨어있어야하고 언어는 자유로워야 한다. 이 책의 은유는 1948년에 태어나 1984년을 예감하는 것을 넘어 지금도 어쩌면 그 이후에도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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