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개 할망
오미경 지음, 이명애 그림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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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할망

"걱정하지 마라. 네 할망은 꼭 돌아간단다.
땅에 지켜야 할 게 있거든."

깊은 바다는 물개할망을 부른다.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를 발견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땅과는 거리가 먼 두려움의 공간이기도 하다. 할망은 지혜는 바다에서 욕심을 내지 않는 것. 단순하지만 자신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한마디다.
“바당에서는 욕심내민 안 뒈여. 물숨 먹엉 큰일 나는 조심허라게."
용왕님의 딸이라는 할망에게도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원칙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녀에 살아올 수 있었던 진리이기도 하다.
.
나는 할망을 따라 바닷속 깊이 더 깊이 들어간다.
산호와 해파리 사이에서 화려한 심해로 들어가 용왕님할망을 만난다. 그러나 바다는 생사의 갈림길로 할망을 끌고 가기도 한다. 우리는 바다의 의중을 모른다. 다만 물개할망의 철칙대로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 뿐이다.

아일랜드 물개 설화와 제주 해녀를 이어 만든 이야기로 독특하면서도 풍요로운 서사를 들려준다. 뿐만 아니라 제주 해녀와 심해 묘사가 탁월한 그림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낯설지만 푸근한 인상을 남기는 제주 방언도 그림책의 묘미를 살린다.

욕심내지 않은 것은 물질하는 해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용왕 할망은 욕심 내지 않고 살아가면 자신의 모든 것을 이어질 수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있다. 물개할망 이야기와 그림은 물론이고 이 책의 투박하지만 진리인 메시지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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