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 배워야 합니다 - 평범한 일상을 바꾸는 마법의 세로토닌 테라피!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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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의 전쟁을 겪고 있는 우리에겐 편안함과 행복에 대한 욕구가 더욱 간절하다. 일상의 우울을 떨쳐주고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에 대한 공부가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업에 실패하고 나서 바닥으로 떨어진 내 삶이 너무 초라해요"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의미가 있습니다. 의미를 발견하세요"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인간이 하는 일에는 숭고한 인생의 의미가 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든 그리고 누가 하는 일이든 거기엔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읽어낼 수 있는 슬기와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힘든 일을 하는 사람에게 일깨워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로고테라피, 의미치료라고 부릅니다. 이를 처음 주장하고 실천한 살마은 빅터 프랭클이라는 오스트리아 빈의 정신과 의사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의미를 알고 하면 병이 되지 않습니다. 이게 스트레스 의학의 기본 원리입니다.

세로토닌의 뇌과학

-일단 뇌로 들어간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으로 전환되려면 몇가지 자극이 필요하다. ①햇빛 ②리듬운동 ③스킨십 ④규칙적 식사 ⑤ 복근 심호흡 ⑥잘 씹기 등이 그것이다.

-복근 심호흡

복근은 의식적으로 움직여야 되는 근육이다. 복근을 움직이려면 자연히 의식적인 운동을 하게 된다. 내쉬는 지령은 대뇌피질에서 한다. 세로토닌 신경 활성화에는 전술하다시피 반드시 의식적인 운동을 행해야 한다. 고로 의식적으로 복근을 움직이는 복근 호흡은 세로토닌 단련에 필수 조건이다.

세로토닌 테라피

-테라피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에 있다. 세로토닌을 행복 호르몬이라 부른다. 마음 상태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어느 한 가지 방법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뇌 전체를 힐링 상태로 만드는 긍정사고, 긍정정서, 재미, 즐거움, 기쁨 등 총체적인 접근이어야 한다. 세로토닌 신경이 뇌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만 봐도 행복은 어느 한 가지 정서만으론 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하고 복잡한 인지, 정서 과정이 관여하고 있다. 세로토닌 활성 기법 및 치료는 광범위하게 걸쳐 시행된다.

-세로토닌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전 뇌에 신경 축색을 뻗치고 있어서 치료나 활성 기법도 전 뇌에 걸쳐 다양하게 실시해야 한다.

 

 

 

언제나 기대되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명한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님!

이번에는 행복을 관장하는 세로토닌 호르몬에 관한 책, <행복도 배워야 합니다>로 만나게 되었다.

최근 오랜만에 다시 읽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이시형, 이시형 공동저자로 함께 쓴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에 관한 상담 책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함께 읽었는데 참 좋았다.

따뜻한 문체의 두 박사님이 들려주는 편안한 상담 이야기가 요즘 쏟아져 나오는 힐링물 베스트셀러와는 차원이 다르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 <행복도 배워야 합니다> 역시 좋다.

최근에 읽은 행복에 관한 책 5권.

릭 핸슨 <12가지 행복의 법칙>, 슈테판 클라인 <행복의 공식>, 라케시 사린 <행복의 해답>, 탈 벤 샤하르 <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 그리고 이시형 박사님의 <행복도 배워야 합니다>.

이 다섯 권의 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행복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우리는 우울증이나 행복감이 마음에서 온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아닌 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최근 밝혀진 뇌과학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을 관장하는 곳은 바로 마음이 아닌 뇌이다.

뇌에서도 지극히 작은 부분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과 감정들이 우리의 삶을 이렇게 왔다갔다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 수 있다니. 배우면 배울수록,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뇌와 마음은 참 신기하다.

<행복은 배워야 합니다>는 이시형 박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상담일지, '세로토닌 처방전'이 첫번째 파트로 나온다.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내담자와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있는데 고민 한 부분과 그 아래 상담과 조언을 해주는 내용이 일상에서 흔히 느낄 법한 고민들이다. 로고테라피, 즉 의미치료에 관한 내용과 함께 비록 힘들과 좌절하고 싶은 순간이지만 그래도 꿋꿋히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가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우리에겐 행복 호르몬, 즉 '세로토닌'을 언제든 배우고 만들고 써먹을 수 있다!

세로토닌은 신체 리듬을 조절하고, 뇌를 각성시키고, 자율신경 조율에 영향을 미치고, 스트레스에 강한 몸으로 만들어주며, 심신을 젊게 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등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데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세로토닌을 일상에서 그리 어렵지 않은 여섯가지 정도로 충분히 발달시킬 수 있다.

(①햇빛 ②리듬운동 ③스킨십 ④규칙적 식사 ⑤ 복근 심호흡 ⑥잘 씹기)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는 의지와는 다르게 일상에 지쳐 간단한 실천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변경 아닌 변명을 해본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다는 생각에 고민을 만들면서 정작 스트레스틀 만드는 환경을 변화하거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노력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시형 박사님이 들려주는 마법같은 세로토닌 테라피로 이제는 실천과 함께 변화하고 싶어지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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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롭 데이비스 지음, 김마림 옮김,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원작 / 미메시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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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용맹하고 뛰어난 기사, 돈키호테.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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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롭 데이비스 지음, 김마림 옮김,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원작 / 미메시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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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키호테 데 라만차다!"

-라만차 지역의 한 마을에 본명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키하다>라 불리던 사람이 살았다.

이름은 틀릴 수도 있다. 어떤 작가들은 <케사다>라고도 하니까. 여기선 논란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 <케하나>라고 하자. 알론소 케하나.

-그는 평소에 할 일이 없을 때면, 말하자면 1년 365일 내내 기사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낙이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기사 소설책을 사느라 갖고 있던 땅의 대부분을 팔아 버렸다.

-직접 기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편련 기사들을 모방하여 세상의 모든 악당과 싸우고 모든 것을 바르게 바꿔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갑옷은 오래되고 낡아서 손질이 필요했고 가리개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두꺼운 판자로 얼굴 가리개를 만들었다.

-그다음엔 말이 필요했다. 그에겐 늙어 빠진 말이 있었는데 그의 눈에는 그저 멋진 준마로 보였다. 로시난테!

-이번에는 자기 자신에게도 근사한 새 이름이 필요했다. 나는 돈키호테 데 라만차다!

-마지막으로 그에겐 사랑하는 귀부인이 필요했다. 마침 마을 근처에 그가 주위를 약간 어슬렁거렸던 농사꾼 처자가 한 명 있었다.

그 처자의 이름은 알돈사 로렌소였는데 그는 자신과 말의 이름을 바꾼 것처럼 그녀에게 어울릴 이름도 생각해 냈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은 <둘시네아 델 토보소>가 된다.

 

 

 

 

지구상에서 성서 다음으로, 세상에가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책은?

바로 지금 읽고 있는 <돈키호테>다. 4백년이 넘도록 스테디셀러로 살아남은 불멸의 고전은 분명 이유가 있다. 이 <돈키호테>처럼 말이다.

미메시스에서 '롭 데이비스'의 기발한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한 이번 <돈키호테>는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이다.

게다가 290여쪽의 분량 정도로 돈키호테 1부, 2부를 한 책 속에서 모두 읽어볼 수 있다니. 원작에 충실한 각색과 유쾌한 그림은 돈키호테를 더 응원하고 매력적이게 만들어준다.

사실 그동안 수많은 책 속의 책으로 추천받아온 <돈키호테>를 이제야 읽게 됐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아직까지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앉은 자리에서 하루만에 후딱 읽었다. 그만큼 술술 읽힌다.

돈키호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

가상의 괴물과 싸우고 투구를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해서 무찌르고 놋쇠 대야를 맘브리노의 황금 투구로 착각하며 사랑하는 여인 둘시네아를 위해 모험을 떠나는 기상천외한 몽상가.

예전에는 돈키호테를 허무맹랑한 비현실주의자라고 생각했다면, 어른이 되서 읽는 돈키호테는 그 누구보다 마음 따뜻하고 정의로우며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찾아가는 드리머다.

물론 돈키호테의 모험은 쉽지 않았다.

툭하면 얻어 터지고 운 좋게 이긴 싸움에는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혀서 결국 쫒김당하는 신세가 되니까.

게다가 혼자만 그 고생을 하지 않았다. 그의 충실한 종자, 산초 판사도 같이 산전수전을 겪는데 그 둘을 안전한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사촌과 신부님, 그리고 돈키호테의 친구이자 이발사인 사람도 같이 고생고생한다.

그래도 그 모험은 분명 값지다.

처음에는 아니 뭐 이런 민폐캐릭터가? 라고 생각했는데 죄 없는 사람을 풀어주고, 사랑하는(?) 공주를 위해 갖은 수모를 당하더라도 기사도 정신으로 싸우고, 불리한 싸움에도 불굴의 용기로 대적한다! 알론소 케하나는 나에게 기사소설에 빠진 가짜 편력기사가 아니라 기사도 정신으로 무장한 진짜 용기있는 기사이다.

돈키호테처럼 무적의 용기로 세상을 무찌를 힘이 있다면 난 그런 인생을 응원하고 싶다.

물론 돈키호테와 산초도 잠시나마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2부에서 밝히질텐데 공작과 공작부인의 만남이다.

섬을 갖고 싶다던 산초의 꿈도 한시적이나마 이뤄지지만 결국 산초도 돌아오고 삼손 카라스코(일명 달의 기사) 때문에 돈키호테도 돌아온다.

그리고 <돈키호테>의 엔딩은 너무도 유명하게 사람들을 놀리듯 제 정신으로 돌아온 멀쩡한 알론소 케하나로 바뀌면서 이야기는 끝을 낸다.


-그는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고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둘시네아에 대한 열망 때문이거나 바르셀로나에서의 패배 때문이거나 알티시도라의 말 때문이거나 아니면 그에게 지워진 운명의 무게 때문이었는지는 베넹헬리조차 말해 주지 못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돈키호테는 그 중압감에 말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고 말았다.

-"하느님께서 내게 자비를 보여 주셨네. 친구들이여! 내 평판이, 기사도에 관한 사악한 책의 그늘에 가렸던 내 평판이 회복되었네! 이제 그들의 부조리와 기만을 깨달았어."

-"친구들 나는 이제 죽어 가네. 하지만 미친놈으로 죽고 싶진 않아. 이젠 그런 저주로부터 벗어나고 싶네. 그래서 내 죄를 고백하고 유언을 남기고 싶어."

-"죽지 마세요. 산초 말을 들어 보세요.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이 삶을 포기하는 거예요. 나같이 어리석은 사람도 그건 알아요."

-"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네. 난 미쳤었지만 지금은 제정신이야. 난 돈키호테였지만 지금은 알론소 케하나이네. 유언을 하나 남길 필경사를 불러 주게. 죄를 고백할 수 있도록 신부님도 모셔주고.

-사흘 후 돈키호테는 영혼을 포기했다.

죽을 때가 다가오자 너무도 멀쩡히 오히려 사람들을 놀리듯 제 정신의 돈키호테의 말을 들어보면, 뭐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독자를 헷갈리게 만든다.

그리고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실제 영웅의 모험담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와 이야기 속의 저자 '베넹헬리'의 환상 이야기도 한 몫한다.

겉으로 보면 황당하고 순진무구한 돈키호테의 일생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비유적으로 볼 수 있는 인물과 인생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꿈을 가지고 용기 있게 돌진하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을 과연 비현실주의자라고 감히 놀릴 수 있을까?

<돈키호테> 후반부에서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돈키호테의 모험담에 설렐 독자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가 부푼 돈키호테와 산초. 하지만 그들에게는 바보, 그리고 바보를 따라다니는 바보라는 호칭의 얼간이 광대라고 사람들은 비웃는다. 상처받을 둘의 마음은 헤아리지 않고 세상의 잣대로 돈키호테와 산초가 평가당하며 멸시받는 모습이 참 마음이 아팠다.

과연 누가 돈키호테와 산초를 비웃고 욕할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4백년이 넘었지만 <돈키호테> 를 사랑하는 전 세계의 독자들은 그들의 모험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보다도 용맹하고 뛰어난 기사, 돈키호테를 읽으며 '삼손 가라스코'가 지은 돈키호테의 묘비명과 이야기를 다시시작해본다. 그럼, '안녕히!'

묘비명 _ 삼손 가라스코 지음

그 용기가 하늘을 찌린

강인한 이달고 이곳에 잠드노라.

죽음이 죽음으로도

그의 목숨을 이기지 못했음을

깨닫노라.

그는 온 세상을 하찮게 여겼으니,

세상은 그가 무서워

떨었노라. 그런 시절 그의 운명은

그가 미쳐 살다가

정신 들어 죽었음을 보증하노라.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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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 - 톨스토이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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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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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 - 톨스토이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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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집에 도착하자 한 여연이 우리에게 불만을 쏟아놓기 시작했습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더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더군요. 그 입에서 죽임의 기우이 퍼져나왔습니다. ... 하지만 만일 그렇게 한다면 여자는 죽고 말거라는 걸 저는 알았습니다. 그때 남편이 여자에게 하나님 얘기를 꺼냈습니다. 갑자기 여자의 태도가 달라지더군요. 여자가 제게 저녁을 차려주면서 절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그녀 얼굴에 더는 죽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고 생기가 넘쳤습니다. 저는 그 얼굴에서도 하나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사람의 마음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리라'고 하신 하나님의 첫 번째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제게 보여주셨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기뻤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웃은 겁니다.

-한 남자가 오더니 1년을 신어도 모양이 변하거나 뜯어지지 않는 장화를 주문하더군요. 그런데 전 그 사람 어깨 뒤에 제 친구인 죽음의 천사가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 천사는 저 말고는 아무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 천사를 알아보았고, 그날 밤 해가 지기 전에 천사가 신사의 영혼을 데려가리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혼자 생각했죠. '이 사람은 날이 저물기 전에 죽을 거라는 것도 모르고 1년을 준비하는구나.' 그때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두 번째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무엇이 있는지는 이미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도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능력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때 두번째로 미소를 지었지요.

-그러나 아직 한 가지가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얻지 못했던 겁니다.

-'그 어머니가 아이들을 위해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때, 난 부모 없이 아이들은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 말을 들어주었지. 하지만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 자기 젖을 물려 아이들을 이렇게 키웠구나.' 부인이 자신이 낳지도 않은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며 눈물을 흘렸을 때, 저는 그 부인에게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보았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세 번째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절 용서하셨다는 걸 알고서 세 번째로 웃었던 겁니다."

"세 가지 질문"

-"잘 생각해보시오. 당신이 어제 약한 나를 딱하게 여겨 대신 밭이랑 파주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면 저 젊은이는 당신을 헤쳤을 것이고, 당신은 여기에서 나와 함께 있지 않은 걸 후회했을 것이오. 그러니 가장 중요한 때는 당신이 밭이랑을 파던 때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나였던 것이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나를 도와준 것이었소. 나중에 그 젊은이가 달려왔을 때, 가장 중요한 때는 당신이 그를 보살펴준 때였소. 상처에 수건을 감감아주지 않았다면 그는 당신과 화해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니 말이오. 그러니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그였고, 당신이 그에게 해준 일이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소.

-꼭 기억하시오.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걸 말이오. 바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때에만 우리가 가진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오. 앞으로 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게 될지 어떨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있는 그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인데, 오직 그 하나를 위해 인간은 이 세상에 온 것이기 때문이오!"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 첫 문장을 뽑는다면, 아마도 이것.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바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속 한 구절이다.

나도 <안나 카레니나>를 처음 읽고서 숨막힐 듯 이어지는 이야기들로 밤을 세웠는데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로 다시 밤을 새웠다.

소설인듯 우화인듯, 그동안 읽었던 톨스토이의 소설과는 결이 다른 아름다운 문체에 푹 빠졌다.

사실 예전부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제목이 너무 멋있어서 한동안 되뇌이고 꼭 읽어야지 메모도 했었는데

살다보니 시간은 짧고 읽고 싶은 책은 너무도 많아서 이제야 인연이 닿아 읽게 되었다.

근데 분명 제목만큼이나 익숙한 글이다. 어디선가 분명 읽어봤다. 유명한만큼 인용도 많이 되서 그럴 것인데

톨스토이가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거지? 실마리를 찾다보면 어느새 퍼즐이 맞춰지면서 '아! 이 얘기! 그리고 사랑"이라고 외치게 된다.

가난한 구두장이와 아내. 그리고 길모퉁이에서 발가벗은 채로 교회 앞에 버려진 사내 하나.

이 셋의 이야기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알게 된다.

구두장이이 세몬은 아내 마트료나와 바로 그 사내 미하일을 입혀주고 따뜻하게 해주고 함께 살아가게 된다.

사실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도와줄 수 있겠는가? 가뜩이나 이 부부도 형편이 넉넉치 않아 세들어 살고 겨우 빵으로 하루 끼니를 연명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는지 미하일을 버려둘 수 없었고 같이 살면서 구두장이 기술도 잘 연마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그 사내, 미하일이 인간세계에 버림받고 떨어진 이유와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구두장이와 아내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들려준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특히 마음에 깊이 담겨지는 이유는,

깨달음이 필요한 질문 세 가지를 무엇이라고 딱 명확하게 짚어주지 않는 점이다. 사랑, 그리고 무엇이 더 있을까? 연민이라 해야할 지 따뜻한 마음이라 해야할지 유한한 인생의 소중함이라고 해야할지 그 몫은 오롯이 독자에게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함께 <세 가지 질문>도 인생의 멋진 가르침을 준다.

왕이 알고 싶은 지혜 3가지를 물으며 길을 떠났는데 뜻밖의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결국 우리에겐 오직 지금만이 있다는 세 가지 이상의 한 가지를 얻게 된다.

요즘 마음이 썩 좋지 않고 각팍해지는 세상에서 톨스토이의 단편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글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너무 길지도 않은 딱 좋은 정도의 분량의 짧다면 짧은 글이지만 손 안에 있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책 한 권은

'무엇'으로 살아가야할 지 묻고 싶을 때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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