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하우스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칠흑 같은 밤입니다. 눈의 무게가 옷을 적시며 소년의 무릎과 허리를 부여잡고 맨살을 찢는 동안에 쥐고 있는 차가운 칼과 움켜진 손톱마저 붉게 물들이며 더없이 냉혹한 밤입니다. 소년을 추적하는 고함 소리와 개들이 짖는 소리 속에서 소년은 앞을 헤치며 달아나고 있습니다.

 

흠칫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생긴 동상의 흔적들과 흉터들을 어루만지며 마이클은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사랑하는 여인 엘레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지옥에라도 갈 각오가 있는 남자라는 점을요, 동시에 그는 킬러입니다. 이제 그는 킬러의 길을 접고 조직을 탈퇴하여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가 꾸는 꿈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그가 속해있는 조직은 오토 케이틀란이라는 수장이 이끄는 범죄조직인데 마이클은 누구보다 탁월한 킬러본능으로 보스의 신임을 절대 얻고 있었습니다. 이제 세월의 흐름 속에서 노쇠한 보스는 죽음을 앞두고 있고 마이클은 그에게 은퇴를 밝히며 그의 소원대로 죽음을 선물합니다. 평소 아버지의 신임을 독차지하던 마이클을 질시하던 보스의 아들 스티븐과 조직의 일원으로 마이클의 재능을 높이 사서 그가 조직에 계속 남아있기를 원했던 지미는 그때부터 변절자에 대한 복수를 위해 사냥에 나섭니다. 가까스로 조직의 테러에서 목숨을 건진 마이클과 임신한 엘레나는 마이클이 어렸을 적에 헤어진 남동생 줄리앙을 찾아 그의 양부모인 상원의원 랜들 베인의 집을 방문합니다.

 

마이클과 줄리앙 형제는 "아이언 하우스"라는 고아원에서 서로 의지하며 기약없는 미래를 포기하며 함께 자랐습니다. 강인한 형 대신 병약한 동생은 항상 못된 아이들에게 학대를 당했고 그 때마다 든든한 방패가 되어준 것은 믿음직한 형 마이클이었습니다. 어느 날 자신을 못살게 굴던 아이를 살해해버린 줄리앙, 형 마이클은 자신이 동생 대신 죄를 뒤짚어쓰고 추적을 피해 달아납니다. 그런데 무슨 운명의 장난이었던지, 그 날은 두 형제를 입양하러온 여인이 있었고 동생만 입양되어 버렸습니다.  

 

엇갈린 운명의 장난이었나 봅니다. 성인이 된 두 형제, 동생 줄리앙은 상원의원의 양자로서 동화작가로 성공합니다. 여전히 나약한 줄리앙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구요. 조직의 보스를 죽인 변절자이자 보스가 남긴 유산의 비밀을 알고 있는 마이클을 추적하는 어둠의 세력들과의 대결의 결말은 원 샷, 원 킬의 현란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마이클의 반격, 조직의 와해입니다.

 

<라스트 차일드>, <다운 리버>에 이어 3번째로 읽은 존 하트의 스릴러 <아이언 하우스>는 존 하트가 가족이라는 구성단위에서 발생하는 부재와 불통이라는 일그러진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고통과 소외, 복원과 구원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들을 이번에도 고스란히 포맷으로 삼습니다. 대신 서정성이 줄고 스케일이 커지면서 집안에서 칩거하던 소년이 집을 뛰쳐나와 세상 밖으로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늘어난 액션의 비중이라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과격한 스릴이 넘쳐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미스터리도 덩달아 소용돌이칩니다.

 

액션은 확실히 이전 작품들에서 만나지 못했던 색다른 형태이면서 신체훼손도 마다않는 잔인한 결단도 보여주어 확실히 효과적인 시퀀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액션 이후에는 미스터리가 그자리의 바통을 이어받는데요. 솔직히 마이클과 줄리앙 형제는 일반적으로 입양이라는 시스템에서는 상식을 한참 벗어나 있습니다. 나이도 많고 한 아이는 병약하다든지 하는 문제점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이 대신 입양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이 형제를 굳이 입양하려고 찾아온 여인 아비게일에게는 비극적인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무조건 이 형제들이어야만 했었던.....

 

그리고 상원의원의 저택 주변 호수에서 잇따라 남자 시체 세구가 발견되면서 경찰과 언론의 집중포화와 관심 속에 줄리앙이 살인용의자로 의심받고 베일 의원은 자신의 입지에 타격을 받을 것에 전전긍긍하고 아내이자 엄마인 아비게일은 아들을 지켜내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운데 배후에 얽힌 진실이라는 미스터리의 실체가 다각적이면서도 복잡하게 얽혀있음이 드러납니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스케일이 커졌다고 언급했습니다만 이 모든 것에는 두 형제를 둘러싼 삐뚤어진 모정과 출생의 비밀, 돈과 결탁한 추악한 밀약, 남자들은 결코 이해못할 여자들의 이상심리 등 스릴러에서 익숙한 소재들을 조합시켜 시종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이 구축되어있습니다. 여러가지 요소들은 자칫 잘못하면 무수한 가지처럼 산만한 결과를 만들어낼수도 있지만 다행히 이만하면 대접 하나에 재료들을 모두 잘 비벼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이크와 줄리앙 형제가 자신들을 얽어매는 비정한 굴레들에 맞서 엉켜버린 가족들의 관계회복에 고군분투하며 이루어 낸 산물들과 가슴아프면서 슬펐던 유년기의 비극을 사랑이라는 고루하지만 영원한 처방전으로 끝내 극복한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피 흘린 대가는 분명 크게 남겠지만 선명하면서도 아름다운 결말을 감정이라는 서스펜스와 액션, 충격적인 반전이라는 삼위 일체로 찍은 정점이 좋습니다.

 

다만 가족관계의 구원이라는 반복적 주제 대신 이제는 다른 관점으로 존 하트가 눈을 돌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전히 유효하지만 언젠가는 자승자박이 될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차기작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보고 싶다는 것이죠. 대중은 변덕스러운 존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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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가장, 아니 유일하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여성작가는 기리노 나쓰오밖에 없습니다.

 

다른 여성작가들과는 뭔가 특별한 포스가 그녀에게는 느껴집니다. 결코 달달하지도 않고 어둠 속에서 빛 조차 들어오지 않는 구원없는 세상을 집요하리만큼 악의적으로 묘사하는 작품세계가 편할리가 없음에도 괘념치 않고 끊임없이 찾아 읽게 만드는 마력의 실체를 여전히 깨닫지 못한 채 오늘도 읽었습니다. <다크> <얼굴에 흩날리는 비>로 시작되는 무라노 미로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두번째 작품인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은 어쩌다 못 읽고 건너뛰었지만 이 시리즈를 계속해서 읽을지는 이번 작품에 달려있습니다. <얼굴에...>는 읽은지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미로의 남편은 인도네시아에서 자살했고 다음 남자인 나루세미로의 밀고로 살해죄로 구속 수감되었다가 감방에서 목 매달아 자살한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녀에 대한 첫인상은 연약하고 무엇인가 소심한 둣한 평범한 여성이었다가 탐정으로 활동하면서 나름 강인한 모습으로 변모했고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관도 나름 정립된 똑부러진 면모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그동안의 공백은 미로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을 필요로 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미로 시리즈 3편 <다크>은 이제껏 은연중에 가지고 있던 미로를 비롯한 주요 등장인물들간의 관계에 철퇴를 내리는 듯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미로와 아버지 무라노 젠조와의 상극의 관계가 고정관념을 들고 요동을 칩니다. 의붓 부녀지간이라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미로가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그야말로 적의에 가득 찬 시한폭탄이었습니다. 어릴적 친부가 죽고 의부가 젠조를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모녀지간을 갈라놓은 원흉으로 미워하더니 지금에 와서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나루세의 자살을 숨겼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죽이려 갑니다. 그 자리에서 애꿎은 개를 죽이고 지병이 있는 젠조가 약을 못 먹게해서 죽도록 만드는 악행을 저지릅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애정과 존경으로 이어져있을거라는 상식이 통렬히 산산조각납니다. 미로라는 여자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요, 선과 악이라는 단순한 척도로는 그녀를 가늠하기란 불가능해졌어요.

 

이제 미로는 의붓아버지 젠조의 동거녀였던 맹인 마사지사 히사에와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게이 도모베, 아버지의 동료였던 대만계 야쿠자 데이, 3명의 추적을 받게되면서 우연히 만난 한국남자 서진호를 만나 위조여권을 받아 한국으로 밀입국합니다. 그녀를 쫓아 한국까지 온 히사에도모베를 피해 서진호와 동거하면서 짝퉁 명품을 파는 일을 돕게됩니다. 낯선나라 한국에서의 제2의 서막!!!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부산, 광주,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국에서의 여정은 한국독자라면 주목할만합니다. 서진호가 과거 겪었던 80년대 광주 민주화항쟁, 부산의 산동네 마을 등은 한국사람이라면 살면서 잊지못할 기억들인데 그 점들을 작가는 일본인의 관점에서 충실히 재현내었다고 여겨집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창작한 이유는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후속 시리즈에서 이것 이상은 못 만날 것 같은 지옥같은 현실과 내면의 혼돈 속에서 끈이 툭하게 잘려나간 것같은 미로를 지켜봅니다(더군다나 성 폭행당해 아이까지 낳아버린). 최악의 상황에서 일본으로 귀국한 그녀는 아버지와의 관계는 단절되어 고원무립의 처지가 되었습니다. 탐정이 아닌 하드보일드한 여성으로 세상에서 살아남기가 그녀에 주어진 과제이자 숙명이 된 것 같네요. 앞으로는 더 어둡고 살기 힘든 세상이 될 거라며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회라고 자기 딸에게도 말했다는 기리노 나쓰오의 잠재의식 속에는 싸구려 감동에 좌지우지 되지말라는 냉정함 가득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희망을 쥐똥만큼 흘렸을지도 모를 무라노 미로 시리즈에서 이제 더 이상 구원은 없다면 철저히 안면몰수하고 돌아서는 분기점이 이번 작품에서 드러났다고 판단됩니다. 무라노 젠조의 죽음 이후 무라노 미로의 남은 삶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미지수겠네요. 그것을 써내려갈 기리노 나쓰오는 흉포합니다.

 

그 점에서 여전히 매료되고 중독됩니다.

이 불량식품같은 여자의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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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사슬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네 놈이 너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난 너보다 더 거친 사람이다. 그리고 너보다 잔인한 사람이다. 넌 지금 내가 아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고 있어. 난 네가 지금까지 꿔왔던 어떤 악몽보다도 더 무서운 사람이다. 내 말을 믿겠나?"

 

한적한 네브래스카의 한 시골마을에 들러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던 방랑자 잭 리처는 술에 취해 환자의 호출을 거절하는 의사를 만나 그를 반강제적으로 차에 태워 환자의 집으로 데려갑니다. 의사가 치료한 환자는 남편에게 얻어맞아 코피가 멈추지 않던 던컨 일가의 며느리 일리노어였고 이에 열받은 리처는 남편 세스 던컨을 찾아가 응분의 주먹을 먹입니다. 단순히 가정폭력에 개입했을 뿐인 것 처럼 보였던 이 행동은 던컨 일가의 대장인 세스의 아버지와 삼촌들의 분노를 자아내며 곧 바로 수하들에 의한 보복과 맞닥뜨립니다.

 

하지만 던컨 일가의 보복에 힘으로 제압하는 리처의 무력시위에 위기감을 느낀 던컨 일가는 리처를 제거하기 위해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리처리처대로 이 마을은 던컨 일가가 농산물 운송사업의 장악을 통해 마을 주민들을 통제하고 복종을 강요하며 군림하고 있음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25년전 마을에서 어린 소녀의 실종사건이 있었고 모두 던컨 일가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의심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미제에 빠져버린 안타까운 사연이 있음을 추가로 알게 됩니다. 던컨 일가에서 감지되는 악의 기운과 그들에게 굴종당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 소녀의 실종에 얽힌 미스터리가 교차하면서 리처는 정면돌파하여 악을 처단하고자 던컨 일가에 맞서 대적하게 됩니다.

 

영화의 개봉에 맞춰 출간된 잭 리처 시리즈의 신간 <악의 사슬>은 전작 <하드웨이>에서 쓴 맛을 안겼던 표지의 실패의 만회를 염두에 둔 탓인지 시리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이미지(개인적으로)의 표지로 탄생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제목부터가 작가명대신 캐릭터를 내세운 형태로 변형되어 나왔더군요. 덕분에 구매욕구의 충동이 생기면서 한동안 멀리했던 잭 리처 시리즈를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잭 리처는 소속이 없고 독립적이어서 세상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으며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떠돌이지만 찰나의 호기심과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투철하고 확고한 신념때문에 항상 위험한 상황에 빠져듭니다. 옳은 것을 행동으로 실행할 수 있는 물리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에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그늘에 놓여있는 약자들의 고충을 대변하고 불의를 앞세운 강자에게는 철저히 힘으로 응징하는 인물이죠. 그렇지만 그를 다시 만난 텀이 길었던 탓인지 리처의 대응방식도 많이 냉혹해진 것 같습니다. 예전같으면 이 정도에서 손 봐주고 끝을 냈을 것 같은 상황에서 기어이 총알을 박아 넣습니다. 인정 사정 봐주지 않고 손속이 잔인해진 면도 있는데 그만큼 통쾌하고 후련한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오히려 악의 세력들은 자신들끼리 밥그릇 싸움을 하는 내분 덕에 먹이사슬이 꼬이면서 리처의 수고를 덜어주는 어리석음도 보여줍니다. 옳고 그른 일에 관해서는 한 치의 균열도 발생하지 않겠지만 불의에 관해서는 의리나 원칙같은 것이 통할 리가 없습니다. 항상 상대방의 뒷통수를 치려고 호시탐탐 틈을 노리는 탓에 사슬은 느슨해지면서 연결고리가 끊어졌습니다. 그 빈틈은 확실히 호재였습니다. 그리고 심리 스릴러가 아닌 액션 스릴러 계통이기에 글에서 느껴지는 시각적인 역동성의 쾌감은 여전합니다. 더불어 25년전 실종된 소녀에 얽힌 미스터리를 해결하면서 전달되는 안타까운 진실에서 비롯되는 아픔 또한 악을 철저히 짓밣고 응징해야할 절대적 명분을 쌓아 올리는데에 성공했다고도 보여집니다. 던컨 일가에 대한 처단은 결말이 예상가능하지만 "그래, 그렇게 끝을 내야하는거라구" 라며 주먹을 불끈 쥐게 하지요.

그런데 <하드웨이>와 함께 지난 달 개봉한 <잭 리처>의 후속영화로 <악의 사슬>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잭 리처>의 원작인 <원 샷>보다 영화화하기에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하면서 그가 가는 곳마다 먹구름이 걷히고 밝은 햇살이 내려쬐는 따뜻한 봄이 있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그만인 것 같습니다. 잭 리처는 자주 만나기보다 한번씩 읽어주면 깊이는 없지만 시원시원 맛에 다시 찾게되는 그런 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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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ungi2003 2013-02-20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차일드의 글은 읽기 편합니다. 악의 사슬은 종전과는 조금 다른듯하여 즐겁게 보았습니다. 여행길에 들고가기를 강추합니다.

유마 2013-04-07 19:26   좋아요 0 | URL
댓글 감사합니다 ^^
 
이지 머니 2 밀리언셀러 클럽 131
옌스 라피두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옌스 라피두스의 범죄소설 <이지 머니>는웨덴의 암흑가를 배경으로 한 범죄의 재구성이자 범죄와의 전쟁이라고 하겠습니다. 여기 세 명의 남자가 있습니다. 칠레 출신의 마약상 "호르헤"는 자신과 거래하던 조직의 수장 "라도반"으로부터 배신을 당해 마약밀거래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지만 증오와 분노로 인해 교도소를 탈옥하고 나와서는 자신에게 뒤집어씌운 조직에 대한 복수를 꿈꿉니다. 스웨덴 토박이 대학생인 "JW"는 어려운 가정환경에 대한 불만과 상류사회에 대한 동경과 갈망으로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키기 위하여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입니다. 그러면서 실종된 친누나의 행방을 좇고 있습니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갱 조직원인 "므라도"는 이혼한 부인과 사이에 둔 딸의 양육권 분쟁과 함께 예전에 친구였지만 지금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수장 "므라도"에 대한 반감으로 독립하고 싶어하는 인물입니다. 이렇게 세 명의 범죄자가 스웨덴에서 마약으로 벌어들이는 "눈먼 돈<EASY MONEY>"를 쟁탈하기 위한 약육강식의 현장을 생생하면서도 거칠고 잔인하며, 스피디한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미 영화로도 제작되어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개봉된 바 있습니다.

 

바야흐로 범죄도 계급화, 세계화, 기업화되는 경향이 가속화중인 것 같습니다. 복지천국이라고 불리는 스웨덴에서도 부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벗어나기 위한 극빈층의 신분상승의 꿈은 "JW"를 통해서도 가늠 가능하듯 범죄 조직에 대한 꾸준한 공급원으로 양성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스웨덴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인종들이 몰려들면서 범죄조직의 국적도 글로벌화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유고슬라비아, 칠레, 아랍계까지 여러 국적의 범죄조직은 해가 지고 난 어두운 밤 거리의 이권을 놓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데 흡사 기업운영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교묘히 합법화를 가장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추세인 듯 합니다. 마약, 매춘을 비롯하여 다양한 업종방식과 더불어 스웨덴 경찰에서 공세를 진행 중인 대 범죄조직 소탕작전 "노바 프로젝트"에 대항하여 살아남기 위해 조직간의 합종연횡 전략같은, 범죄의 끊임없는 자생력에 혀를 내두르게도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결코 죽지 않아요.

 

저자 옌스 라피두스는 기존의 범죄소설들이 경찰 또는 탐정 위주의 캐릭터였다면 범죄자 그 자체를 그려보고 싶었으며. 범죄에 대한 해결보다는 플롯을 통해 범죄의 재구성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형사 전문 변호사 로 활동 중인 옌스 라피두스는 과거에 참여했던 아파트 무장강도 사건 재판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범죄자들의 머리 속에 들어가서 "왜? 이들은 이러한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다른 대안은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결국 "그 길 밖에 없었다."는 해답을 이 소설을 통해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교화 대신 범죄의 길이 걸어갈 수 밖에 없는 필연이라는 종착역까지의 여정이 어떻게 끝맺게 될 지 잘 알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범죄의 세계에 매혹되고 있습니다. 그들과 그것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바라는 것이 아니면서도 어쩌면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을 대중들에게는 또 다른 세계입니다. 어떠한 감정개입 없이 있는 그대로의 시선으로 하류인생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지요. 그런 세상은 또 없으니까요. 그것이 호기심이든, 동경이든, 혐오든 상관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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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머니 1 밀리언셀러 클럽 130
옌스 라피두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옌스 라피두스의 범죄소설 <이지 머니>는웨덴의 암흑가를 배경으로 한 범죄의 재구성이자 범죄와의 전쟁이라고 하겠습니다. 여기 세 명의 남자가 있습니다. 칠레 출신의 마약상 "호르헤"는 자신과 거래하던 조직의 수장 "라도반"으로부터 배신을 당해 마약밀거래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지만 증오와 분노로 인해 교도소를 탈옥하고 나와서는 자신에게 뒤집어씌운 조직에 대한 복수를 꿈꿉니다. 스웨덴 토박이 대학생인 "JW"는 어려운 가정환경에 대한 불만과 상류사회에 대한 동경과 갈망으로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키기 위하여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입니다. 그러면서 실종된 친누나의 행방을 좇고 있습니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갱 조직원인 "므라도"는 이혼한 부인과 사이에 둔 딸의 양육권 분쟁과 함께 예전에 친구였지만 지금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수장 "므라도"에 대한 반감으로 독립하고 싶어하는 인물입니다. 이렇게 세 명의 범죄자가 스웨덴에서 마약으로 벌어들이는 "눈먼 돈<EASY MONEY>"를 쟁탈하기 위한 약육강식의 현장을 생생하면서도 거칠고 잔인하며, 스피디한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미 영화로도 제작되어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개봉된 바 있습니다.

 

바야흐로 범죄도 계급화, 세계화, 기업화되는 경향이 가속화중인 것 같습니다. 복지천국이라고 불리는 스웨덴에서도 부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벗어나기 위한 극빈층의 신분상승의 꿈은 "JW"를 통해서도 가늠 가능하듯 범죄 조직에 대한 꾸준한 공급원으로 양성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스웨덴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인종들이 몰려들면서 범죄조직의 국적도 글로벌화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유고슬라비아, 칠레, 아랍계까지 여러 국적의 범죄조직은 해가 지고 난 어두운 밤 거리의 이권을 놓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데 흡사 기업운영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교묘히 합법화를 가장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추세인 듯 합니다. 마약, 매춘을 비롯하여 다양한 업종방식과 더불어 스웨덴 경찰에서 공세를 진행 중인 대 범죄조직 소탕작전 "노바 프로젝트"에 대항하여 살아남기 위해 조직간의 합종연횡 전략같은, 범죄의 끊임없는 자생력에 혀를 내두르게도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결코 죽지 않아요.

 

저자 옌스 라피두스는 기존의 범죄소설들이 경찰 또는 탐정 위주의 캐릭터였다면 범죄자 그 자체를 그려보고 싶었으며. 범죄에 대한 해결보다는 플롯을 통해 범죄의 재구성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형사 전문 변호사 로 활동 중인 옌스 라피두스는 과거에 참여했던 아파트 무장강도 사건 재판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범죄자들의 머리 속에 들어가서 "왜? 이들은 이러한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다른 대안은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결국 "그 길 밖에 없었다."는 해답을 이 소설을 통해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교화 대신 범죄의 길이 걸어갈 수 밖에 없는 필연이라는 종착역까지의 여정이 어떻게 끝맺게 될 지 잘 알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범죄의 세계에 매혹되고 있습니다. 그들과 그것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바라는 것이 아니면서도 어쩌면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을 대중들에게는 또 다른 세계입니다. 어떠한 감정개입 없이 있는 그대로의 시선으로 하류인생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지요. 그런 세상은 또 없으니까요. 그것이 호기심이든, 동경이든, 혐오든 상관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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