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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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서>란 곳이 처음에는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가상의 지명인 줄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검색해 보니까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더라는. 145km(90마일)에 걸친 해안선에 거대한 삼나무 숲과 안개가 어우러져 잊혀 지지 않을 만큼 멋진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대표적인 해안가가 2017년 겨울 폭풍 산사태와 낙석으로 인해 토사 유출로 뒤 덥혀 임시적으로 폐쇄 중이라는데 사진 상으로 너무나 아름다워 잠시 넋 놓고 쳐다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소설이 데뷔작이란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아니다. 첫 출간작이 맞겠네.<미국의 송어낚시>를 진작 먼저 쓰고도 출간은 이 책 뒤에, 인기는 <미국의 송어낚시>가 더 높지만. 그럼 이 책의 초반을 장식하는 남북전쟁은 알다시피 북군의 승리로 끝났다는 건 주지의 사실인데 남군의 시각에서 그려지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해설편을 읽었을 때에는 분명 히 남군이 승리하였다면 라는 전제는 말 그대로 전제일 뿐, 책에서까지 확대되지는 않은 것 같다.

 

 

우선 리 멜론이라는 청년이 나온다. 리 멜론은 부유한 동성애자한테서 돈을 갈취한 후 술값으로 탕진했고 친구인 제시를 만나서도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구걸하다 차에서 기름을 몰래 훔치려던 풋내기들을 족쳐 또 갈취하는 일이 반복되니까. 변변한 직업 없이 어슬렁거리는, 마래가 담보되지 않는 청춘. 어느 날엔 가출했다가 돈이 떨어지자 리 멜론과 동거하게 된 열여섯의 수전이란 아가씨를 제시가 만나게 된다.

 

 

여자의 아버지는 리 멜론을 찾아와 20달러를 줄 테니 헤어져 달라고 했고 리 멜론은 그러겠다고 한다. 사라진 리 멜론이 어디 있냐고 제시에게 거듭 묻는 수전에게 그때마다 모른다고 시침 뚝 떼는 제시. 나중에는 옆에 있는데도 일부러 물어보는 이 여자가 안쓰럽고 우스꽝스러운 한 편의 블랙 코미디였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그러한 느낌으로 쭉 흘러가는 것이다.

 

 

리 멜론에게 유일한 자랑거리라고 해야 하나, 남부군 장군 출신인 증조할아버지 오거스터스 멜론이 있어서 늘 으쓱하지만 정말 장군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긴 한다. 그러나 상상과 허구, 진실이 뒤범벅인 가운데 미국의 전원적이자 목가적안 삶에서 우리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집요하게 꿰뚫는 위대한 의식이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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