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의 하루 한 장
정호승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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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세월이 쏜살같구나. 매일 매일은 소진해버린 시간들을 추억하는 손짓이 되어 이제는 낯설지가 않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정호승 시인의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 수록되었던 주옥같은 글들이 일력의 형식으로 독자들의 지치고 힘든 일상을 위로해주고 있음은 일종의 휴식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11일로 시작하여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어느새 630일에서 멈추게 되지만 그렇게 끝나지는 않는다. 뒤집어 되감기를 하면 다시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는데 분명히 시간은 앞으로 나아감에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된 심정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대로 떠나보내기 싫은 아쉬움과 미련, 허전함이 속을 꽉 채우기 때문일 것이다.

 

 

1365일을 인생에 있어서 교훈이거나 지침 또는 용기와 힘이 되는 따뜻한 글들을 읽는 다는 것은 다행히도 움츠린 겨울에 온기를 불어넣어 몸과 마음의 온도를 높여 활기찬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주요 원동력이 됨은 틀림없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읽어도 좋겠고 자기 전에 읽어도 문제없다. 어느 쪽을 택해도 내 인생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명제는 굳건하다.

 

 

글을 읽는 행위는 밥을 먹는 것과도 닮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글들을 읽을 때는 그 내용의 본질을 꿰뚫지 못한 채 서둘러 감정을 회수해버린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정확히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짧은 분량의 글자 수에다 소설이라는 형식에 평소 익숙해있었던지라 어쩌면 가볍게 페이지를 넘겨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사전에 단속하게 된 각성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글들의 핵심은 성공과 실패가 아닐까하는데 반복적으로 읽을 때마다 느낌이 각각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잔잔하다. 튀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내리누르는 것 같았는데 다시 읽으면 이번에는 뭔가 빈구석을 찌르고 들어오네. 이것은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 같지만 오히려 끝까지 읽어 내려가면 더 외롭다. 마치 가시달린 장미가 겁나는 소심함을 저 멀리 우편으로 부치고 싶어졌나 보다.

 

 

몇 번을 읽고 마음이 심란해서 페이지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동안에 결국은 나만 외로운 게 아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을 단계인가 했다. 받아들이고 또 받아들이라는 시인의 메시지에 내내 울렁거렸던 심정을 침착하게 다잡아 주어 생각의 관점을 달리해보자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매일 사람이 죽어나가지만 그래도 살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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