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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 ㅣ 엔시 씨와 나 시리즈 3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첫 번째 <하늘을 나는 말>과
두 번째 <밤의 매미>까진 읽어보지 못하다가
이번에야 엔씨 시리즈를 읽어보게 되었다.
<가을꽃>이라는 제목에서 시가 연상되기도 하고
계절적 배경을 상징하는 것 같아
제법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표지 속의 꽃은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었는데 책에서는 '베고니아'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것으로 봐선
아마도 그 꽃인 것 같고 꽃말의 뜻을 알고 났을 때에는 비로소 책 띠지의 글이 가슴에 박힌다.
미스터리를 넘어 구원의 세계에 다다르다!
그렇게 되어 있다.
일상 미스터리라는 분류에 속한다고 되어 있어서
한동안 "나"와 그녀의 친구가 만담처럼 나누는
대화들은 일상의 사소함, 평온
그리고 그녀들이 읽었던 책들에 관한 잡담과
또 다른 농담들이어서그리 특별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물 흐르듯 따라 가며 경청하는 즐거움도 꽤 있었다.
오히려 미스터리는 덤으로 느껴질 정도라
조급하게 어서 해결해 줄 것을
재촉하는 마음은 보류해도 될 정도이다.
어쩌면 어릴 적 단짝친구였던 "쓰다"와 "이즈미"의
행복을 갈라놓게 한 누군가의 죽음과 남은 사람의 선택은
미치광이 살인마의 폭주나 인간의 편협된 욕망이 낳은
일반범죄와도 거리가 멀었다는 데서
오는 안도에서였을 것이다.
물론 "쓰다"의 죽음에 얽힌 몇 가지 가설들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런 걸까 싶기도 해서
어떻게 진실을 밝혀낼 것인지가 점차 더 궁금해지고.
자살이 아니라고 가정할 때는 범인이 누구냐고
추측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리고 왜?가 가장 중요할 것.
결국 해결해주는 이는 "엔시"씨였다.
어떻게와 왜는 같은 맥락에서 발생된 일이다.
결코 의도하지 않았던.
죽은 사람은 평소 어떻게 기억되는가!
살아 남은 사람은 어떤 선택을 통해서만이
구원받을 수 있는가!
용서는 불가하되 구원은 가능하다는 그 말은
우리가 어떤 죽음을 대하는 방법론에 해당된다.
그것이 최선이라면 마음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전제를 필요로 하겠지만 그런 결단을 내린 순간
울림의 파장은 확실히 깊고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