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 시리즈>가 두 번째 이야기 <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이 가족은 세월의 무상함을, 때론 여유를 만끽하는 중인데 이렇게 나이 들면 적어도 노년이 울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시로씨는 젊은 시절에 추억 가득 안겨주었던 명화를 혼자만 알고 있기가 못내 애석했다. 그래서 대여점에서 고전을 찾는 청년이 기특해서 정보를 어떻게든 공유해주고 싶어 하지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 듯. 그 연륜을 배우고 싶어 하는 세대 공감을 언젠가 나도 절실히 필요로 하지 않을까, 그래서 시로씨의 마음씀씀이는 무슨 상관이냐며 어이없어 했을지도 모를
청년의 반응에 묻히지 않았으면 했다.
그리고 부부는 부창부수로 시작해서 노년의 마지막 동반자라고도 하지. 늘 사소한 것이라도 대화를 나눌 상대면서 이제는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배려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서로가각자의 시간을 가지면서 등 돌리고 자지 않을 이 노부부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구나. 그러면서 하루하루가 이별연습이겠다.
아침 일찍 영정사진을 찍으려 하더니 납골당도 조용히 알아보고 있는데 내가 그 나이가 되어 죽음을 준비한다는 자세는 어떤 기분이 들지 감히 가늠키가 어렵다. 장례식 노래를 너무 경쾌한 곡으로 언급해서 슬픔을 유머로 승화하고자 하는 그 침착함을 난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겠더라.
딸은 시집 안 간다고 부모님으로부터 등짝스매싱을 당할 염려는 없지만 얼마 남지 않았을지 모를 부모님의 여생을 감안한다면 조금씩 초조함이 드러난다. 체념에 가까운 노처녀 공격은 그 자체로 부담감이지만 골인확률이 희박하니 어쩌겠는가. 어리고 싱싱할 때와는 달리 피부도 부석부석한 게 화장도 잘 안 먹고 온 몸 구석구석 노화신호가 찌르라니 올라오는데 사토미양처럼 노처녀 친구들과 남자타령 해봐야 부질없지.
마지막에는 이 가족들이 과거 키웠던 반려견에 대한 슬픈 추억을 들려준다. 다 예상 가능한 전개지만 4가 3이 된 과정은 눈물샘을 쏙 뺏는데 머잖아 3은 다시 2가 되는 뺄셈의 역사가 대기 중일 거라 상상했다. 알지만 쓸쓸하고 슬프다. 아직 끝나지 않은 3권은 결국 대성통곡할 결말이 나오면 어떡하나. 내심 가슴 아파서 목이 매여서 안간힘을 써 봐도 가눌 수 없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리라.
다행히 3권에 대한 단서가 제공된다. <사와무라 씨 댁의 오랜만의 여행>이라는 제목이 똭!! 아, 그리고 잊고 있었다. 이 가족이 사는 동네의 고즈넉한 정경이 박힌 책갈피가 마스다 미리공감단의 선물로 동봉되어 왔다. 무척 이쁜 아이라고 칭찬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