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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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리 좋다고 다들 들썩였을까?

처음엔 몰랐는데 표지에 있는

보노보노의 머리 위로 분수 같은 게

솟구쳐 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보노보노의 성격이 우유부단하다,

답답해서 속 터진다 말하기도 하고

도대체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우리들은 타박하기도 할 거다,

 

 

그런데 작가의 말처럼 이건 내 모습과

일부 겹치기도 하네.

세상의 변화속도에 맞춰 어떡하면

약삭빠르게 잔머리 굴리는 요령만

가르칠 줄 알았지 이렇게 욕심도 없고

서툴고 노력해도 안 되는 삶도

나쁘지 않다고 얘기해 주는 이가 드물다.

 

 

힘들 때 위로랍시고 하는 말들.

언젠가는 좋은 날이 반드시 찾아 올 거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

예전부터 지금까지 귀가 따갑도록

들어 왔지만 다 거짓부렁이들.

변한 게 없다. 한 번 나쁜 건 끝까지 나쁘다.

맨 땅에 헤딩 백 날 해봐라.

다 소용없고 부질없는 짓이다.

 

 

그렇게 기존 에세이들은

미사여구로 낚거나

스스로 깨쳐서 시류에 편승해야 하며

잘못되면 다 니 탓이다.” 라고

못질하는 내용들이 부지기수였다.

요즘은 이 책처럼 힘들면

힘들다고 징징대기도 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위로해 달라고

대놓고 들이대는

솔직함들이 마음에 더 와 닿는다.

 

 

그래서 작가의 경험담에서

우러나오는 말들보다

보노보노와 친구,

그리고 가족들이 무심하게 때론

시니컬하거나 태평스럽게

툭툭 내뱉는 말들이

상대적으로 구수했다.

 

 

살아 있는 한 곤란하게 돼 있으니

곤란하지 않게 살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끝나게 돼 있단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난 늘 곤란한 상황에 처해서 왜 이리 박복할까

불만 섞인 푸념이 일상이 되었는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아서 잠시 맘이 놓인다.

 

보노보노 같은 삶,

현실에 적용하면 큰일 날 수도 있겠지만

어디 조용한 곳에서 머리 식혔다 간주하면

괜찮을 듯한데 작가 본인의 생각들은

점차 진부해지는데 반해(이 장르의 한계일까)

보노보노가 끝까지 중심 잡아

읽는 맛을 살렸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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