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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적 백수생활
이케다 이케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
아니 서랍에 모셔 두었을까?
근데 이 만화 <즉흥적 백수 생활>
에서도 짐작하게 되듯이
구조조정 등으로 해고당한 수동적 백수가 아니라
단지 일하기 싫어서 어느 날 뛰쳐나가버린
"이케다 이케미" 양의 백조 생활 보고서쯤 된다.
그것도 5년 정도 일하고 말이다.
나이도 이제 서른을 코앞에 둔
이 철부지 아가씨야 ㅋㅋㅋㅋㅋ
자신만의 백조 생활을
4컷 만화로 그려 블로그에 올렸더니
인기 블로그 랭킹 1위에 올랐다나 뭐라나.
4차원적 사고를 갖춘 백조님이심 ㅋㅋㅋ
은근히 웃긴다.
배꼽 잡고 떼구르르 구를 정도는 아니나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키득거리게 만드는데
어떤 컷은 즉시 반응이 오질 않고 한 템포 후에
이해하게 되면서 뒷북 키득거리게 한다.
그러면서 고용보험 실업급여를 신청해서
수령하기까지의 절차 같은 팁도 알려주는데
일본이랑 우리나라랑 시스템도 다를 테니
솔직히 크게 와 닿은 점은 없다.
대신 좀 전에 언급한 것처럼
백조 생활의 애환을 그린 코믹 컷에서
희열을 느껴야 한다.
소소한 웃음들이 모여 크나큰 재미를 날린 다구.
사직서 낼 타임이 마치 짝사랑 고백을 앞둔
타임 같기도 하고,
업무 인계인수를 하다가 인수자가 조용히
조만간 그만 둘 거라고 말하는데도
잠시 멈칫하였다가 꿋꿋이 인계를 계속하는
강심장이라든지
백조를 앞둔 나날들이나 이후 생활 모두
재밌다, 내가 아니니까 그녀의 자유로움은
말할 수 없이 부럽다.
그런데 회사 다닐 때나 백조 생활에서 공통된
습관이랄까 어떤 사이클 같은 게 보여서
참 신기하구나.
하지만 말이다.
화려한 백조 생활을 즐기려면 역시 돈이 있어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통장 잔고는
심장 조여 들게 만드는 서스펜스 스릴러였다.
결국 돈이 필요해 다시 구직에 돌입하고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는 웃픈 자화상이 된다.
교훈은 아무 생각 없이 그만 두지 마라.
이 경고를 무사하게 되는 순간에
당신은 좀비화 되니까.
그래, 일할 수 있는 행복을
다시 한 번 누려보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