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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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독일 슈트투가르트의 어느 학교에 독일 귀족의 자녀인 콘라딘 폰 호엔펠스가 전학을 온다. 콘라딘은 또래 아이들과는 다르게 세련되고 우아하며, 매사에 여유로움과 기품이 넘치는 소년으로서 모두 그에게 매혹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떤 식으로라도 관심을 끌어 친해지려고 난리법석 떨어 보지만 콘라딘은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의연한 관계로 대처해 나간다.

 

 

, 한 소년 유대계 의사의 아들인 한스 슈바르츠만큼은 전략을 달리해 세심한 방법으로 콘라딘의 주목을 이끌어내더니 마침내 그 소년이 먼저 한스에게 손을 내밀게 만든다. 이후 두 소년은 급격히 친해지면서 우정을 쌓아 나가면서 취미생활 뿐만 아니라 이성에 대한 사춘기적 호기심도 공유했다. 친구가 가장 좋을 시절, 그들만의 소통법으로 그 우정이 영원히 변치말길 바랐을 것이다.

 

 

그렇게 문제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의 관계에 조금씩 먹구름이 드리운다. 콘라딘을 백작님이라고 부르며 깍듯이 대하는 아버지 때문에 빈정 상한 한스의 마음을 달래 듯 집에 콘라딘이 놀러 올 때만 해도 괜찮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콘라딘은 한스를 부모가 없을 때만 초대하다가 결국은 유대인을 뼛속깊이 혐오하는 부모님 때문에 둘이 싸웠고 점점 둘 사이는 서먹해진다.

 

 

여기에다 히틀러의 나치 광풍은 점차 유대인을 배격, 탄압하는 국가적 분위기로 흘러가게 만들고 학교마저 이러한 시국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으니. 반 아이들의 노골적인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멸시, 그것도 모자라 아리아인의 우월성을 가르치며 편파적인 교사의 가르침은 분위기를 더욱 험악하게 몰고 가는데.....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한 소설이었다. 어른들의 편협된 이데올로기가 가장 순수해야할 소년들의 빛나는 우정을 금가게 만들어 버리니 소년들 또한 그런 기성세대들의 악마적 농간을 거부할 수 없었던 시절이다. 원치 않아도 계속 생기는 오해와 불신이라는 장벽은 끝내 이들을 등돌리게 만든 원흉이 된 것이다. 그리하여 그렇게 축적된 아픔들은 결말의 마지막 한 줄에서 결정적안 고통과 슬픔이 되었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꽂히는 그 한 줄의 충격을 쉽게 잊기는 힘들 것 같다.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서 그대로 순응한 채, 따라 갔을 때 이처럼 잔인한 대단원을 맞이하게 된다는 과정이 뼈아프다. 홀로코스트 시대를 본격적으로 맞이하기 전, 그날의 비극은 초래되려 하고 있었지만 되돌릴 수 없음이. 그냥 내버려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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