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hH
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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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로랑 비네(Laurent Binet)"의 소설 "HHhH"은 가장 먼저 제목부터가 눈길을 강하게 이끈다. "히믈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Himmlers Hirn heißt Heydrich)"의 약자에서 제목을 따온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 독일 제3제국 SS(나치친위대) 수장 하인리히 히믈러다음가는 2인자로서 금발의 짐승, 독일 3제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등으로 불리며 유대인 대학살 정책의 입안자이자 주도자였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를 암살하기 위한 체코슬로바키아 특공대의 유인원 작전을 그리고 있는 실화 소설이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이전 독일은 체코를 합병하면서 총통 히틀러하이드리히를 체코 총독으로 임명하여 통치하게 한다. 하이드리히191cm의 장신으로 매부리코에 말상이었는데 유대인의 피가 흐른다는 소문 때문에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그의 야심만만함을 꿰뚫어 보면서도 인종말살에 누구보다도 더 급진적이었던 하이드리히의 능력 때문에 히틀러의 총애를 받았던 것이다. 분명 하이드리히는 아리아인의 우성론에 열렬히 심취한 나머지, 게르만 민족에 동화시킬 만한 우수한 인종과 그렇지 못한 열등한 인종으로 구분하여 대우를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 중심에는 유대인이 자리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 그는 이동 학살부대인 아인자츠그루펜을 동원하여 점령지에서 가차 없이 대량학살을 주도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성인남성만을 대상으로 학살을 자행하였으나, 점차 남녀노소 가리지 않게 되는데 아이만은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엄마는 물론이고 아이까지 잔인하게 총살하는 것은 예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아인자츠그루펜대원들도 일말의 양심은 남았던지 대량학살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보였고 현장을 참관하던 나치 고관들과 하이드리히자신마저 온전치 못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 같은 만행을 중단했던 것도 아니고 독일군의 정신건강 보전 차 새로 구상했던 방식이 그 유명한 가스를 살포한 학살이었다. 단지 뒤처리가 깔끔하고 신속하며 대량처분에 용이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의 정신건강만 챙기면서 끔찍한 반인륜 범죄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진정한 짐승이자 도살자였다. 그리고 체코 총독으로 부임해서는 당근과 채찍전술을 교묘히 병행해가면서 체코 국민들을 혹독하게 통치하는데 때마침 영국에 수립된 체코 망명정부는 나치로부터 조국해방을 위한 레지스탕스 활동의 일환으로 암살표적을 선정하는데 고심 끝에 체코 총독으로 결정한다.

 

 

그리하여 파견된 낙하산 특공대는 주도면밀한 시도 끝에 결국 방탄차도 아닌 오픈카에 호위차량도 없이 대담하게 이동하던 하이드리히의 차량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 사건은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 일으켜 분노한 히틀러의 무자비한 보복과 나치에 대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이 있었고 훗날 영화화 되었으며 최근에 다시 영화화 되었다고 한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고 후손들의 번영은 선조들의 피와 희생을 기반으로 했을진대, 암살 작전에 나선 특공대원들의 애국심과 용기와 기개는 같은 고난을 겪었던 우리 민족에게도 울림이 상당하다. 물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으니 그런 용기 있는 행동 주변에는 변절의 악취가 날 파리처럼 꼬이는데 고작 그런 단기간 내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그따위 짓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인간의 마음은 갈대와도 같다. 그렇게 고증된 실화와 허구, 상상이 결합하여 탄생된 이 소설은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야만성과 인간성 사이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거라고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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