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헤드
마크 빌링엄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영국 런던 일대를 공포로 뒤덮는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그런데 참 기묘하다. 희생자인 여성들의 시신이 제각각의 장소에서 발견되었는데 공통적으로 아무런 외상이 없다는 점이 특이했다. 일단 경찰이 판단하기로는 뇌졸중에 의한 자연사지만 그렇게 믿도록 만들 정도로 교묘한 살인수법이었으니 살인마는 샴페인을 들고 파티를 즐기는 사람인양 목표물에 접근해서는 신경안정제를 투여해 혼수상태로 만든 후 목 뒤의 정맥을 아주 정교하게 비틀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난 것. 그래서 특수 부대원 같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의 의학적 기술을 지닌 관련종사자로 의심된다.  

 

 

이제 범인은 대담하게도 경찰청 톰 쏜 경위에게 쪽지를 보내 분발을 촉구하는 등 도발적으로 나서지만 그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채, 경찰청 특별 수사팀 내에서는 톰 쏜에게 수사에서 손을 떼라는 압력에 노출될 정도로 그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하지만 톰 쏜은 마취과 의사인 제레미 비숍을 범인으로 의심하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데 여전히 제레미 비숍은 그런 톰을 비웃는다. 이제 마지막 희망은 병원 응급실로 실려온 20대 여성 앨리슨 뿐이다.  
  

아마도 범인에게 희생당할뻔 하다 간신히 살아남은 그녀는 생명은 지장 없되, 움직이거나 말은 할 수 없고 대신에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눈 깜빡임으로 의사 표시할 수 있는 증세, 즉 락트 인 신드롬(Locked-InSyndrome)에 빠졌다. 범인의 실수 내지 실패인 것 같은 생존자지만 알고 보면 그조차도 일부러 살려두었다는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정녕 범인이 의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 그냥 살인을 즐기는 미치광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

 

계속되는 범인의 도전장, 앨리슨에게서 마침내 발견된 범인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이 책 제목과도 연관 있는데 범인의 정체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범행동기와 그 심리란 것이 대단히 마음을 둘둘 옭아매기도 하고 인간의 심연, 그 어두운 이면에 통상적으로는 설명되기 힘든 지독하면서도 서글픈 광기가 이빨을 감추고 숨어 있었다.

 

 

그리고 앨리슨의 마지막 선택 또한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하기까지 그녀만의 치열한 내면 투쟁은 눈부시게 빛이 났던 터라,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었다. 전반적으로 영국 경찰소설다운 특유의 분위기나 인간적안 캐릭터 톰 쏜 경위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 것 같아 괜찮았는데 확실히 독일제보단 영국제가 상대적으로 나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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