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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2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평점 :
47년 맨부커 역사상 최연소 수상작가라는 영예가 그녀를 활짝 웃게 만들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겠다. 역사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우선 분류되면서 12개의 별자리, 12명의 남자, 12개의 진실... 12는 개인적으로도 호감가기에 대단히 복잡 미묘하면서 얽히고설킨 개개인의 운명이 1000페이지가 넘는 장대한 서사시로 흐른다.
인간의 욕망을 표현할 때는 황금만큼 적절한 소재가 없는데 때는 바야흐로 1866년, 그 황금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남자가 바로 무디이다. 정말 그것은 우연이었다. 젊은 부자는 실종되었고 자살을 시도하던 매춘부... 미스터리는 외딴 오두막에서 살해당한 것처럼 보이는 어느 남자의 숙소에서 방대한 양의 황금이 발견되면서 절정으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마을의 호텔 흡연실에서 12명의 남자들만으로 조직된 비밀모임에 무디가 끼어들 것이라고는 그들도 예상지 못한 변수였다. 분명 그들만의 리그가 확실해보였는데 이 낯선 불청객은 이야기를 주변부에서 중앙으로 개방시키는 역할을 맡아버렸다. 그러나 단박에 이 모든 얼개를 이해하기란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란 점.
그 점을 극복하면서 차근차근 진도를 빼다 2권으로 넘어가면 안개 속의 풍경, 그 윤곽이 비로소 보일 듯하다. 1권에서 결과만 떡밥인양 던져놓았다면 사건과 죽음에 얽힌 비밀에는 어떤 사연이 들어 있는지 한웅큼 보여주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다보면 결과적으로 복 받게 되는 셈이다.
그 중심엔 별자리가 놓여 있으니 각 별자리의 특성과 연계지어 읽으면 치밀한 복선이 인생이란 망망대해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임무를 맡았음을 알게 된다. 이것은 루미너리스를 관통하는 이야기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