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실종느와르 M 케이스북 - OCN 드라마
이유진 극본, 실종느와르 M 드라마팀.이한명 엮음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OCN에서 이 드라마를 한참 방영하는 동안 입소문들은 호평일색이었고 가끔 채널을 돌려 우연히 보더라도 뭔가 사건이 벌어진 것 같은데 어떤 사연이 들어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렇게 드라마가 종영되고 난 후 각 에피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실종느와르 M 케이스북>이 출간되고 나니 마치 지금이라도 복기하라는 의미처럼 다가온다.
제목에서 얘기하고 있듯이 매 8분마다 한명씩 사라지고 만다는 개인의 “실종”을 다루는 특수실종전담팀의 사건일지를 읽는 순간 일상이 되어버려 무관심 속에서 잊혀져가는 사람들의 절절한 상황들은 실로 몰입하게 만든다. 유명 인사의 실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실종,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 사슬에 걸려 전복되고만 그들의 원통함을 풀고자 하던 의도는 과연 진정한 범죄인가?
범죄는 실종에서 비롯되지만 법이라는 체계가 걸러내지 못하는 정의라는 허상을 사적으로 집행하겠다는데 돌을 던질 이유가 없어 보인다. 무정추죄, 공소시효, 증거불충분, 돈과 권력이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능력이 되는 진짜 나쁜 놈들은 그런 방법이 아니면 처단할 수단이 없기에. 많은 사연들이 가슴 아팠지만 특히 1화는 반전에 반전 그리고 치열한 두뇌싸움 속에서 아들의 수술비를 구하러 다녔던 엄마의 모성애에 눈가가 뿌얘졌다.
게다가 스프링노트와 포스트 잇에 메모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복잡한 내용을 도표로 정리해보여주는 방식은 사건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에피소드별 비하인드 스토리에는 으스스해 보이는 사건현장을 세트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던 제작진과 맡은 배역에 혼신을 다했던 연기자들의 보이지 않는 열정이 있음을 알게 되어 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법은 약자를 보호하고 대변해주는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다. 허점을 이용당해 절망하고 마는 그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직접 해줄 수 있는지를 말해주지도 않는다. 해결방법을 찾기보다는 단 한건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 구멍이 숭숭 뚫린 그물망을 다 메우진 못해도 구멍에 관심을 가져본다면 빠져나갈 구멍이 조금이나마 좁아 보이지 않을까? 그렇게라도 달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