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 시선 : 해협의 로맨티시즘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8
임화 지음 / 아티초크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시절이 하도 수상할 때는 임화의 시선은 완전한 불온서적의 표상이었을 게다. 소지만 해도 쥐도 새도 모르게 모처로 끌려가 곤죽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이 바뀌어 만인에 공개할 수 있도록 되었으나 조선의 랭보라고 불렸던 그가 월북하였다가 북한정권에 의해 처형당한 걸 보면 문학이 이데올로기의 시녀가 되고만 것에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남을 것이다.

 

그래서 순수를 잃어버린 문학이 투쟁의 선봉에 서서 피를 뿌릴 때 거부감이 솔직히 든다. 읽을 때마다 돌덩어리가 가슴으로 푹푹 날아드는 느낌, 그러나 신념이라는 미명하에 목소리를 드높였던 한 개인의 문학적 성취가 쉽사리 폄하되어서도 미화되어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심의에 걸러진 교과서로 배운 온건한 문학 말고도 한번 정도는 이런 세계가 있다는 것도 체험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시야를 넓혀본다는 차원에서.

 

비록 격동의 세월, 인민군대의 승리가 어쩌고 침략자의 마수가 저쩌고. 그 시절은 참으로 불행하고 어수선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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