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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부 선생님, 안녕 ㅣ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8월
평점 :
우선 다케우치 시노부 선생은 얼굴이 둥근 미인형이라고 한다. 첫 등장은 화려하다. 제자의 부탁으로 소프트볼 시합에 투수로 등판해 강속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등 주목하게 만든다. <나니와 소년탐정단>을 안 읽었기에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이런 여자인거야?”라고 말하기엔 좋다. 그리고 연이어지는 시트콤 같은 상황들... 무엇인가 별다른 전개가 있을 것 같지만...
여섯 개의 사건들... 살인도 있고, 강도도 있고, 기타 잡다 구리한 사고도 있기는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인상적이지 않다. 그런 일련의 사건들은 마치 단잠에 빠져있는데 이웃집 부부싸움이나 근처 노래방에 놀다나온 중년커플들이 대리운전 또는 택시를 각자 잡아타고 헤어지는 순간의 작은 소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뭐가 이렇게 시끄럽냐며 잠시 쫑알대다 다시 잠자리에 든 것 같은 마찬가지란 것. 당연히 각인될만한 상황 따위는 없다.
세트처럼 졸졸 따라다니면서 깐죽거리는 제자 뎃페이와 이쿠오가 오히려 더 맛깔스럽게 나온다. 맹장수술 자리 터지게 만들었어야하는데 소심하게 상황종료 하던 순간이 아쉽지만. 결국은 시노부 선생이 끌고 가야할 몫인데 추리란 게 솔직히 좀 그래. 어느 대목에서 나사가 몇 개 빠진 걸 발견하고 지적 하려들면 괜찮아 아무 문제없어, 얼렁뚱땅이네. 비약이 심하다.
시노부 선생이라는 캐릭터적 매력도 별로고. 엄마는 불경기에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직업이 어딨냐며 신도 형사에 급 호감을 표시하는 일도 비현실적. 당췌 어느 나라에서 형사가 사윗감으로 인기직종이더란 말이냐. 드라마에서 코이케 텟페이가 신도 역할을 맡았는데 오히려 동안 같은 외모 때문에 높은 점수를 땄던가, 암튼 엄마랑 딸의 관점이 뒤바뀌었음. 다른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막장드라마였다는... 일본 독자들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인기투표를 해서 이 책의 순위가 57위 정도로 저 뒤에 놓여있었던 이유가 다 있는 법이다. <나니와 소년탐정단>은 50위인가, 52위인가 했던 것 같은데 총체적 부실이다. 70여 편 중에서 그 정도 순위이면... 어찌 게이고의 책이 안 나오나 했다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있는걸 보면 너무 많이 에너지를 낭비한 결과가 고스란히 담긴 부산물이 아닌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