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다이어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캐롤 쉴즈 지음, 한기찬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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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은 데이지 굿윌이라는 여성이다. 그녀가 1905년 캐나다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1990년대 미국 플로리다 어느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80여년의 인생을 오롯이 따라간다. 사실 그녀의 탄생은 만인의 축복을 받은 세레모니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일생이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데이지의 엄마에게 먹는 행위는 굉장히 신성하다 못해 종교와도 같았으며 천국행 티켓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는 날로 뚱뚱해진다. 숨쉬기 힘들고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다 정작 임신한 사실조차 모를 정도여서 데이지를 낳고 사망한다. 데이지는 이런 엄마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했을까?

       

주변사람들의 각종 증언에 자신의 회고가 곁들여지면서 엄마와는 같을지도, 어쩌면 다를지도 모르지만 그림같이 지나기는 매한가지, 엄마의 마지막 숨결, 그리고 체취와 흔적만을 갈구하며 안생이라는 10년 단위의 고개를 넘는다. 과거는 변덕스럽고 불안정했다,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뿌리에서 털고나와 성장과 증식을 반복하는 동안 기록되는 삶이란 결국 한사람의 보편적인 진실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작가의 바람이었다.

       

엄마의 죽음만으로 그녀의 불행이 끝나버린 것이 아니라면. 첫 결혼, 남편은 신혼여행가서 자살해 버렸으니 이것 참 온통 회색으로 뒤덮일만한 우울함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녀의 심성은 올곧아서 다른 사람을 돕고 사는 따뜻함을 보여주었으며 주변사람들도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는 멋진 이들이었기에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나날들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나이를 먹어간다.

       

캐나다 소설가 캐럴 실즈는 결국 95년 퓰리처상을 수상한다. 어쩌면 개성만점의 여주인공이 살아간 강렬한 드라마가 없음에도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비극으로 시작된 출생, 그리고 어린 시절, 이후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사별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인생은 패배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때마다 선택이라는 고통 대신 애정을, 위로를 담아 보내려 했기 때문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될 일이다.

        

난 평온하지가 못해데이지 굿윌의 마지막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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