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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 제56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요코제키 다이 지음, 이수미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네 명의 초등학교 동창생인 “마키코, 게스케, 나오토, 준이치”가 만나게 되기까지는 23년의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마키코”는 연락이 끊겨버린 “게스케”와 “준이치”의 무정함을 탓했고 “나오토”는 조용히 그녀에 대한 짝사랑을 키워나갔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렵사리 네 사람이 재회하게 된 계기는 “마키코”가 ‘당신 아들이 도둑질을 했어!’ 이 말을 남긴 전화 한 통화를 받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아들 “마사키”의 절도를 묵인하는 조건으로 협박하는 “나오토”의 형 “히데유키”의 마수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마키코”를 돕고자 전 남편 “게스케”가 협상에 나섰다가 “히데유키”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사건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데요. 현장을 다녀갔기 때문에 용의자로 몰릴지도 모를 “마키코”와 “게스케”, 피해자의 동생이지만 난폭한 형을 증오하였던 “나오토”, 형사가 되어 친구들을 의심해야 하는 “준이치”...
알리바이는 없고 동기는 있는 사람이 이 중에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친구가 살인을 했다는 사실을 아무래도 믿을 수 없었던 네 사람을 다시 한 번 경악케 한 건 범행도구였던 총기가 23년 전 자신들이 몰래 타임캡슐 속에 묻어두었던 총기와 동일하다고 판명 났기 때문입니다. 그 증거로 총의 지문 같은 강선은 설명을 듣고 있자니 그 원리가 참 신기하다 생각되면서 한편으로는 추억을 묻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 타임캡슐은 여기서는 더 이상 낭만적일 수 없다 싶습니다. 문제는 준이치가 은행 강도를 뒤쫓던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현장에서 범인과 대치했던 그날에 있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과연 있었나? 목격자가 없기 때문에 정황과 심증만으로 23년 전 현장을 퍼즐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는 듯.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진실은 규명되기를 원합니다. 현장보존의 치가 이미 끝나버린 사건을 다시 추리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으니까 나라 형사의 소거법은 일견 논리적으로 들어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사자의 부인처럼 물증 없이 그게 진실이기만을 믿어보려 하겠지요. 작위적인 느낌을 말끔히 지우기가 힘드니까요.
과연 후반부를 반전이라고 불러야할지 망설이면서도 묻어버리고 싶었던 아픔이 되살아 날 때 그들의 어린 시절은 사랑과 우정, 추억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왜? 지금은 무엇이 잘못되어 이런 결과를 낳게 되었을까 라는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남아요. 요즘같이 나이 한 살 더 먹어가면서 소중한 인연을 나누었던 그때 그 사람들이 더 그립고, 그 ‘재회’가 간절할 때는 책 속에서 한사람을 떠나보낼 때 누구는 입술을 깨물고, 누군가는 바로 오열하던 그 장면이 자꾸 자꾸 생각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스터리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드라마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재회’를 읽고 나면 마음이 한없이 약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