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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1 - 팥알이와 콩알이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 팥알(♀) : 사고뭉치 말괄량이지만 나름 요조한 새침데기
★ 콩알(♂) : 둥글둥글 순둥이이지만 식탐만큼은 일등 먹깨비
여기 고양이를 엄청 좋아하는 방년 30세의 직딩녀가 살고 있었답니다.
아마도 친구네 집인 것 같은데 놀러갔다가 아기 냥이 두 마리를 입양해 왔어요.
음, 얘네들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그래 결정했어,
소녀 냥이는 팥알이, 소년 냥이는 콩알이라고 즉석에서 지어줬대요. 그렇게 왈가닥 팥알양과 먹성 좋은 순둥이 콩알군, 이 냥이들이 새로운 가정에서 본격적으로 난리 블루스를 치기 시작하는데 말썽이 이만저만이 아니군요 ^^
그럼 이 집의 식구들도 소개해볼까요? ㅋㅋ 먼저 냥이들을 입양시킨 고양이 주인님은 앞서 간단히 신상소개를 했었는데요, 무엄하게도 팥알양과 콩알군은 주인님을 알아 모시지 못하고 졸졸 따라다니며 사료나 챙겨주는 이 아가씨를 집사로 임명해버려요. 그뿐인가요, 고양이 주인녀의 할아버지는 소시적에 꽃미남이었던 걸로 추측됩니다만 지금은 대머리에 늘 살색톤의 내복만 입고 있어 일명 내복씨로 통합니다. 물론 냥이들의 시각에서요. 처음 내복씨를 봤을 때 대머리 뚜껑이 열리면서 괴물이 튀어나와 파리지옥처럼 자신들을 잡아먹지 않을까 공포에 전전긍긍 한다네요. 내복씨는 외부사람을 만날 때는 머리에 신경 쓴다고 한번 씩 가발 쓰는데 말썽꾸러기 냥이들이 그냥 두고 볼 리 있겠어요! 마구 뒤집고 헤쳤더니 형태가 파마가 되었어요. 그냥 배 잡고 좌로 굴러 우로 굴러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또 한사람, 전업주부인 엄마, 일명 마담 복슬네는요, 얘네들을 무지무지 싫어해서 딸 몰래 내다버릴 음모 꾸미기엔 여념 없어요. 팥알양과 콩알양에게는 최대의 숙적이라고 봐야겠죠. 그리고 집사에게는 오빠가 있어요. 35세 회사원인데 취미가 미소녀 애니 캐릭터와 히어로 캐릭터 모으는 거랍니다. 마지막으로 역시 회사원이자 가장인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으로서의 존재감제로여서 공기 중에 녹아들어 기를 감추는 슬프고도 신비한 능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팥알양과 콩알군은 우연히 참치 맛을 보고서는 그 맛에 홀라당 반해 틈만 나면 식구들 졸졸 따라다니며 참치 달라고 떼쓰는 떼쟁이들이기도 하구요, 발톱이 자란다고 문지방 기둥을 내내 바악박 갈아대서 마담 복슬네가 노발대발하며 쫓아오면 얘들은 잠시 몸을 숨겼다가 다시 슬그머니 나와 다시 바악박 갈아대요. 참다못한 복슬네가 대처하는 방법이 또한 웃음을 자아내지요 ^^
이렇게 팥알양과 콩알양의 활약은 오빠의 피규어도 훼손시켜 경악케 하는가 하면 내복씨의 등에 달라붙어 등산(?)을 하기도 해요. 어휴 이 말썽꾸러기들, 하면서 내치고 싶은 마음이 과연 들 것 같은가요? 아니예요, 사람 사는 집구석에 불청객처럼 합류한 이 꼬마 냥이들은 살면서웃음을 잃어버린 요즘 세태에 교훈과 감동을 주진 않지만 마구 마구 즐겁게 해준답니다. 연필 드로잉으로 담백하게, 배경도 심플하게 묘사된 이 만화는 화려함을 거부하고 사랑 가득하면서 유쾌한 동거 생활을 절묘하게 풀어냈어요. 냥이의 시각에서 그려지는 세상만사,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있을까요? 냥이에 큰 관심 없는 분들도 아빠 미소, 엄마 미소 입에 물고 보실 수 있어요. 그래서 후속편이 있다면 비채에서 꼬옥 내어주었으면 좋겠어요. 행복을 전하는 팥알양과 콩알군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