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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해결책들은 원칙적으로
매우 분명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현재의 금융 시스템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매우 극소수이며,
이들 소수의 기득권층은
빚의 사용을 권장하는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어떤 시도도 관철되지
않도록 애쓸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지속 가능하지 않은
빚잔치를 벌이고,
파국의 고통을 받고, 또다시 빚잔치를 벌이는 빚과
파국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
미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P.272 -273>
<빚으로
지은 집>이 미국에
초점을 맞춘 분석들에 지면의 대부분을 할애한다지만 이것이 꼭 나쁘다 만은 할
수 없는 이유가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와 어떻게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최적의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는 국가가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라고 서두에 나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흔히 부채를 통해 소비하는 행위를 필요불가결한 요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무서움을 간과하며 살고 있다는 점을 먼저
지적합니다.
하지만 부채란
녀석은 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손실,
즉 적신호가
켜지면 모기지 대출에 의한 금융시스템은 주택소유자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집값 폭락과
과도한 부채는 이미 벌어져있는 부의 불평등을 악화시켜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계층은 보유자산의 우선 청구권으로 손실을 적게 입는 등 가장 가진 것
없는 계층이 엄청난 손실을 입은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상황이 개선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기도 한다는군요.
모두가 소득과
부의 불평등 추세를 논의해 왔지만 정작 빚이 가진 중요한 역할에 대해서는 간과해왔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듯합니다.
우선,
채무자의
집값이 폭락하면 가계는 소비지출을 줄일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2차적으로
지출이 줄어든 소비부문에 수입은 당연히 줄게 마련이라 투자비용은 감소되고 이것은 다시 감소분을 임금삭감으로 충당 또는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럼
임금삭감을 위해서는 인력감원
같은 정리해고로 돌입,
결국
실업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원래 부채가 없었던 채권자들에게도 불똥 튀어 높은 실업률의 피해자가 된다는 나비효과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가장 가난한 주택 소유자들은 집 말고는 가진 자산이 거의 없었지만 상위계층은 금융 자산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음으로서
저소득층의 부채가 고소득층의 자산이기 된다는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값 하락에 따른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하위계층에게는 주택 자산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부채는 심각한위기 상황으로 초래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부채가
가진 무서운 파장은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이미 넘어섰다는 보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결코 미국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심각성에 빨간 불을 붙이는 중입니다.
한국은
대외 부채는 IMF
위기를
겪은 후 슬기롭게 대처해왔지만 정작 가계부채는 여전히 계약 자체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를 공평하게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불안에 떨고
있지요.
높은
가계부채가 불황의 장기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앞서도 지적한 바 있어 이에 의존한 성장은 위험하다는 설명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정책적 대응방안에 큰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일까요?
불행히도
현재의 금융시스템은 부채로 인한 불황이 발생할 때 기대만큼의 효과적인 재조정이 쉽지 않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습니다.
다만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정책입안자들이 현명한 대응방안을 내놓으리란 순진한 발상은 버려두고 일단 빚으로 지은 집이 왜 위험한지를 지금에라도 각성할
수 있는 참고가 되리라 봅니다.